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법, 8월국회 뇌관 부상… 與, 反헌법 논란 속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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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조사처 “징벌적 손해배상, 해외 유사 입법사례 찾기 어려워”
언론단체들 잇따라 반대 공동성명… “정부 비판 원천 봉쇄 의도”
野 “대선 앞두고 재갈 물리기”… 與, ‘언론개혁’ 운운 강행 의지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8-01 12:20:00

▲ 언론중재법이 8월 국회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국회의사당. ⓒ스카이데일리

언론중재법 개정안(언론중재법)이 8월 국회의 뇌관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계와 야권에서 과잉규제, 반헌법적 법안 등이라고 주장하며 결사 반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여당에서는 강행처리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8월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언론중재법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민주당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소위원회(소위)에서 해당 법안을 단독 처리했다.

언론중재법은 언론의 고의·중과실에 의한 허위‧조작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규모를 손해액의 5배로 늘리는 게 핵심이다. 배상액 하한선은 언론사의 전년도 매출액 1만분의 1에서 1000분의 1 사이에서 책정토록 했다. 또 정정보도 시 기존 보도와 동일 시간·분량 및 크기로 싣도록 규정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언론계는 언론중재법이 과잉규제, 반헌법적 법안이라며 개정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신문협회·한국여기자협회·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언론 5단체는 공동입장문을 통해 “헌법상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법률로써 제약하려 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며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반민주적 악법으로 규정한다. 향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 및 정부 정책의 비판·의혹보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시도로 간주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야권 역시 ‘언론 재갈물리기’라고 반발하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공성이 강한 언론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적용하는 것은 언론의 비판 기능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이중처벌이다”며 “이는 집권세력에 불리한 기사에 재갈을 물리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결국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 등 다른 언론단체들 역시 공동성명을 통해 “일부 조항은 전두환 독재정권 시절 정치권력이 언론의 기사 편집과 표현을 일일이 사전 검열하던 보도지침과 유사한 느낌을 준다”며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며 정치·자본 권력의 언론 봉쇄 도구로 변질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민주당 스스로 철회하라”고 지적했다.

특히 언론중재법은 해외 주요국에서도 유사한 입법 사례를 찾을 수 없는 것이라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최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주요국의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은 특정 영역을 규제하는 법률로 명시하기보다 사실상 법원의 판결에 의해 제도화됐다”며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별도 규정한 사례는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서둘러 문체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에 대한 의결을 거친 후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언론의 신뢰도가 높아지면 언론의 자유는 확대된다. 허위 보도가 줄어들면 국민의 자유 역시 더 커진다”며 “야당도 개혁 퇴행의 강에 빠지지 말고 언론과 국민 모두의 자유를 함께 확대해가는 언론중재법 개정에 적극 동참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미디어혁신특위 부위원장인 김승원 의원도 언론중재법에 대해 “국민과 언론과 정치, 경제권력이 대등하게 공동선을 추구하는 관계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야당 요구로 전문가 간담회도 했고 5번 상임위 소위를 열었다”며 “법에 따라 의결한 것이니 불법도 날치기도 아니다. 상임위 (전체회의)도 그렇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강행 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성우 기자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