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과다투여 의혹’ 제주 12개월 영아 사망… 경찰, 병원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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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제주대병원 ‘의료진 입건’… 투약 사고 조사중
적정량 ‘0.1㎎’ 약물의 50배 해당하는 ‘5㎎ 투약’ 의혹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4-28 15:03:07

▲ 제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28일 오전 제주대학교병원 내 사무실에서 '코로나19 감염 12개월 아이 사망'과 관련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제주에서 코로나19 입원 치료 중 숨진 12개월 영아 사망과 관련해 경찰이 28일 해당 병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치료 과정에서 병원 측의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사망과의 연관성을 수사중이다.

28일 제주경찰청과 제주도에 따르면 A양(1)은 지난달 1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같은 날 제주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입원 이틀 만인 12일 숨졌다. ‘사망진단서’에는 심근염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의사 소견이 적혔고 부검 등의 추가 조사는 없었다.

아이의 사망에 대해 의문을 품은 부모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의료 기록을 확인한 결과 치료 과정에서 일부 약물이 아이에게 과다 투약된 정황을 발견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부모가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병원 측은 당시 호흡곤란 증상이 있던 A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에피네프린을 투약했다.

부모 측 주장에 따르면 주사로 놓을 경우 적정량은 0.1㎎이지만 A양에게는 기준치보다 50배나 많은 5㎎이 투여돼 아이의 사망에 영향을 줬다. 아드레날린으로도 불리는 에피네프린은 심장박동수를 증가시키고 혈관을 수축시키며 공기가 드나드는 기관의 팽창을 유도하는 약물로 알려졌다.

▲ 강사윤 제주대병원 진료처장이 28일 오후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병원 2층 국제획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달 발생한 '12개월 영아 사망'과 관련한 병원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강 처장은 "유족분들에게 너무 큰 상처와 심려를 끼쳐 드린데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이에 제주대병원은 향후 진행되는 경찰 조사에 성심성의를 다해 임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경찰은 해당 약물이 과다 투약된 것으로 보고 과다 투약 여부가 아이의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28일 오전 해당 병원 총무과와 기록보관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료진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라며 “투약 사고가 환자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는지 살펴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제주대학교병원 측은 “영아 사망 후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투약사고 정황이 확인됐다”라며 “처방은 제대로 됐지만, 실제 투약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이후 관련 내용을 보호자 측에 먼저 알렸고, 면담도 진행했다”라며 “투약 오류가 환자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는지는 경찰 조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는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해당 병원에 대해 행정조치할 방침이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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