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국제공항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스카이&땅

[스카이&땅]

김포국제공항

조정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30 09:23:16

“밤이 피는 김포공항 비가 내리고/ 시간은 자꾸 가는데/ 떠나갈 그 사람 너무나 아쉬워/ 한 마디 말도 못하네/ 빗물에 어리는 그 옛날 추억에/ 보내기 싫지만 떠나갈 그 사람/ 공항은 슬퍼.” 1970년대 활약한 쌍둥이 인기가수 바니걸스(토끼소녀)의 ‘김포공항’ 가사다.

비행기 타기가 어렵던 시절 김포국제공항은 늘 눈물 바다였다. 가족 중 한 명이 외국으로 떠나기 위해 김포공항에 가면 일가친척 등 수십 명이 우르르 찾아가 배웅을 해줬다. 신혼여행 떠나는 신랑·신부를 송별하는 곳도 공항 맞이방이었다. 귀국할 때도 마찬가지. 떠날 땐 섭섭해서 울고, 다시 만날 때는 반가워서 울고…. 그래서 각종 문학작품이나 영화·드라마 속에서 공항 장면은 이별·떠남·도피·이민·사라짐의 상징이다.

김포공항은 일제강점기 시절인 1939년 일본군 육군 항공대의 비행 훈련장으로 개장했다. 경성신공항으로 불렸다. 광복 직후엔 미군 비행장으로 쓰였으나 6·25 전쟁 와중에 북한 수중에 두 번이나 빼앗기는 수모를 당한 끝에 인천상륙작전으로 탈환했다. 김포공항의 행정구역은 원래 이름처럼 경기도 김포군 양서면이었으나 1963년 서울시 강서구로 편입됐다. 1954년 정식 공항으로 개항했고, 1958년 여의도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흡수해 국제공항으로 우뚝 섰다.

2004년과 2014년 서울시에서 공항 명칭을 ‘서울공항’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경기도 성남시에 군(軍) 공항인 서울공항이 있어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이유로 번번이 좌절됐다. 공항 이름을 바꾸려면 국제기구와도 협의해야 한다. 그런데 느닷없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인천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가 김포공항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워 시끌시끌하다.

1970년대 김포에서 인천시로 행정구역이 편입된 계양구 상야동은 김포공항 활주로의 한 귀퉁이를 주소지로 두고 있다. 항공기 이착륙과 소음으로 생활권에 지장을 받는 공항 인근 주민에겐 희소식일 수 있지만, 지근거리에 있는 김포공항을 이용하는 2000만명이 넘는 수도권 국민과 관광산업으로 먹고 사는 제주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인사와 6·1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발끈하고 나섰다. 벌집을 건든 셈이다. 김포공항은 밤 11시 이후부터 새벽 6시까지는 커퓨타임이 적용돼 항공기 이착륙을 금지하고 있다.

▲ 북적거리는 김포국제공항. 코로나19 거리두기와 해외여행 제한이 풀리자 사람들은 가장 먼저 공항으로 달려갔다. [뉴시스]

조정진 기자 jjj@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시대의 금기를 깨는 정론지 스카이데일리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초대, 할인 혜택 등을 드립니다.

매월 5만 원 이상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 신문과
스카이데일리가 발행하는 최신 단행본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