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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일본 애니메이션인 '포켓몬스터'가 국내에 방영된 이후 출시된 일명 ‘포켓몬빵’은 1개월에 500만개가 팔리는 등 각종 신드롬을 낳았다. 최근 복고 마케팅의 일환으로 재출시됐는데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MZ세대가 포켓몬빵에 열광한다면 호두과자는 중·장년층 여행객들에게 추억의 먹거리다.
충청남도 천안하면 떠오르는 것은 천안삼거리와 호두과자다. 천안삼거리는 경상도·전라도·충청도를 연결하는 사통팔달의 교통 중심지다. 경부고속도로에 있는 천안삼거리 휴게소에서 판매한 호두과자는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과 함께 인기를 끌었다. 호두과자에 들어가는 호두가 인근 광덕산에서 많이 재배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의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전형적인 농촌지역에서 수도권 공장의 이전과 신도시 건설 덕분에 도농복합도시로 급성장한 천안시는 충남을 대표하는 도시다. 천안시의 자치행정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보수 정당이 우세한 정치 지형… 외지인 비중 높아져 선거 예측 애로
민선 1~7기 시장은 이근영·성무용·구본영·박상돈으로 1·2·3·4·5기와 7기 재·보궐선거는 보수 정당, 6·7기는 진보 정당에서 시장을 각각 배출했다. 1·2기 시장인 이근영은 관선으로 2대 공주시장, 11·14대 천안시장, 26대 금산군수를 지냈다. 전형적인 행정관료 출신이다.
3·4·5기 시장으로 당선된 성무용은 14대 국회의원이다. 6·7기 시장인 구본영은 7기 재임 중 사법처벌을 받고 시장직을 상실했다. 재·보궐선거에서 7기 시장으로 당선된 박상돈은 17·18대 국회의원으로 관선 22대 아산군수·7대 대천(보령)시장·7대 서산시장을 지냈다.
민선 7기 시장의 공약은 △스마트교통도시(22건) △새희망 미래도시(49건) △고품격 문화도시(29건) 등 3대 목표·8대 분야별 총 100건에 달한다. 시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전체 공약이행률은 57%로 낮은 편이다. 보궐선거로 당선된 것도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6·1 지방선거에 천안시장으로 출마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인물은 더불어민주당 8명, 국민의힘 5명, 무소속 1명 등이다. 민주당 소속은 황천순(6·7·8대 천안시의회 의원), 김영수(5·6·7대 천안시의회 의원), 이규희(20대 국회의원), 장기수(5·6대 천안시의회 의원), 이재관(전 대전광역시장 권한대행), 김연(10·11대 충청남도의회 의원), 한태선(전 청와대 행정관), 인치견(5·6·7·8대 천안시의회 의원) 등이다.
국민의힘은 엄금자(7대 충남도의회 의원), 정재출(전 진천군청 방역관), 유원희(전 천안예술의전당 관장), 도병수(법무법인청암 대표변호사), 권용태(전 한국시니어클럽협회 사무총장) 등이다. 무소속은 전옥균(전 일봉산지키기 주민투표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이다.
국회의원 지역구는 천안갑·천안을·천안병 3곳이다. 21대 국회의원은 천안갑 문진석(초선), 천안을 박완주(3선), 천안병 이정문(초선)이며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급격한 도시화로 외지인 비중이 높아지면서 선거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19·20·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박완주도 중앙정치에서 존재감은 미약하다.
재정자립도 37%로 낮음… 10년간 인구 증가세 지속
올해 예산은 2조5332억원으로 2021년 2조4278억원 대비 4.34%인 1054억원이 늘어났다. 일반회계 예산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사회복지 39.21% △수송·교통 7.54% △환경보호 6.75% △국토·지역개발 5.54% △산업·중소기업 3.74%이다. 2018년 이후 과학기술 관련 예산은 0%다.
반면에 양성평등정책추진사업 11개, 성별영향평가사업 32개, 자치단체 별도 추진사업 9개 등 총 52개 사업의 성인지 예산은 707억원에 달한다.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첨단 기술기업의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관련 예산은 전혀 편성하지 않은 셈이다.
