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직원 사칭 보이스피싱 기승…소비자피해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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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금감원 직원 사칭, 저금리 전환대출 금전 요구 100% 사기
지난달 불법사금융신고센터 상담 건수 299건, 전달 대비 48% 급증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2-25 12:33:58

▲ 24일 금융감독원은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자금을 편취하는 보이스피싱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스카이데일리DB]

금융감독원(금감원) 직원을 사칭해 자금을 편취하는 보이스피싱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24일 이같은 기관사칭형 사기수법으로 현금을 직접 편취해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불법사금융신고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299건으로 10월(202건)보다 48%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금감원은 직원을 사칭해 현금을 보관한다거나 과징금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사기에 대해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 것이다.

사기범들은 ‘김동철 건전경영팀 사무관’, ‘조성익 소비자피해예방팀 팀장’ 등 가공의 인물을 사칭하며 다음과 같은 수법으로 보이스피싱 사기에서 역할을 분담했다.

사기범 A는 금융사를 사칭해 정부지원 자금의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나 유선전화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이후 A는 대출 상담 과정에서 대출 한도가 나오는지 조회해야 한다며 피해자에게 신분증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이후 대출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메시지로 전송한 인터넷주소를 클릭하도록 해 피해자 몰래 ‘전화 가로채기 악성앱’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후 사기범 B는 기존 대출을 취급한 금융사 직원을 사칭해 타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는 것은 금융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피해자를 협박했다. 금융거래법 위반인 경우 모든 금융거래가 정지된다고 피해자를 속이면서 금감원 직원이 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위해 전화를 할 예정이라고 피해자를 속이는 수법을 썼다.

다음으로 사기범 C는 금융거래법 위반에 대한 조사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금감원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금융거래법 위반사실에 대한 전산기록을 삭제하려면 기존 대출금액 만큼 자금을 공탁해야 한다며 피해자를 속였다. 이 과정에서 법 위반인 경우 기존 대출금액의 최대 5배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고 피해자를 협박했다. C는 가상계좌 생성이 불가하다면서 계좌이체가 아닌 현금으로 상환을 유도하면, 피해자는 현금 인출을 맡은 사기범 D에게 기존대출 상환 명목으로 현금을 건내줘서 피해를 입었다.

금감원은 금융사 또는 금감원 직원이라며 저금리 전환대출을 위해 자금을 요구하는 경우 100% 사기이므로 무조건 거절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기범이 피해자 명의로 핸드폰을 개통한 후 비대면 계좌를 개설해 대출금을 편취하는 경우도 있다”며 “‘전화 가로채기 악성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경우 핸드폰이 무력화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