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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인터넷 쇼핑을 주도하고 있는 회사는 네이버와 쿠팡입니다. 네이버, 쿠팡이 인터넷 쇼핑 강자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네이버는 네이버쇼핑이라는 플랫폼을 잡았습니다. 쿠팡은 물류창고를 두고 풀필먼트 시스템을 가동해 당일배송이라는 로켓배송을 이루어 고객의 충성도를 이끌어 냈죠.
이것에 대한 이해를 하려면 우선 플랫폼 기업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봐야 합니다. 최초의 플랫폼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를 살펴보죠. 마이크로소프트는 1980년대에 PC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즈음 OS인 MS-DOS를 싼값에 광범위하게 공급했습니다. 그러자 하드웨어가 싸고 OS가 아주 싼 IBM용 PC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죠. 이때 MS는 애플의 매킨토시의 OS를 따라서 키보드로 일일이 명령어를 입력하는 도스를 버리고 윈도우즈를 도입합니다. 그리고 윈도우즈 개발자용 API를 무료로 개방합니다.
개발자용 API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의 약자입니다. 쉽게 말해 윈도우즈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 도구라고 보면 됩니다. 이것을 통해 한글, 은행프로그램, 그래픽프로그램, 카카오톡 윈도우즈용 프로그램 등 우리가 윈도우즈에서 흔히 쓰고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PI를 무료로 개방하면 윈도우즈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팔아서 돈을 벌려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인 써드파티가 무한대로 늘어납니다.
써드파티란 하드웨어 생산자가 직접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경우는 퍼스트파티, 하드웨어 생산자인 모기업과 자사 간의 관계에서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보통 세컨드파티(Second Party)라고 부르며 하드웨어 생산자와 직접적인 관계없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를 써드파티라고 부릅니다.
생태계를 만드는데 써드파티가 가장 중요합니다. 페이스북보다 더 빨리 개발된 한국의 SNS가 있었습니다. 바로 미니홈피의 싸이월드죠. 그런데 싸이월드는 왜 망했을까요? 이유는 싸이월드의 기업이 써드파티를 키우려고 하지 않고 퍼스트파티를 고집했기 때문입니다.
이 얘기가 무슨 얘기냐면 싸이월드는 미니홈피를 만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리고 미니홈피는 무료인만큼 폭발적으로 이용자가 늘어났죠. 싸이월드는 고민을 했습니다. 어떤 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 그래서 나온 것이 도토리입니다. 도토리를 통해 미니홈피의 스킨을 바꾸고 배경음악도 집어넣고 캐릭터도 꾸밀 수 있었습니다. 즉, 미니홈피를 만든 싸이월드가 직접 이 모든 것을 하는 퍼스트파티에 집중한 거죠.
오히려 이러한 스킨, 배경음악, 캐릭터 꾸미기는 써드파티인 소프트웨어 회사에게 넘겨 더 풍부한 스킨과 캐릭터를 꾸밀 수 있도록 만들고 자신들은 큰 그림을 그렸어야 했습니다. 예를 들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네이버쇼핑과 같은 가격비교 사이트를 오픈하는 것 말입니다. 그러다가 모든 것이 무료이며 인간의 대표적인 본성인 ‘좋아요’ 버튼이 있는 페이스북이 들어오자 싸이월드는 망했습니다.
이렇게 IBM PC가 늘어나고 소프트웨어가 늘어나자 가격도 싸고 소프트웨어도 많은 사용자가 늘어나고 윈도우즈 OS를 파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독점 플랫폼 기업이 되었습니다. 정리해 보면 플랫폼 OS가 탑재된 하드웨어 개발(스마트폰, PC, 플레이스테이션 등) - OS의 API 무료 배포 - 써드파티가 OS에 맞는 소프트웨어 개발 -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려는 사용자 증가 - OS기업 수익 창출입니다.
