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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석집 논문 심사’ 등 논란에 휩싸인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자진 사퇴했다. 윤석열정부 내각 후보자 낙마는 김 후보자가 처음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에서 “국민 여러분께 사과와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 어떤 해명도 하지 않겠다. 모두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라며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마지막 봉사를 통해 돌려드리고 싶었지만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또 “저를 믿고 중책을 맡겨준 윤석열 당선인에게 죄송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오는 6일로 예정돼 있었다. 그는 ‘방석집 논문 심사’ 의혹이 터진 직후인 2일 밤 윤 당선인 측에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시절인 1999년 이른바 ‘방석집’에서 접대를 받으며 제자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한 정황이 있다. 국민의힘 인천 연수구청장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이성만 씨는 출마 직전인 지난 3월 ‘비교하지 마라, 하나뿐인 삶’이란 자서전을 냈다. 이 씨는 김 후보자의 첫 제자로 알려졌다.
이 씨는 ‘방석집에서의 논문심사’라는 부분에서 “나는 최종 논문심사를 광화문에 있는 한식집에서 했다. 일명 ‘방석집’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며 “자리마다 두툼한 고급스런 방석이 깔려 있어 그런 별칭이 붙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적었다.
이 씨에 의하면 ‘방석집’은 지도교수였던 김 후보자 승낙을 거쳐 장소로 낙점됐다. 이 씨는 “마담은 논문심사를 위해 특별한 준비를 해주겠다고 했다. 그 특별준비라는 것이 조용한 방과 맛있는 음식이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심사 당일 주인마담의 정성이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고 적었다. 또 “논문심사가 통과로 발표되자 아가씨들과 마담도 마치 자신들 일인 양 기뻐하며 자리를 옮긴 무교동 선술집에서 새벽 3시가 되도록 함께 축하해줬다”며 “워낙 재미있게 치렀던 뒤풀이였던지라 지금도 한국외대에선 회자하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이 외에 부인과 두 자녀가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미국 대학에서 일하거나 공부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였다. 김 후보자가 한국 풀브라이트 동문회장으로 재임한 시기(2012∼2015년)와 한미교육문화재단 감사를 맡은 시기(2014∼2018년)가 자녀들 장학생 선발 시기와 겹친다는 점에서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외대 총장 재직 시절 대기업 사외이사를 겸직한 것을 두고 ‘셀프허가’라는 주장도 나왔다. 뿐만 아니라 한국외대 총장 및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시절 법인카드를 ‘쪼개기 결제’했다는 의혹, 성폭력 교수를 옹호했다는 의혹 등도 불거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사퇴 목소리가 일었다.
김 후보자가 사퇴함에 따라 후임으로 그와 함께 검증대상에 올랐던 정철영 서울대 농산업교육과 교수,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우선 검토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정 교수는 윤 당선인의 대선 출마 때부터 정책자문단에 합류해 교육 공약 마련에 핵심 역할을 했다. 최 교수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대선후보 시절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김 후보자 사퇴 불똥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게로도 튀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3일 열린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가 사퇴했다. 최초로 임명제청권을 행사했다고 직접 사인한 문서를 들고 자랑하셨는데 소감이 어떤가”라고 물었다.
한 후보자는 “상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상세한 검증에 현실적 제약이 있어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고개 숙였다. 강 의원은 “그 정도가 다냐”며 “김 후보자 같은 교수를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제청하고 자랑했던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지 않나. 후보자로서 제대로 제청권을 행사한 것 맞나”고 재차 몰아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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