올해 세입과목 개편 전 재정자립도는 37.4%로 2021년 세입과목 개편 전 재정자립도와 동일하다. 세입과목 개편 후 재정자립도는 올해 31.8%로 2021년 33.9% 대비 하락했다. 2019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은 24조1527억원으로 2015년 22조3485억원 대비 8.07% 증가했다. GRDP가 충청남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22.06%에서 2019년 21.28%로 하락했다.
2019년 사업체는 5만2993개이며 개인사업체가 전체의 77.90%인 4만1278개로 조사됐다. 회사법인은 8486개로 16.01%, 회사 이외 법인은 1410개로 2.66%, 비법인은 1819개로 3.43%를 각각 차지했다. 근로자 300명 이상을 고용한 사업체는 52개에 불과했다. 50명 이하를 고용한 영세사업체가 전체의 98.61%를 점유했다.
3월 말 기준 인구는 68만3500명으로 2010년 57만100명 대비 19.89% 증가했다. 2021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11.6%로 충남의 19.8%에 비해서 낮다. 2018년 기준 65세 이상 독거노인 비율은 25.57%다. 2017년 천안시 노년 부양비는 12.0%, 2022년 15.0%, 2030년 25.0%, 2037년 36.3%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시장이 업무상 배임·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2018년 시의회 의장이 사무국 직원들에게 송년회 불참 시 인사조치 하겠다는 단체 문자를 보내 비난을 받았다. 2021년 교육·승진·직무대리·조직개편·전보 등 대규모 인사를 단행해 보복·좌천 인사라는 논란이 일었다.
문화재보다 독립기념관이 유명… 특색 없는 지역 축제는 동네잔치
지역의 명소는 천안 12경이 있으며 천안삼거리·독립기념관·유관순열사사적지·각원사·광덕사·천안종합휴양관광지·천호지 등도 관광객에게 인기가 있다. 문화재는 국보 제7호 봉선홍경사 갈기비가 있고, 다수의 보물을 보유하고 있다. 문화재보다 독립기념관이 더 유명한 관광지다.
올해 행사·축제 관련 예산은 102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지역 축제인 천안흥타령춤축제는 춤경연·거리퍼레이드·국제민속춤대회 등으로 구성된다. 이외에 천안예술제·천안춤영화제·광덕호두축제·입장거봉포도축제·천안성환배축제 등이 있다. 축제는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특색이 없어 외지인이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없다.
지역 대학은 천안연암대·단국대 천안캠퍼스·호서대 천안캠퍼스·나사렛대·한국기술교육대·백석대·남서울대·글로벌사이버대 등이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버스로 통학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는 이점을 제외하면 대학의 학과 구성이나 인재육성 측면에서 특이점은 없다. 도시의 산업정책과 대학 운영 방향과의 연계성도 낮다.
회전문 인사의 폐해 해결 과제… 대학의 지역 인재 육성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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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오동훈] ⓒ스카이데일리 |
종합적으로 천안시의 자치행정을 평가하면 총 50점 만점에 16점으로 경기도 남양주시·의정부시·부천시와 같은 점수를 받았다. 18점인 화성시, 20점인 용인시, 22점인 성남시·수원시와 비교하면 낮았다. 천안시는 정치·문화가 각 2점, 경제·사회·기술은 각 4점을 획득했다.
정치는 관선시장 출신들이 지역 정치를 주도함에도 정치가 안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반영했다. 중앙정치에서 경력을 쌓은 국회의원이 시장에 선출돼도 큰 변화가 없었다. 후보자의 역량보다는 지명도에 맞춘 투표 성향도 나타나고 있다. 퇴물 정치인들이 소위 말하는 ‘회전문 인사’로 지역 정치를 장악한 결과다.
문화는 문화재를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지역의 인지도 제고나 관광객 유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연간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다양한 축제·행사를 개최하지만 경제 유발효과는 미미하다. 경제는 대규모 제조업체의 유치로 지역 경제가 호전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낮은 재정자립도, 높은 영세사업자의 비중 등이 부정적인 요인이다.
사회는 인구증가세가 유지되고 도시화로 성장잠재력이 확충되는 점은 우호적이다. 시장과 시의원의 권력남용, 다양한 유형의 부정부패는 해결해야 할 과제에 속한다. 기술은 다수의 대학이 있지만 우수 인재를 유치하거나 육성하고 있다는 뚜렷한 징후는 찾지 못해 보통으로 평가했다. 시의 산업정책과 대학의 운영방침 간 상호연계성이 낮다는 점도 감안했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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