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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그룹 계열사 초록마을의 수장이 최근 3년 간 4번이나 교체되면서 ‘CEO들의 무덤’으로 전락하고 있다. 수년간 굵직한 이력의 CEO들이 초록마을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모두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자리에서 물러났다. 초록마을은 2018년 적자로 돌아선 이후 지금까지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초록마을의 경우 대상그룹 오너일가인 임세령·임상민 자매가 지분 과반 이상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실적에 따라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가치가 달라지는 만큼 CEO 교체가 잦아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 초록마을 대표이사에 오른 김준규 대표가 흑자전환을 이끌어 CEO 무덤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년간 대표이사만 4번 바뀐 초록마을, 연이은 적자행진에 ‘CEO들의 무덤’ 전락
최근 3년여간 초록마을은 대표이사만 4차례 교체됐다. 유태환 전 대표가 약 2년간의 임기를 마친 뒤 2018년 8월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용로 전 대표는 1년이 조금 지난 후인 이듬해 11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뒤를 이은 최성수 대상홀딩스 대표이사는 6개월만에 초록마을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지난해 5월 모진 전 대표이사가 새롭게 취임했지만 그 역시 1년 남짓 임기를 채운 후 사임했다. 현재는 김준규 대표이사가 초록마을을 이끌고 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초록마을은 대표이사가 자주 교체되는 회사가 아니었다. 초대 초록마을 대표이사인 오귀환 전 대표의 재임기간은 39개월이었다. 뒤를 이은 서형수 전 대표도 17개월간 초록마을을 지휘했다.
초록마을이 대상그룹에 인수된 후에도 대표이사들의 ‘장수’는 이어졌다. 노근희 전 대표이사는 2010년부터 2013년 초까지 2년 6개월가량 대표이사로 있었다. 뒤를 이은 박용주 전 대표이사의 재임기간은 44개월이었다. 최근 초록마을 대표이사들의 재임기간이 1년 남짓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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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
잦은 교체의 주요 원인으로는 실적부진이 지목된다. 초록마을은 친환경 유기농 브랜드를 표방하며 국내 식유통 업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왔다. 1999년 설립 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다 2009년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고 6년 후인 2015년 연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매년 수십억원대 흑자를 기록했던 만큼 수익성도 우수했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 초록마을의 실적은 주춤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5년을 기점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경쟁업체의 연이은 등장, 온라인 식유통업체의 대두 등으로 시장환경이 급변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실적문제가 본격화된 건 2018년의 일이다. 초록마을 대표이사들의 잦은 교체가 시작된 연도다. 당해 초록마을의 연매출 규모는 2000억원 밑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은 적자 전환했다.
초록마을의 영업이익은 2015년 47억원에서 2017년 14억원까지 떨어지더니 이듬해 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과 2020년에도 각각 49억원, 3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순이익규모도 2015년 42억원에서 2017년 12억원까지 떨어진 후 이듬해 39억원 순손실을 기록하기에 이른다. 2019년, 2020년의 초록마을 순이익 규모는 52억원과 38억원이었다.
지난 1분기에도 크게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당분기 초록마을은 매출 429억원, 순손실 21억원 등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실적인 매출 420억원, 순손실 5억원 등과 비교했을 때 손실 규모가 5배 이상 늘었다. 5월 중 대표이사가 교체된 배경으로 해석된다.
임세령·임상민 자매, 초록마을 지분 소유…김준규 대표, ‘오너일가 자산지키기’ 특명
당초부터 초록마을은 대상그룹 내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던 계열사였다. 우수한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꾸준히 수익을 냈던 ‘알짜 계열사’라는 점과 그룹 후계자로 지목되는 임세령·임상민 자매가 각각 별도의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라는 점 등에서다.
대상홀딩스와 대상(주)를 빼면 그룹 내 임세령 부회장과 임상민 전무의 지분이 있는 계열사는 초록마을이 유일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임 부회장은 초록마을 지분 30.17%를, 임 전무는 20.31%를 각각 소유 중이다.
달리 보면 초록마을의 실적이 악화될수록 두 후계자의 자산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단편적인 예로 초록마을의 이익잉여금은 2017년 200억원에 육박했었지만 지난해 58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반복된 당기순손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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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
이익잉여금은 기업의 영업활동, 고정자산 처분 등에 따라 발생한 순이익으로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거나 자본으로 대체되지 않고 남아있는 부분을 말한다. 이익잉여금은 언제든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될 수 있다. 이 부분이 적어질수록 임세령·임상민 자매가 수령 가능한 배당금 액수도 적어지는 셈이다.
이런 만큼 대상그룹 수뇌부들은 초록마을의 실적개선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 안팎에서 ‘선수’로 평가받던 인물들을 초록마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던 게 대표적이다. 2016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유태환 전 대표만 해도 ‘실력파 대상맨’으로 평가받던 인물이었다. 그는 2009년 대상그룹에 처음 발을 내딛은 후 대상(주) 재무팀, 대상팜스코 경영지원본부장, 대상정보기술 대표 등을 두루 거친 이력이 있다.
유 전 대표의 뒤를 이은 이용로 전 대표는 그룹 계열사 ‘정풍’의 대표이사와 대상(주) 식품BU CMG1 그룹장 등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2019년 선임됐던 최성수 대표이사는 대상(주)에서 식품BU 해외사업본부장, 식품BU 글로벌 본부장 등을 역임했고 초록마을 대표이사를 거친 후엔 대상홀딩스 대표이사와 디에스앤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현재 초록마을을 이끌고 있는 김준규 대표이사도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김 대표는 일찍이 대상 식품BU 전략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던 바 있다. 대상홀딩스에서는 공시책임, 업무총괄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직위는 상무였다.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초록마을의 실적반등이란 과제와 마주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상그룹 측은 초록마을의 대표이사 교체가 실적부진 등과는 무관하며 내부 경영방침에 따른 결과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초록마을 대표이사 교체는 실적부진 및 별개의 이슈와는 무관하며 내부 경영방침에 따라 이뤄졌다”며 “실적부진이 이유였다면 실적이 반등했던 시점에도 교체가 단행되지 않았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초록마을 구원투수 등판 김준규, 분당 17억apt 재력…최근 3년간 시세 2배 급등
김 대표가 초록마을의 흑자전환을 견인할 수 있을지 등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그의 부동산 재력에도 새삼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김 대표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소재 현대아파트(시범단지현대아파트) 한 호실을 소유 중이다. 해당 호실의 면적은 전용면적 155㎡(약 47평), 공급면적 129.56㎡(약 39평) 등이다. 김 대표는 이곳을 2001년 매입했다.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곳 아파트 단지는 가까이에 분당중앙공원이 있고 초·중·고등학교와의 접근성도 우수하다는 특징이 있다. 우수한 생활환경 등을 기반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대표 소유 호실의 가치는 약 17억원 수준이다. 지난 6월 동일 평형대 호실이 18억원의 가격에 거래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최근 3년 중에만 시세가 2배 가량 상승했다. 여타 수도권 아파트 단지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부동산 시장 과열에 따른 수혜를 일부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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