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칼럼] 박상학 피습, 남북이 뭉친 적색테러 신호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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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8-23 09:22:28

10만 인파가 모인 광복절 국민대회 현장에서 터진 테러 사건은 지금 생각해도 어질어질하다. 탈북인 출신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쇠파이프를 든 50대 남성 이모 씨로부터 하마터면 맞아 죽을 뻔했다. 테러범은 연설 대기 중인 박 대표의 뒷통수를 겨냥해 “네 이놈 죽어라!”라는 외침과 함께 길이 1.3m의 쇠파이프로 내리쳤다.

박 대표는 엉겹결에 오른손으로 쇠파이프를 막아 최악의 사태를 피했지만, 벌건 대낮의 광화문 테러란 당혹스럽다. 더욱이 박 대표는 신변보호 대상자라서 경찰 8명의 보호를 받는다. 그걸 뚫고 발생한 테러라면 보통 일이 아니다. 정말 곤혹스러운 건 그 뒤에 벌어진 상황이다. 이후 일주일, 그 사건을 이 나라의 언론은 내처 쉬쉬한다. 몇몇 유튜브와 스카이데일리와 월간조선·뉴데일리·자유일보 등 극소수 매체의 보도가 전부다.

오죽하면 골절상을 입고 환자복 차림을 한 박상학 대표와 북한인권 관계자들이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을까. 그래서 묻는다. 언론노조가 장악한 이 나라 언론에 이 사건은 보도할 가치가 없는가. 말도 아니다. 전에 없던 정치테러 냄새가 물씬하다. 경찰에 따르면 테러범은 종북·좌파 운동권인 한총련 출신이고, A4용지 한 장에 테러 이유서까지 준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은 단순 상해(傷害)사건일 리 없다. 남과 북 좌익세력이 연동된 적색테러의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 경찰 조사를 더 기다려 봐야겠지만 평양 지령이 먼저이고 서울 주사파가 손바닥을 마주친 그런 구조는 아닐까. 기막힌 건 이런 인과관계를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다. 더 큰 배경은 사건 5일 전 북한 김여정이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단체의 박멸을 공언한 대목이다. 그게 테러 시작의 신호탄이었다.

더욱이 박 대표는 저들에게 철천지원수다. 2년 전 문재인과 민주당이 총동원돼 만들었던 김여정하명법, 즉 대북전단금지법도 박 대표가 풍선과 드론으로 날린 전단이 시발점이었다. 그것에 겁먹고 열 받은 김정은·김여정이 ‘남한 동지들’에게 요청해서 부랴부랴 진행했던 사안이 그 법안의 핵심이다. 그런 이유로 이번 테러에 남과 북이 연동됐다고 보는 건 합리적 추론이다.

또 있다. 북한은 2012년, 2014년 각각 간첩을 내려 보내 독침과 권총 공격 등 박 대표에 대한 테러를 자행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그렇다면 바짝 독이 오른 ‘평양 것들’이 남한 주사파 일당에 용역을 준 청부테러가 이번 사건이다. 만일 수사 당국이 김정은·김여정과 테러범 사이의 직접적 지령수수 관계를 밝혀낸다면, 이 사건은 건국 이래 초유의 대형 적색테러가 된다는 게 내 판단이다. 그런데도 이 나라 언론이 침묵하는 건 무슨 뜻일까?

그게 문제다. 지금 이 나라는 피아(彼我) 식별조차 불가능한 자살 국가의 전형이다. 그건 나름의 족보가 있다. 20세기 자살 국가 제1호는 1975년에 패망한 월남이었다. 당시 월남은 어땠을까. 패망 직전의 대선에서 당시 붉으죽죽한 야당 후보 쭝딘쥬는 “나는 민족주의자이며 동시에 평화주의자”라고 입에 발린 말을 한 것으로 악명 높다.

그렇게 유권자를 속인 그는 2위 득표에 성공했다. 물론 그는 나중에 간첩으로 확인됐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 수준을 웃돈다. 간첩보다 더한 간첩 같다는 문재인은 대통령 재임 5년을 다 마치고 느긋한 은퇴 생활을 즐기고 있지 아니한가. 결정적으로 이번 사건 테러범은 범주사파 세력이다. 지금 남한 주사파는 월남 베트콩을 뺨친다. 베트콩의 정식명칭은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으로 그들은 월남 내부에서 준동했던 도농(都農) 게릴라 세력이었다.

그 베트콩이 날뛰며 저지르는 적색테러 때문에 월남 지식인과 언론은 공포에 질려 입도 벙끗 못했다. 그러다가 월남은 폭망했다. 그때 월남과 지금의 대한민국은 좀 다르다고? 그거야말로 거대한 착시다. 쉽게 말하자. 박 대표에 대한 테러가 자행되던 국민대회는 주사파 척결이 목표였는데, 주사파 테러범은 대담하게도 그 복판에 뛰어들어 쇠파이프를 휘둘렀다.

대한민국이 볼 장 다 봤다는 뜻이 아닐까. 더구나 월남 베트콩과 달리 대한민국 내의 반미 돌격대인 민주노총·전교조 등은 합법과 제도권의 옷을 입고 있다. 게다가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은 내 눈엔 평양 조선로동당의 형제당이다. 그걸 감지한 박 대표는 이런 명언을 남겼다. “한강물을 먹은 토착 빨갱이가 평양 대동강 물을 먹은 공산주의자들보다 더하다.”

새삼 강조하지만 이번 사건은 남한의 토착 적색세력과 북한 공산주의자 사이의 연대를 보여 준다. 그래서 불길하다. 이참에 박 대표 테러에 입 닫고 있는 이 나라 언론과 정치권을 직무유기 혐의로 몽땅 고발한다. 바보야, 당신들이 정말 이 나라의 암적 존재이거든? 그래서 고민이다. 나도 이참에 삼단봉·호루라기·가스총 등 호신용 3종 세트를 구비할까? 으스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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