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새희망홀씨’ 공급실적 3.7조… 3년 연속 목표 초과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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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6800억·농협 6100억·국민 5900억 등 상위 6개 은행 89% 공급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19 13:27:04

▲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15개)의 지난해 새희망홀씨 공급실적은 공급목표(3조4010억원)를 108.2% 초과한 3조6794억원으로 드러났다. ⓒ스카이데일리

#. A씨는 주변의 부러움을 살 만큼 장사가 잘 되는 고깃집을 운영하던 자영업자였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매출이 급감해 사업장을 폐업하고 다른 직장에 취직했다. 폐업 후에도 고깃집 창업 초기자금 마련을 위해 빌린 채무는 남아 있어 고금리의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으로 그때그때 임시자금을 마련해 상환했다. 이자 갚기에도 빠듯한 월급으로는 원리금을 감당할 수 없어 포기할 뻔 했으나 거래하던 은행 직원의 연락을 받은 것을 계기로 ‘새희망홀씨’ 대출을 받게 됐다. A씨는 이 대출금으로 기존에 받았던 고금리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전액 상환할 수 있었다.

저신용·저소득 차주를 위한 ‘새희망홀씨’ 제도가 지난해 당초 목표를 크게 뛰어넘는 4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를 통해 지난해 말까지 무려 200만명이 넘는 취약계층에게 26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지원돼 서민층의 원활한 자금 공급 및 이자부담 완화에 지속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19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5개 은행은 모두 21만2857명에게 총 3조6794억원의 ‘새희망홀씨’를 공급했다. 이는 2018년(110.9%), 2019년(113.8%)에 이어 3년 연속으로 원래 공급목표(3조4010억원)를 108.2%(2784억원) 초과한 기록이다. 다만 2019년(3조7563억원)과 비교해선 769억원 줄었다.

이는 코로나 피해 지원을 위한 1.5% 초저금리대출 등 정책자금이 공급됨에 따라 금리수준이 6~7%로 상대적으로 높은 새희망홀씨 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측은 “코로나19로 영업점 방문고객이 감소하고 저금리의 정책자금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상황에서도 은행권의 노력으로 공급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새희망홀씨’ 대출은 연소득 4500만원 이하이면서 개인신용평점 하위 20%(종전 신용등급 6등급) 이하 또는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인 사람에게 연리 10.5% 상한으로 최대 3000만원 이내에서 돈을 빌려주는 제도이다. 2010년 11월 첫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약 10년 동안 서민·취약계층 205만명에게 총 25조8000억원이 지원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취급분 기준 새희망홀씨 평균금리는 6.03%로 전년(7.01%) 대비 0.98%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은 4.19%에서 3.26%로 0.91%p 떨어진 것을 고려할 때 새희망홀씨와 신용대출 금리 간 격차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이 제도를 이용한 차주 10명 중 9명은 취약계층이었다. 개인신용평점 하위 10%(종전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신용자와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인 저소득자에 대한 대출비중은 91.5%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말 연체율은 1.71%로 전년(2.23%)에 비해 0.52%p로 대폭 하락하며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은행별 공급실적을 보면 신한은행이 681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농협은행 6102억원 △국민은행 5975억원 △우리은행 5518억원 △하나은행 5259억원 △기업은행 3033억원 순이었다. 이들 상위 6개 은행의 실적(3조3000억원)이 국내은행 실적의 대부분(88.9%)을 차지했다. 특히 농협은행 756억원(14.1%)과 신한은행 446억원(7.0%), 기업은행 421억원(16.1%) 등 3곳의 실적이 전년 대비 상대적으로 크게 늘었다.

목표 달성률(평균 108.2%) 우수은행으로는 농협은행이 174.3%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전북은행 144.4% △신한은행 113.9% △기업은행 112.3% △국민은행 101.3% △부산은행 100.4% 순이었다.

금감원은 서민들에게 안정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새희망홀씨는 지난해 공급목표보다 소폭(1000억원) 확대된 3조5000억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시중은행이 2조4395억원(69.8%), 특수은행과 지방은행이 각각 7390억원(21.1%), 3180억원(9.1%)을 공급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각 은행은 지난해 취급실적과 영업이익 등을 감안해 자체적으로 올해 공급 목표액을 결정했다”며 “은행권은 올해에도 공급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