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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후 지역행정 개발 ‘걸림돌’ <9> 대전광역시',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한국 정치사의 변두리에 위치했던 충청이 ...'))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한국 정치사의 변두리에 위치했던 충청이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맺힌 한을 풀었다. 지역 대표 정치인은 김종필(JP)로 박정희정부부터 시작해 김대중정부까지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김영삼(YS)·김대중(DJ)과 더불어 3김으로 불렸다.
대전광역시는 충청권의 중심 도시로 1998년 정부대전청사에 관세청·조달청 등 차관급 외청들이 입주하면서 수도 서울을 보완할 행정 도시로 변모했다. 하지만 2021년 세종특별자치시가 개발되면서 대전의 공동화현상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대전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경남에 신설하겠다고 공약한 우주청을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또한 당선자의 대전 관련 11개 주요 지역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TFT도 구성했다. 대전시의 자치행정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오곡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봤다.
정당 소속은 다르지만 정치색이나 출신 성분은 유사해 지역정치 변화 힘겨워
지방자치가 시작된 1995년 이후 역대 대전시장은 홍선기·염홍철·박성효·권선택·허태정이다. 홍선기·염홍철·박성효가 보수정당, 권선택·허태정은 진보정당 소속이다. 홍선기는 충청을 기반으로 급조됐던 자유민주연합 소속으로 연임했지만 특이한 정치적 업적은 남기지 못했다.
JP의 정치적 영향력이 위축된 2004년 19대 총선 이후 대전 지역도 보수의 철옹성에서 진보 진영으로 권력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지만 호남의 진보와는 정치적 입장이나 인물의 구성이 다르다. 대전 정치인은 정당의 소속은 다르지만 인물의 면면을 보면 정치색이나 출신 성분이 유사하다.
역대 시정구호도 위대한·긍지·꿈·행복·열린·새로운 등의 용어가 들어간 보여주기식 공약에 불과하다. 지역정치가 중앙 정치에 예속되면서 지역 정치인들은 선거 공약을 개발하기보다는 중앙당 차원의 바람을 기대한다. 역대 시장 당선자들도 선거에서 개인적 역량보다 정당의 후광을 최대로 활용했다.
대전은 구도심과 유성구·대덕구 등 신도심은 인구 구성 측면에서 극명하게 구분된다. 구도심은 고령의 토착민의 비중이 높고 신도심은 청년 외지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전의 정치가 선진화되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정체된 지역의 정치문화로 인해 변화를 위한 자체 동인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 시장인 허태정은 민주당 소속이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지역 공약을 검토해 대응 방안을 강구 중이다. 11개 주요 공약 중 △국방혁신기지화 △제2 대덕연구단지 조성 △대전·세종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실현된다면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제조업 기반이 약해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 발전 가능성 낮음
2022년 전체 예산은 7.2조원으로 전년 6.6조원 대비 9.0% 증가했다. 재정자립도는 39.0%로 6대 광역시 중 꼴찌다. 대전시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939만원으로 전국 평균 3838만원에 크게 하회했다. 가장 높은 울산의 절반 이하이고, 5172만원인 충남의 56%에 불과했다.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제조업의 급격한 위축으로 도시가 황폐화되고 있는 울산과 달리 서비스업이 위주인 대전의 경제는 경기변동에 민감한 구조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급격하게 성장할 가능성도 낮다. 제조업 기반이 약한 산업구조를 감안하면 4차 산업혁명·바이오메디컬산업을 발전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역대 대전시장이나 공무원들이 반성해야 하는 것은 세종시 대신에 대전에 중앙부처를 이전하도록 강력하게 투쟁하지 않은 점이다. 집적효과나 대전의 미래를 감안하면 정부대전청사를 확대했어야 했다. 주말에 유령도시로 전락한 세종시나 ‘빨대현상’으로 인구유출을 경험한 대전 모두 패자이다.
2021년 12월 기준 인구는 145만명으로 2015년 154만명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전입인구보다 전출 인구가 많고, 고령화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인구가 증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대전의 모든 구와 충남·충북은 세종시로 인구가 유출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공무원의 부정부패도 다른 지자체와 유사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 중고차를 뇌물로 받고 행정편의를 봐준 공무원부터 신입 직원을 대상으로 ‘갑질'을 한 상사까지 다양하다. 지역의 폐쇄성과 학연·지연·혈연 위주의 비공식적 위계질서도 척결해야 할 악습이다. 대전시 공무원도 경상·전라와 같은 외지 출신이 많지 않아 동질적인 기업문화가 형성돼 변화는 거의 불가능하다.
동네잔치 수준의 축제는 많지만 관광객 유치효과는 미미
한반도 중앙을 관통하는 철도와 고속도로 교차점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이지만 문화적 유산은 많지 않다. 대표적인 축제는 국화전시회·온천문화축제·눈꽃축제·벚꽃축제·열기구축제·견우직녀축제 등이지만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것은 없다. 당연하게 동네잔치 수준으로 외지 관광객 유치효과는 미미하다.
대전이 자랑하는 산성 중 하나인 계족산성도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동네 야산의 오솔길 이상은 아니었다. 다만 계룡산과 동학사는 유서가 깊은 문화재로 발전시킬 여지는 많은 편이다. 대전시가 건축을 추진하는 보문산 큰나무 전망대도 환경단체의 반대를 넘어야 한다. 목조로 만들기 때문에 친환경이라는 것은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
대덕테크노밸리를 제외하면 변변한 산업단지도 없어 스마트공장을 통해 산업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도 이해하기 어렵다, 융·복합 특수영상 콘텐츠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2010년 정부가 지정한 첨단문화산업단지에 기초하고 있다. 영화촬영스튜디오·액션영상센타·스튜디오큐브 등이 있지만 영화계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KAIST를 제외하면 우수한 인재를 배출할만한 수준을 갖춘 대학은 보이지 않는다. 지역의 거점 국립대 역할을 했던 충남대도 명성을 잃은 지 오래됐다. 지역의 산업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우수한 인재가 근무할 수 있는 생활 인프라가 조성돼야 하는데 준비가 아직 덜 됐다. 대덕테크노밸리가 한계를 보인 것도 같은 이유다.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대부분은 건설부문...장기적 도시발전과는 거리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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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 자치행정을 평가하면 총 50점 만점에 20점으로 16점의 광주, 18점의 대구보다는 우수한 편이다. 부산과 동일한 수준인데, 정치가 진보와 보수의 치열한 투쟁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 경쟁은 패거리 정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고향이 충청이므로 대전도 어떤 형태로든 직·간접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대전시가 파악한 11개 대통령 공약 중 대부분은 건설로 도시의 장기적 발전 인프라와 연관성이 낮다. 경제구조의 전환이 시급한 과제이지만 현 시장이 해결할지 의문이다.
대전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대덕테크노밸리와 정부종합청사를 유치했지만 지역은 정체돼 있다. 대통령을 배출했다고 지역이 발전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대구·경북·광주·전남이 이미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주민의 자치 의지와 더불어 정치인의 창의성이 있어야만 지역이 발전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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