소비자 유전자검사시 미검증기관·과도한 마케팅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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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예방·진단 등은 의료기관에서만 가능”

홍대업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3-09 15:10:48

▲ 보건복지부는 9일 소비자 대상 직접 유전자 검사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사진은 가이드라인 내 검사수행 절차 그림 캡쳐. [사진제공=보건복지부]

소비자가 의료기관이 아닌라 유전자검사기관을 통해 직접 검사를 받을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보건복지부(복지부)는 9일 ‘소비자 대상 직접(DTC) 유전자검사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유전자검사의 주의사항과 활용법을 안내했다.

우선 DTC(direct-to-consumer) 유전자 검사는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유전자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유전자검사는 질병의 예방과 진단 및 치료에 활용되는 경우 의료기관에서 의사의 판단하에 검사가 시행되고 이후 담당 의사가 결과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것과는 차이가 있다.

지난 2월17일 복지부 고시 ‘의료기관이 아닌 유전자검사 기관이 직접 실시할 수 있는 유전자검사 항목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DTC를 '의료기관이 아닌 유전자검사 기관이 검체 수집, 검사, 검사 결과 분석 및 검사 결과 전달 등을 소비자 대상으로 직접 수행하여 실시할 수 있는 검사'로 정의하고 있다.

이 검사는 수행 목적이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검사와 다르고 검사 의뢰 및 해석 과정에 의료 전문가가 개입하지 않는 만큼 검사의 의료적 필요성이나 유효성이 명확하지 않은 검사가 시행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자격을 갖춘 유전자검사 기관에 한해 복지부장관이 허용한 항목에 대한 DTC 유전자검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인증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주로 개인의 특성이나 건강에 관련된 웰니스 항목에 대해 DTC 유전자검사를 허용하고 있다. 허용되는 검사는 △영양소 △운동 △피부·모발 △식습관 △알코올 대사, 니코틴 대사, 수면습관, 통증 민감도 등 개인 특성 △퇴행성관절염, 멀미, 요산치, 체지방률 등 건강관리 △혈통(조상 찾기) 등 56항목이다.

DTC 유전자검사는 온라인, 약국, 마트, 기능성식품매장 등에서 구입한 검사키트를 이용해 검체를 채취한 후 이를 직접 검사기관으로 보낸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가 직접 유전자검사 동의서 및 설명문을 읽고 자필로 서명해야 한다.

검사기관에서는 검체를 받은 후 DNA를 추출해 유전자 분석을 수행하고 결과보고서를 작성한 뒤 검사 대상자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우편, 이메일 또는 웹사이트 접속을 통해 전달하게 된다. 검사 결과에는 개인의 유전정보가 들어있는 만큼 본인에게만 제공돼야 한다.

검사 결과를 수령한 소비자는 검사 결과에 대해 검사기관에 설명을 요구할 수 있으며 본인의 판단하에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종 연관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이 경우 검사기관이 직접 소비자에게 결과 전달을 하지 않고 검사기관으로 신고되지 않은 연관 서비스 회사를 통해 결과를 전달하면서 유·무상의 상품 판매를 권유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영양소 관련 유전자검사 결과에서 결핍한 영양성분에 대한 단순 안내는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소비자는 한국인 대상 영양소 표준 섭취량을 과도하게 상회하는 영양 보충제 섭취를 삼가는 등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또 유전자형과 체중, 운동 능력, 수면 등과 같은 복잡한 표현형과의 연관성 및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는 만큼 DTC 유전자검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권장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효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복지부는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DTC 유전자검사는 질병을 진단 또는 치료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므로 자신의 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 이런 한계점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의학적 소견이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현행 생명윤리법에서는 유전자검사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시설·인력 기준 등을 준수해 신고한 후 검사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유전자검사 기관으로 신고되지 않은 국내 미신고 기관이나 해외 유전자검사 기관을 통해 유전자검사를 수행·의뢰·알선하는 행위는 불법에 해당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복지부 하태길 생명윤리정책과장은 “이번 DTC 유전자검사 가이드라인 마련으로 국민이 검증된 유전자 검사기관에서 정확한 유전자 검사를 받아서 건강증진 활동에 활용할 수 있고 불법검사시행기관이나 과도한 마케팅에 현혹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대업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홍대업 기자 dbh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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