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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도 안산시는 실존 인물 기반의 인공지능(AI) 가상인간을 제작해 ‘안산시 사이버 대변인’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을 대상으로 정책 홍보 브리핑뿐 아니라 소셜미디어(SNS) 응대까지 맡길 방침이다.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시간에 제약 없이 시민과 신속한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산시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도입과 홍보에 열중하는 사이 안산을 대표하는 반월공단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2021년 국세통계에 따르면 안산세무서의 누적체납액은 2조2789억원으로 강남·서초세무서에 이어 전국 3위를 기록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심화된 것이 주요인이다.
그럼에도 지역 정치인들은 도심 재개발과 지하철 4호선 안산시 구간 지하화 등과 같은 토목사업에만 관심을 가진다.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중소기업들의 경영 선진화·신기술 도입이 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안산시의 자치행정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현 시장 공약 이행률 87%… 진보 강세 지역이지만 보수 후보 난립
민선 1~7기 시장은 송진섭·박성규·박주원·김철민·제종길·윤화섭이다. 1·2·5·6·7기 민선시장은 진보 정당, 3·4기 민선시장은 보수 정당에서 각각 차지했다. 1·3기 시장인 송진섭은 1기에서 진보 정당 소속으로 당선됐지만 3기에서는 보수 정당 간판을 달고 출마했다. 선거 유·불리에 따라 정당을 바꾸는 전형적인 철새 정치인의 행태다.
현 민선 7기 윤화섭 시장은 7·8·9대 경기도의회 의원, 안산기독교청년회의(YMCA) 사회체육위원장, 안산발전시민연대 대표, 안산문화원 이사 등을 지냈다. 윤 시장의 선거공약은 5개 분야 100대 과제로 공유도시(22건), 참여도시(14건), 일품도시(24건), 청정도시(17건), 행복도시(23건) 등이다.
시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공약 이행률은 87.9%로 완료 78.4%, 정상 추진 16.2%, 일부 추진3.6%, 기타 추진 1.8%로 조사됐다. 특히 행복도시와 관련된 공약은 23건인데 모두 완료됐다. 경제와 관련된 공유도시 공약 중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를 청년친화형 산업단지로 조성하는 것도 포함됐다. 하지만 청년친화형 산업단지가 무엇인지는 불명확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6·1 지방선거 안산시장 출마 예비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6명, 국민의힘 소속 7명, 무소속 1명이다. 민주당은 천영미(8·9·10대 경기도의회 의원), 제종길(17대 국회의원·6기 안산시장), 원미정(8·9·10대 경기도의회 의원), 장동일(8·9·10대 경기도의회 의원) 등이다. 대부분 지역에서 성장한 정치인이다.
국민의힘은 김석훈(5대 안산시의회 의원), 홍장표(제18대 국회의원), 이민근(7대 안산시의회 의원), 박주원(4기 안산시장), 손관승(7대 안산시의회 의원) 등이다. 무소속 김만의는 제20대 대선 때 국민의당 대외협력지원단장을 지내 국힘 계열로 봐도 무방하다.
안산 국회의원 지역구는 안산상록갑·안산상록을·안산단원갑·안산단원을 등 4곳으로 20대는 민주당이 2곳, 국힘이 2곳을 각각 차지했지만 21대는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현 국회의원은 전해철(3선), 김철민(2선), 고영인(초선), 김남국(초선)이다. 김남국에 패배한 박순자는 ‘여성의 정치참여가 삶의 질을 높인다’는 구호로 유명한 정치인이다.
산업도시에서 소비도시로 전락 중… 10년간 인구 8% 이상 감소
2022년 재정 규모는 2조3801억원으로 전년 2조4395억원 대비 2.43% 감소했다. 사회복지 관련 예산이 44.23%로 가장 많고 산업·중소기업 관련 예산은 3.19%에 불과하다. 2021년 기준 세입과목 개편 전 재정자립도는 46.4%, 세입과목 개편 후 재정자립도는 36.9%로 전년도 50.7%, 37.8% 대비 각각 하락했다.
