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쟁 막는 단통법, 국민만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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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쟁 막는 단통법, 국민만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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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범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0-06 00:12:13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일부 유통망에서 불법보조금이 살포되면서 이른바 ‘추석 대란’이 되풀이 됐다. 출시된 지 불과 두 달도 채 안된 갤릭시노트20 일반 모델이 8만원대 요금제 기준으로 10만원 안팎에, 이보다 상위모델인 울트라 모델은 최저 30만원대에 판매됐다. 8월 21일 공식 출시된 갤럭시노트20의 출고가는 일반모델 119만9000원, 울트라 모델이 145만2000원이다.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제외하고도 수십만원이 넘는 불법보조금이 살포된 셈이다.

통신사들이 추석 연휴 첫 날부터 공시지원금을 2배 넘게 상향한 게 ‘추석대란’의 신호탄이 됐다. 요금제별로 SK텔레콤은 최대 34만5000원∼48만원, KT는 30만∼50만원, LG유플러스는 32만6000원∼50만원 등으로 공시지원금을 올렸다. 최대 24만원 수준이었던 기존 공시지원금의 2배가 넘는다.

출시된 지 두 달도 채 안된 신형 스마트폰의 공시지원금을 상햔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10월 이후 신형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대목인 추석을 맞아 판매 촉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단통법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비판이 또 다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다.

지난 2014년 10월 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어느덧 6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단통법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단말기유통시장 투명성을 확보하고 소비자 간 차별적인 보조금 정책을 막는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오히려 소비자 부담만 늘리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여전해서다. 보조금 하한선이 아니라 상한선을 두다보니 오히려 전국민을 호구로 만든다는 비아냥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 실정이다. 단통법 시행 이후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막고 소비자는 더 비싼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연출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비판을 부추긴다.

정부도 단통법의 한계를 인지하고 있다. 단통법을 관리감독하는 주무부처인 방통위는 이동전화 불공정행위 신고포상제도의 포상금을 낮추는 등 오히려 단통법 위반 시 처벌수위를 낮추기도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유통점의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게 그 이유지만 사실상 유통점에서 불법보조금을 살포하더라도 눈 감아주겠다는 제스처를 보낸 것과 다름없다. 단통법 제도가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 시장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걸 내심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단통법을 폐지하거나 하다 못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단통법 개정을 추진했던 정부 주도 협의회는 지난 7월 단통법 개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5개월 간 논의했지만 통신사업자와 유통협회, 시민단체 및 전문가 간 입장차만 확인한 채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단통법은 태생부터가 자유시장 경쟁을 막는 반시장적인 규제 법안이다. 정부가 민간에 지나치게 개입해 시장가격을 통제하다보니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질서를 오히려 왜곡하고 있다.단통법 이후 불법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유통점이 자진해서 보조금을 살포하고 있다는 게 그 방증이다. 시장경쟁에 맡기는 게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소비자들의 부담은 줄이되 시장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판매장려금 제도를 현실화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임현범 hby6609@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