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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말 카드 수수료율 인하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부터 장기카드대출(카드론)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된 것이다. 카드론 관련 대출이자는 카드사 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수익원이어서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카드업계에서는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자동차 할부금융이다. 최근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의 규모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 반면 그동안 시장을 선점해온 캐피탈사의 규모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금융그룹은 최근 카드·캐피탈에 은행까지 포함시켜 자동차금융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어 금융그룹 간 경쟁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급성장하는 카드사 자동차 할부금융 규모
18일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6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9월 말 현재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9조794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말 8조6638억원과 비교해 13.1%(1조1311억원) 증가한 규모다.
최근 4년 동안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빠르게 증가해왔다. 2017년 5조4061억원이었던 자산 규모는 △2018년 7조714억원 △2019년 7조4330억원 △2020년 8조6638억원 △2021년 9월 말 9조7944억원으로 확대되며 4년 새 두 배 가까운 고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잔액도 10조원 넘게 증가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잔액은 37조2852억원으로, 2017년 27조267억원에서 약 38%(10조2585억원) 증가했다. 신차 금융만 봐도 같은 기간 카드사의 점유율은 2배 정도 늘어난 30%에 육박했다.
최근에는 카드·캐피탈사뿐만 아니라 은행을 포함한 금융그룹 차원에서 자동차금융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에 이어 우리금융그룹도 최근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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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우리금융그룹은 우리금융캐피탈을 중심으로 우리은행·우리카드와 함께 자동차금융 통합 플랫폼 ‘우리WON(원)카’를 출시했다. 우리원카는 크게 △나의 대출한도 △우리원픽(WON Pick) △우리차고 등 세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의 대출한도’에서 한 번의 조회로 우리은행·우리카드·우리금융캐피탈의 금융상품을 통합 제공한다. 신차대출·중고차대출·신용대출·전환대출 등 조건에 맞는 금융상품을 추천한다. ‘우리차고’는 본인 명의의 차량번호를 등록하면 차량 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차량정보, 내차시세, 정기검사 일정 등 차량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서 하나은행은 스마트폰뱅킹 앱 ‘하나원큐’에서 제공하던 ‘신차 견적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국내 주요 복지몰(인터파크 비즈마켓·베네피아 등)에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나원큐의 신차 견적 서비스는 모바일 앱에서 차종, 옵션에 따른 견적을 간편하게 산출해준다. 자동차 금융은 물론 세제 혜택, 각종 지원금 제도까지 한 번에 확인 가능하다. 차량의 잔존가치와 금융 현황을 분석해 최적의 중고차 매각 시점을 알려주는 ‘내차 판매 타이머’ 등이 제공된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의 통합 자동차금융 플랫폼 ‘신한 마이카(My Car)’를 운영한다. 신차·중고차 대출부터 차량 용품 쇼핑, 차량 정비 및 세차, 차량 시세 조회 등 관련 생활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KB금융그룹은 통합 운영이 아닌 KB캐피탈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를 주력 자동차금융 플랫폼으로 활용한다. 지난해 말 KB국민은행 앱 KB스타뱅킹을 전면 개편하며 자동차를 포함한 비금융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카드사의 자동차금융 성장은 영업점 확대로 연결된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전업 카드사의 국내 영업점(지점·출장소·사무소 포함)은 총 194개로 집계됐다. 이들 카드사 영업점은 2019년 6월 말 207개에서 1년 뒤인 2020년 6월 말 177개로 줄었다가 그해 말 189개, 지난해 6월 말 194개로 다시 증가했다.
우리카드는 2019년 6월 말 34개에서 지난해 6월 말 44개로 영업점을 늘렸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는 18개에서 23개로, 신한카드는 25개에서 28개로 영업점이 늘었다. 반면 자동차금융을 취급하지 않는 현대카드는 같은 기간 53개에서 32개로 영업점을 크게 줄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영업점을 늘리는 데는 여러 가지 필요에 의한 것이라서 뭐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면서도 “제일 직접적인 이유는 영업 인력이 늘었거나 늘리기 위해서인데 카드업계가 전반적으로 자동차금융 영업에 힘을 쏟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타격 입은 캐피탈사… 점유율 85%→70%로 하락
반대로 캐피탈사들은 타격을 입었다.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26개 캐피탈사의 할부·리스 자산의 비중은 2019년 말 37.2%에서 2020년 말 35.5%, 2021년 6월 말 33.8%로 감소했다. 이 가운데 자동차금융자산의 비중도 2019년 말 50.3%, 2020년 말 46.8%, 2021년 6월 말 43.4%로 떨어졌다. 신차 할부 기준으로 2016년 84.9%에 달했던 점유율도 이제 70%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데,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을 제외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문은 자동차금융이 거의 유일하다”며 “앞으로도 카드사의 자동차금융 시장 확대 움직임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캐피탈사 관계자는 “캐피탈사는 카드사보다 자금 조달 금리가 높아서 대출금리 경쟁에서 불리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자동차는 특정 브랜드·모델·연식 등을 원할 경우 이용할 수 있는 금융기관이 제한적이어서 소비자가 무조건 낮은 금리만 찾아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동영호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여건이 유리한 신용카드사의 자동차금융 시장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최근 금융시장 변동 및 업권 간 경쟁 구도 변화 등으로 인해 적정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 구조변화가 더욱 가속화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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