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훨훨…1억원 이상 수입차 작년보다 69% 더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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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 판매량 8257대…1억5000만원 이상은 1850대
국산차 중 고가 수입차 수준 경쟁 모델 부재…법인 구매 비중 65.8% “압도적”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3-22 13:50:49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초부터 1억원을 상회하는 고가 수입차가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 중 법인 구매가 차지하는 비율이 6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판매된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는 825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80대에 비해 69.2%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2월 1억5000만원이 넘는 수입차는 1850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257대보다 47.2% 증가한 수치다.

고가 수입차 중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메르세데스-벤츠의 GLE 400 d 4MATIC 쿠페였다. 총 701대가 판매되며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벤츠의 AMG G 63 585대 △CLS 450 4MATIC 485대 등이었다.

브랜드별 살펴보면 BMW가 2700대를 판매해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로 선정됐다. 벤츠는 2653대를 팔아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안착했다. 포르쉐는 1499대가 판매됐고 아우디 600대, 볼보 257대 등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모델이 3억원 이상인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와 롤스로이스, 벤틀리의 판매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람보르기니는 올해 1~2월 50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9%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롤스로이스는 41대를 팔아 무려 70.8%의 성장세를 보였다. 벤틀리 판매량 역시 35대로 20.7% 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듯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배경에는 국산차 중에 마땅한 경쟁 모델이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꼽힌다. 럭셔리카 등 고급 수입차만큼의 상품성이나 가격대를 갖춘 제품이 없어 그 수요가 수입차로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해 동안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2019년보다 48.8% 증가한 4만3158대로 나타났다. 이에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3만대를 넘어서는 기록을 달성했다.

다만 1억원 이상 수입차의 법인 명의 구매 비율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1~2월 판매된 1억원 이상 수입차 중 법인 명의 수입차는 총 5432대로 전체 판매 비중의 65.8%를 차지했다. 고가 수입차 3대 중 2대는 법인 차량인 셈이다.

람보르기니의 경우 올해 판매된 50대 중 43대(86%)가 법인 명의였다. 이 중에서도 우루스 판매량은 35대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롤스로이스는 41대 중 5대, 벤틀리는 35대 중 11대만이 개인 구매로 나타났다.

지난해 판매된 1억원 이상 수입차 역시 법인 구매 비중이 매우 컸다. 전체 판매량에서 법인 명의 차량이 차지한 비율은 69.3%(2만9913대)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럭셔리 브랜드 모델을 출시하며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나 슈퍼카, 럭셔리카 등 수준의 상품성이나 가격대를 갖춘 국산차 모델이 없기 때문에 고급차 수요가 수입차로 쏠리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억눌린 소비 욕구가 고가 수입차 구매로 이어진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