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땅] 동명 3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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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땅] 동명 3인

조정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4-13 09:20:21

김 씨는 누가 이름을 물으면 그냥 “김 씨입니다”고 말하는 게 몸에 뱄다. 취직을 해서 출근하니 사장이 “이름이 뭡니까” 하고 물어 “김 씨입니다”고 답변했다. 두 번을 물어도 같은 답을 하자 사장이 화를 내며 “여긴 막노동판이 아니라 회사요. 이름을 다시 말해 봐요”하자 “김 꽃사랑별사랑우주에서하늘을감싸안은우정이요”라고 답했다. 잠시 후 사장이 말했다. “좋아요, 김씨, 집은 어디죠?”

첫째 윤소금(딸), 둘째 윤일등(딸), 셋째 윤세력(아들), 넷째 윤보세(아들)요. 셋째와 넷째는 쌍둥이다. 셋째가 구청에 차량등록을 하러 갔는데 공무원이 “윤세력 씨 참 이름이 특이하네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옆자리 공무원이 “우리 구에 윤일등도 살어!”라고 하자, 그 옆 공무원이 “그건 아무것도 아냐. 윤보세요도 있어” 하고 말했다. 셋째가 외쳤다. “다 우리 식구예요.”

인터넷에 있는 특이한 이름 이야기다. 이름과 연관된 해프닝은 늘 있는 일이지만, 우연치고는 참으로 희한한 일이 발생했다. 어제 독자한데 온 전화는 11일자 스카이데일리에 이름이 잘못 들어갔다는 제보였다. “어느 면이 잘못됐느냐”고 물으니 연재하는 지방자치단체평가시스템 ‘경기도 부천시’편 중 6·1 지방선거 출마자 두 명과 지역 국회의원 이름이 같게 나왔다는 얘기였다.

지면을 확인해 보니 과연 그랬다.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6·1 선거 출마자 소개란에 ‘국민의힘 소속은 서영석(전 윤석열 후보 중앙선대위 조직통합본부 부천시 총괄본부장), 서영석(부천을 당협위원장)이다’와 ‘이 지역 현역 국회의원은 …부천정 서영석이다’로 되어 있었다. 한 문단에 ‘서영석’이란 이름이 세 개나 들어 있었다.

“아이쿠, 큰 실수를 했구나” 하고 독자한테 감사를 표한 후 필자를 찾아 바로잡으라고 이야기했다. 금세 답변이 돌아왔다. “부천시장 후보 2명, 국회의원 1명까지 세 명 다 서영석입니다. 세 사람 생년월일까지 확인했는데 동명 3인입니다.” 그렇잖아도 교열팀에서 문의가 들어와 서너 번 확인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 1990년 후반 중국 여자 쇼트트랙 레전드 중에 양양 선수가 있었다. 한국의 전이경 선수와 라이벌이었다. 그런데 이름이 같은 선수가 한 명 더 있어 처음엔 ‘큰 양양’ ‘작은 양양’으로 부르다 아예 양양A·양양S로 구분해 불렀다. 부천 정치인들도 서영석A, 서영석B, 서영석C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조정진 주필

조정진 기자 jjj@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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