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한 재벌家 혼맥, 대기업 오너 자녀간 결혼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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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가문 간 혼인 비중 48.3%…부모 세대 46.3%·자녀 세대 50.7% 확대
정·관계 혼인 줄고 일반인 비중 증가…재벌 간 혼인 부의 대물림 심화 추세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2-16 16:13:56

국내 대기업 오너 자녀 세대 중 절반 가량이 다른 대기업 가문과 결혼을 통한 혼맥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 세대보다 자녀 세대의 대기업 간 혼맥이 더욱 늘어난 반면 정·관계 가문과의 혼인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55개 대기업 집단 가운데 경영에 참여했거나 참여 중인 부모와 자녀 세대의 혼맥(이혼·재혼 포함)을 분석한 결과 총 317명의 오너 일가 중 다른 대기업 가문과 혼인한 비중이 48.3%(153명)로 절반에 달했다.

특히 부모 세대의 대기업 간 혼인 비율 46.3%(81명)에 비해 자녀 세대의 대기업 간 혼인 비율이 50.7%(72명)로 나타나 재벌 혼맥이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다.

이와 달리 정·관계 가문과의 혼사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 세대에선 28%(49명)로 대기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으나 자녀 세대에선 7%(10명)로 대폭 줄었다.

대기업 오너 일가가 일반인과 결혼한 비중은 부모 세대에서 12.6%(22명)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자녀 세대에선 23.2%(33명)까지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인에 대한 정·관계 입김이 상당했던 과거와 달리 시간이 갈수록 그에 대한 영향력이 감소하면서 정·관계 가문과의 혼맥 필요성이 낮아진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선 최근 2년 간 총 5건의 혼인이 성사됐다. 이 중 3건은 일반인과의 혼인이었고 대기업, 학계와의 혼인이 각각 1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화그룹의 3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는 사내 연애를 통해 만난 일반인 정모씨와 지난해 결혼했다.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도 올해 일반인 여성과 혼인했다.

최근 김대헌 호반건설 대표는 전 SBS 아나운서 김민형씨와 결혼했고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올해 7월 교육자 집안의 여성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에 비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는 올 10월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홍정환씨와 결혼식을 올려 재벌가 혼맥을 다졌다.

재벌가 혼맥은 GS그룹와 LS그룹이 각 8곳으로 가장 많았다. GS그룹은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세아, 태광, LIG, 벽산, 아세아, 삼표, 부방 등과 사돈을 맺은 것으로 조사됐다.

LS그룹은 두산, 키스코홀딩스, OCI, BGF, 천일여객, 사조, 현대자동차, 삼표 등의 대기업과 결혼으로 연을 맺었다.

뒤이어 두산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각 6곳의 대기업과 사돈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현대차·동국제강 각 4곳 △코오롱·태광·애경·아모레퍼시픽 각 3곳 △LG·OCI·세아 각 2곳 △한화·효성·KCC·DB·한국타이어·금호석유화학·삼성·대림·영풍 각 1곳 등이었다.

대기업 오너 일가와 법조, 학계, 의료계와의 혼인은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법조계와의 혼사는 부모 세대가 5.1%(9명), 자녀 세대가 5.6%(8명)로 비슷했다. 학계와의 혼인은 부모 세대 4.6%(8명), 자녀 세대 5.6%(8명)으로 같았다.

의료계와의 혼인은 부모 세대가 2.9%(5명), 자녀 세대가 4.2%(6명)로 큰 차이가 없었다. 대기업 오너 일가와 언론계와의 혼사는 부모 세대에선 0.6%(1명)에 불과했으나 자녀 세대에선 3.5%(5명)로 소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CEO스코어는 “과거의 ‘정경유착’보다는 대기업 간 혼인을 통한 ‘부의 대물림’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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