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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이 현직일 때인 1999년 7월12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덕수궁 앞에서 승용차를 몰던 김현철(31) 씨가 정차 중이던 김대중(27) 씨의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경찰서에 간 두 김 씨는 깜짝 놀랐다. 교통사고 조사계 경찰관 이름이 김영삼(30)이었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 부자와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가진 사람이 교통사고에 얽혀 경찰서에서 만난 기막힌 우연이다.
이렇듯 이름과 얽힌 우연은 숱하게 많다. 6·1 지방선거에서도 후보자 간 혹은 유명인과 성과 이름이 똑같은 동명이인(同名異人)이 많아 화제다. 특히 서울 구로구의회 의원 마선거구에는 같은 이름을 가진 후보 2명이 출마해 눈길을 끌었다.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가 모두 ‘김철수’여서 유권자들은 혼선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충청북도 진천군의원 가선거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인천 계양을 이재명 후보의 대선 모토였던 ‘이재명은 합니다’를 사용해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 운동 중에 개명하라는 말을 들었다는 이재명 군의원은 “내가 이재명 의원보다 한 살 많으니 개명은 그쪽에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동명이인인 후보 세 명은 이번 선거에서 모두 당선됐다. 인천 미추홀구 제2선거구에서 시·도의회의원으로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 전북 익산시 제1선거구 시·도의회의원에 나선 후보, 현 교육감을 당당히 누르고 당선된 전남 교육감 등이 그들이다. 오랫동안 조선일보 주필로 있으면서 김대중정부를 비판적으로 견제한 김대중 고문도 김 전 대통령과 한자까지 똑같은 동명이인이다.
2010년 6·2 지방선거 때는 박정희·김대중·김영삼 후보가 출마해 희비가 엇갈렸다. 충북 청원군의회 한나라당 박정희 후보와 전북 정읍선거구 도의원 후보 김대중, 익산시의원 후보 김대중은 당당히 당선된 반면 강원 원주시의원 선거에 나선 국민참여당 김영삼 후보는 낙선했다.
2014년 6·4 지방선거 때는 경북 김천시의원 새누리당 비례대표 박근혜 후보와 전북 익산에서 도의원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김대중 후보, 충남 서산의 새누리당 김종필 도의원 후보는 당선됐고 내란음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과 동명이인인 새누리당 도봉구청장 후보는 낙선했다. 조정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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