당시 애플의 매킨토시 가격이 IBM PC에 비해 높았고 당연히 매킨토시 컴퓨터는 수요에서 IBM PC에 밀렸습니다. 따라서 써드파티 개발자들은 매킨토시보다는 주로 IBM PC용 소프트웨어를 더 많이 만들었고 사용자가 더 많았습니다. 결국 승부는 제품의 질이나 사양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소프트웨어가 많은지 여부가 시장을 지배하는데 있어서 더 중요한 거죠.
현재는 인터넷이 연결되면서 수익모델은 더욱 다양해졌습니다. 앱스토어와 우버, 에어비앤비는 중계 수익을 얻습니다.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MS365, 어도비의 그래픽프로그램, 달러 셰이브 클럽 등은 구독 수익이죠. 윈도우즈용 구매 소프트웨어 등은 라이센스 수익입니다. 페이스북과 구글 등 SNS는 광고 수익을 얻습니다. 여기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이용하면 인간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SNS 플랫폼인 페이스북이 인터넷 쇼핑을 연결하면 어떻게 될까요? 연인에게 선물이 가능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연인에게 선물하기란 까다롭습니다. 왜냐하면 연인은 돈을 주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가족에게는 생일선물로 돈을 줘도 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도 빈정 상하지 않기 때문이죠. 가족이므로 가깝습니다. 그래서 사고 싶은 것을 사라고 돈을 준다고 해도 나를 우습게 보나, 라는 생각을 안 합니다. 오히려 부모님은 기뻐하죠.
그러나 사귄지 얼마 안 되는 연인에게 생일선물로 돈을 준다면 뺨을 맞을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이 인터넷 쇼핑을 만들어 자신이 사고 싶은 물건을 찜하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칩시다. 그리고 당신의 페이스북에는 이렇게 뜹니다. ‘OOO의 생일이 일주일 남았다.’
그런데 이 OOO이 좋아해서 찜 해놓은 물건은 이렇다고 보여주는 거죠. 이러면 당연히 그 물건을 사서 연인에게 선물하면 됩니다.
구글이 왜 유튜브를 인수했을까요? 구글의 검색 기능은 당신의 취향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튜브에서 당신의 취향에 따라 미리보기 영상을 보여주면 클릭할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이후에는 유튜브의 클릭에 따라 당신의 취향이 더 많이 반영된 영상 목록이 뜨게 되겠죠.
넷플릭스는 사용자의 취향을 반영해서 영화를 추천합니다. 그러나 오프라인 기업은 이런 사용자의 취향이라는 데이터는 하나도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넷플릭스보다 훨씬 컷던 미국의 비디오 대여사이트 블록버스터는 망했습니다. 그들은 오프라인이었기 때문에 단골 고객의 취향이 담긴 데이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뇌는 80만년 전 원시인과 같아서 머리를 쓰기 싫어합니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지금처럼 먹을 것이 풍부하지 않아서 뇌로 가는 에너지를 최대한 아껴야 했기 때문입니다. 어린아이는 먹는 에너지의 50%가 뇌로 갑니다. 따라서 머리를 최대한 안 쓰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고, 생존에 유리한 유전자가 살아남아 현생 인류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게으른 인류를 위해 넷플릭스의 추천 기능은 아주 유용합니다.
온라인 쇼핑 위주인 쿠팡, 네이버쇼핑에 비해 오프라인 쇼핑 위주인 신세계, 롯데쇼핑은 불리합니다. 오프라인 쇼핑은 내가 무엇을 샀는지 데이터가 남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나 쿠팡, 네이버쇼핑도 그다지 사용자의 데이터를 가지고 추천을 하는 경우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이것은 아마존이 잘 합니다. 다만 쿠팡의 로켓배송과 네이버쇼핑의 가격비교는 오프라인 쇼핑에 비해 뛰어난 강점입니다. 결론은 인간의 취향과 본성을 아는 플랫폼 기업이 승자가 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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