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發 ‘검수완박’ 전국 발칵… “공직자 범죄수사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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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정의당 당 진보진영도 일제히 “불가” 반대
검수완박法 발의 황운하 “6대 범죄수사 증발할 것”
권성동 “민주당, 대선 승리했으면 졸속추진 하겠나”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4-13 11:49:37

▲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제83차 정책의원총회를 개최한 가운데 윤호중(오른쪽)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박홍근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을 채택한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에 전국이 발칵 뒤집혔다. 참여연대 등 진보 측에서도 규탄 목소리가 쏟아지고 초임검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부장검사가 사표를 내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 가운데 검수완박 관련법을 발의한 민주당 의원이 ‘6대 범죄 수사권이 증발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의중’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른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검수완박은)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그런 법안이 추진되면 범죄자는 만세를 부를 것이고 범죄 피해자와 국민은 호소할 데가 없을 것이다. 필사즉생의 각오로 검수완박을 막겠다”고 밝혔다. 또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 어떠한 책임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바 있다.

같은날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검찰개혁 일환으로 수사종결권이 부여된 지 1년여 동안 사건처리가 급격히 지연되고 범죄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를 경험한 건 저만이 아닐 것이다. 검수완박을 하면 더 심해질 것”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 부장검사는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 이명박 전 대통령 횡령‧뇌물 의혹 등을 수사한 인물이다. 12일 대검이 배포한 ‘현행 수사절차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국 검찰청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한 사건 중 미이행 비율은 22.7%에 달했다.

12일 경찰에 의하면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 청사에서 현직 초임검사 A씨가 투신해 사망하는 이례적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건물에서 떨어진 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유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검수완박 당론 채택 당일 벌어졌다는 점에서 연관성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검찰뿐만 아니라 진보진영에서도 검수완박 성토 목소리가 쏟아졌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1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검찰개혁 당위성은 있어도 검수완박을 밀어붙일 정도의 국민적 명분‧공감이 있나”라고 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긴급좌담회를 열고 “형사사법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입법은 국민에게 큰 영향을 주기에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법조계도 우려를 나타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12일 성명에서 “경찰이 대부분 형사사건을 수사하고 검찰은 6대 중요범죄만을 수사하는 검경수사권조정이 된 지 1년이 지났다. 기대와 달리 수사현장에서는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며 “사건처리 지연‧적체, 고소장 접수 거부, 타 경찰관서로 사건 넘기기 등으로 인해 일선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 가운데 검수완박 관련법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법안을 발의했던 황운하 민주당 의원이 자당 의원들에게 보낸 A4용지 두 장 분량의 편지에서 ‘검수완박 후 6대 범죄 수사권 증발’을 전망해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 의원은 8일 배포한 편지에서 ‘검찰 수사권을 폐지한다고 해서 검찰의 6대 범죄 수사권이 경찰로 가는 게 아니라 그냥 증발한다’며 ‘결과적으로 수사 총량이 줄어든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6대 범죄는 공직자‧부패‧선거‧방위산업‧대형참사 등이다. 황 의원은 울산경찰청장 시절 문 대통령 친구인 송철호 변호사의 울산시장 당선을 위해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시장을 상대로 ‘하명수사’를 벌였다는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배우자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받는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 문 대통령 등에 대한 고발도 각계에서 잇따르고 있다.

때문에 황 의원이 검수완박을 추진하는 민주당 측 ‘의중’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잇따른다. 황 의원과 민주당 측은 해당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며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권성동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만약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했으면 이렇게 졸속으로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겠나”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검수완박 관련법을 4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약 일주일 전인 5월3일 국무회의 때 문 대통령이 공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검수완박 졸속추진을 반대했던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13일 “당에서 결정한 사안이니 존중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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