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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광역시 서구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가 수도권매립지에 생활폐기물 소각시설과 소각재 매립시설 건설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수도권매립지는 1992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30년 동안 수도권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처리해왔다. 2016년 운영이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2025년까지 연장됐다.
하지만 2015년 인천시·서울시·경기도·환경부 4자 합의에 ‘연장기간 내 대체매립지를 찾지 못하면 매립지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언제까지 사용할지 불분명하다. 2021년 수도권이 새 매립지 공모에 응모한 지방자치단체가 한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서구는 수도권매립지 운영을 중단해 그동안 억제됐던 주민의 환경권·재산권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 대신에 친환경 자체 매립지인 (가칭)인천에코랜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서구의 자치행정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봤다.
진보·보수 정당의 치열할 각축전… 현안 이슈에 무감각한 지역 정치인
민선 1~7기 구청장은 권중광·박현양·이학재·이훈국·전녕성·강범석·이재현이다. 3·4·6기는 보수 정당, 1·2·5·7기는 진보 정당이 승리했다. 보수당 출신인 이학재가 중도 사퇴하면서 진보당 소속 이훈국이 당선돼 남은 민선 4기를 이끌었다.
7기 이재현 구청장은 환경부 재정기획관·기후대기정책관·상하수도정책관·기획조정실장·낙동강유역환경청장·영산강유역환경청장을 거친 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이 구청장의 선거공약은 핵심공약 5개와 세부공약 16건이다. 환경은 미세먼지와 악취에서 해방, 교통은 사통팔달 교통 중심의 서구, 상생은 원도심 활성화를 통한 구도심 균형 발전, 교육은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교육 문화 도시, 소통은 소통과 상생으로 함께 잘 사는 복지도시 등이다.
서구청 홈페이지에 공약이행률이 92.4%라고 공개돼 있다. 대부분의 공약은 실행 계획보다는 선언적 의미의 구호에 가깝다. 특히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거나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공약은 보이지 않는다. 환경 관련 공약 중 공기청정기 보급 확대나 민원처리 대책 등은 선심성 사업에 불과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8기 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권상기(전 서구 검단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 국민의힘 윤지상(전 서구의회 의장·서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 공정숙(현 서구의회 의원·국제도시물정보과학연구원 연구위원), 권중광(전 서구청장·인천시 시의원), 홍순목(전 서구의회 의원·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등이다.
서구 국회의원은 서구갑 김교흥과 서구을 신동근 의원으로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이들은 서구의 주택 재산세 감면 등 부동산과 교육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매립지, 청라국제도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연장 등 현안 이슈가 산적해 있어 6·1 지방선거에서 지역 국회의원과 구청장·의원 후보들이 어떻게 연대할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6·1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학재는 서울시에 빼앗긴 인천국제공항·인천항만이 제공하는 핵심 인프라의 효용을 되찾자며 사자후를 토하고 있다. 이학재는 지역 환경운동가 출신으로 민선 3기 서구청장을 지냈고 4기 구청장에 당선된 후 18·19·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재정자립도 33%로 연수구와 비슷… 구청장·공무원 공직기강 해이
서구의 2022년 예산은 1조682억원으로 2021년 1조644억원 대비 0.357% 증가했다. 2021년 세입과목 개편 전 재정자립도는 33.7%, 세입과목 개편 후 재정자립도는 31.3%로 2017년 각각 40.6%, 36.7% 대비 매년 하락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세입과목 개편 전 재정자립도는 계양구의 15.6%보다 높고, 연수구의 37.3%보다는 낮다. 동구·부평구에 비해서는 양호하다.
서구는 한국수출(주안)국가산업단지·인천지방산업단지·인천기계산업단지·인천서부일반산업단지·인천청라1지구일반산업단지·검단일반산업단지·푸드파크·인천하이테크파크(IHP) 도시첨단산업단지 등이 있다. 산업단지 입주 업체는 인천서부산업단지 272개, 청라1지구일반지방산업단지 30개, 검단일반산업단지 881개로 총 1184이다. 2019년 입주기업이 생산한 금액은 3조2841억원이다.
2019년 기준 서구에 등록된 사업체는 3만6650개에 달한다. 개인사업체는 2만8699개, 회사 법인은 6112개, 회사 이외 법인은 579개로 개인사업체가 전체의 78.3%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도·소매업 7621개, 제조업 7208개, 숙박·음식점업 5745개, 운수·창고업 4609개 등이다. 정보통신업 118개,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493개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에는 부족하다.
올 1월 기준 서구 인구는 56만5400명으로 2009년 29만5500명 대비 42.96%가 증가했다. 청라국제도시 개발 등 주변 지역에 아파트 건설이 활발한 것이 주요인이다. 2021년 7월 기준 노인 인구 비율은 11.16%이지만 2037년 25.9%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구 공무원들 역시 타 지역과 마찬가지고 윤리의식이 부족하다. 2019년 1월 서구청장이 공무원 노동조합 회식자리에서 여직원을 성추행해 논란을 초래했다. 2020년 10월 서구의회 사무국 직원이 공무원 인사자료를 현직 구의원에게 제공한 것이 드러났다. 관련 자료 입수 경로도 정상적이지 않았다.
박문관·전시관 관광객 유치 효과 우수… 구청의 인재육성 노력 부족
인천시 서구에는 국가지정문화재로 인천신현동회화나무가 있으며 국가사적 제211호로 등록된 인천경서동녹청자요지가 있다. 시 지정 기념물은 류사눌 묘, 김안정 묘 및 출토묘비, 반남 박씨 대종중 묘역, 대곡동지석묘군, 허암 정희량 유허지, 조서강 묘, 의령 남씨 종중 묘역, 한백륜 묘역, 평산 신씨 종중묘역 등이 있다. 무형문화재는 서곶 들노래·휘모리 잡가·판소리 고법 등이 있다.
박물관·전시관은 녹청자박물관·검단선사박물관·국립생물자원관·영종대교휴게소기념관이 있다. 아라뱃길·정서진·청라호수공원·청라환경생태공원·인천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등이 관광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축제·행사는 우리동네 예술무대가 대표적이다.
지역에 소재한 대학이나 전문대는 없다. 2021년 인천 서구 혁신 실행계획(안)을 살펴봐도 지역 산업 발전 및 기술 혁신을 위한 정책이나 로드맵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 서구 혁신 실행계획안은 기존의 사회적 가치의 강화, 참여와 협력, 신뢰받는 행정 추진 성과와 보완점 등과 같은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지역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없었다.
외지인 증가로 지역 정체성 혼란… 미래 성장 동력은 환경·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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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오동훈] ⓒ스카이데일리 |
종합적으로 인천 서구의 자치행정을 평가하면 총 50점 만점에 18점, 평균 3.6점으로 평균 2.0의 계양구, 2.8점의 부평구, 1.6점의 동구와 비교하면 높다. 연수구의 4.0점보다는 낮다. 정치·경제·문화·기술 모두 각각 4점을 받았고, 사회는 2점이다.
사회도 4점 이상을 받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 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증가해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전직 구청장과 공무원의 일탈행위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원인이다. 전임 구청장 중 인사 잡음을 일으킨 인물도 적지 않았다. 지역 토박이보다 외지인이 늘어나면서 지역의 정체성이 혼란스러운 점도 감안했다.
서구는 수도권매립지라는 혐오시설이 있지만 청라국제도시와 같은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환경권을 과도하게 주장하면서 갈등을 초래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친환경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보통신기술(ICT)이 화려해 보이지만 환경·바이오도 그에 못지않게 성장잠재력이 높은 산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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