2019년 기준 안산에 있는 사업체는 5만4200개로 2016년 5만3134개 대비 1.96% 늘어났다. 도·소매업 1만1482개, 숙박·음식업 9422개, 제조업 9105개, 운수업 6513개, 협회·단체·수리업·기타 개인서비스업 5042개, 교육·서비스업 2031개, 기타 1만605개다. 정보통신업은 217개,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은 1200개로 전체의 2.61%에 불과하며 부천시의 3.01%보다 낮다.
안산에 입주한 산업단지는 반월국가산업단지·시화국가산업단지·시화멀티테크노밸리(MTV)·반월도금단지 등이다.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와 시화MTV 3곳에 입주한 기업 1만650개 중 대기업은 29개, 중기업은 436개, 소기업은 1만185개다. 대부분 기계·전기전자·석유화학으로 첨단 정보통신·과학기술 관련 기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2월 말 기준 안산 인구는 69만7900명으로 정점을 찍은 2011년 75만9900명 대비 8.16% 줄었다. 지역경제가 침체되면서 매년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2월 말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11.89%로 2021년 8월 기준 11.45% 대비 0.44%P 상승했다.
2018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시청 공무원을 처벌해 달라는 내부고발이 있었다. 시가 주최하는 축제 등 행사에서 갑질을 자행하고 집행 예산의 20%를 뇌물로 요구한다는 내용이었다. 2021년에는 시장의 뇌물 수수로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 실업축구팀 안산그리너스 FC 단장의 선수영입 개입 의혹 등이 제기됐다. 안산시는 외지인 비율이 높고 지역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부정부패가 만연해졌다.
미군부대 등 근대 문화유산은 존치 필요… 지역 인재 수요 충족 가능성 낮음
안산은 지역의 역사 인물로 성호 이익, 단원 김홍도, 최용신 선생 등을 꼽고 있다. 이익은 실학사상의 선구자이고, 김홍도는 조선 후기 풍속화의 대가다.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최용신은 일제 강점기 농촌 교육을 시작한 애국지사이자 농촌계몽운동가다.
지역 축제로는 2005년 시작해 매년 5월 개최되는 안산국제거리극축체가 대표적이다. 도시민의 일상과 삶터 이야기를 다루는 연극·퍼포먼스·무용·음악·다원예술 등 다양한 공연이 진행된다. 또한 매년 여름 개최되는 축제로 퍼포먼스, 클래식·월드뮤직·대중공연·영화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 페스티벌인 여르미오 페스티벌도 있다. 안산시립예술단에는 국악단과 합창단이 있으며 미술관도 운영 중이다.
지역에 서울예술대 안산캠퍼스·신안산대·안산대·한양대 에리카(ERICA)캠퍼스 등이 있다. 신안산대의 공학계열은 전자정보통신과·바이오생명과학과·컴퓨터정보과·멀티미디어컨텐츠과 등을 개설했다. 안산대는 2·3·4년제 전문대학으로 자연과학·인문사회·공학·예능 학과로 구성돼 있다. 공학계열은 컴퓨터정보과·정보기술(IT)융합비즈니스과·인공지능(AI)소프트웨어과·디지털정보통신과 등이 있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는 공학·약학·과학기술융합·국제문화·언론정보·경상·소프트웨어융합·디자인·예체능 등의 계열을 갖추고 있다. 공학·과학기술융합·소프트웨어융합대학이 4차 산업혁명 관련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정치인의 참신성·인지도 낮아 공천정책 수정 필요… 기계부품·금형산업 경쟁력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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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으로 안산시의 자치행정을 평가하면 총 50점 만점에 14점으로 같은 경기도 소재 부천시의 16점에 비해서 2점 낮았다. 정치·사회·문화는 각 2점, 경제·기술은 각 2점을 받았다. 지역 정치인의 참신성·인지도가 낮고 기업도 도·소매나 음식·숙박업이 많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다.
안산의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는 한때 수도권에서 가장 번성했던 공단이지만 기계부품·금형산업의 경쟁력이 하락하면서 침체됐다. 환경오염 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기업이 밀집해 악취와 공기질이 나쁜 공단으로도 유명하다.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공단 유지도 어려운 실정이다. 6·1 지방선거에서 시장 후보로 출마한 인물의 면면도 참신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각 정당의 공천정책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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