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구청장 표지석 훼손한 인천 남동구청 공무원들 피소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사건·사고

고발인들 “공무원 불법 행위는 구청장 책임” 지적
“전 구청장 이름 지우기는 비열한 행위” 사과 촉구

김양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24 06:24:10

▲ 인천 남동구 주민 2명은 전임 구청장의 기념식수 표지석을 고의로 훼손한 혐의로 남동구청 공무원들을 남동경찰서에 고발했다. [출처=인천 남동경찰서]

인천시 남동구청의 직권남용과 비열한 행정이 지탄을 받고 있다.

지역 기록물이자 역사가 담긴 만수산무장애길 준공 기념식수 표지석을 훼손한 공원녹지과장 등 공무원들이 24일 주민 2명에게 남동경찰서에 고발당했다.

고발인 A씨와 B씨 등 구민 2명은 “만수산을 평소 애용하는 구민으로서 민선 7기 이강호 전 남동구청장 재임 당시 만수산무장애길은 방문객 산행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서 준공했다”며 “이를 기념하는 정상에 세워진 기록물은 지역의 역사”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주민의 세금이 투입된 만수산무장애길 기념식수 표지석을 공무원 맘대로 훼손한 건 범죄”라며 “임애숙 전 남동구의회 의장 표지석은 그냥 놔두고 이 전 구청장 표지석만 뽑아버리고 사과도 해명도 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으니 수사기관에서라도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스카이데일리 보도를 접한 이 전 구청장 지지자들과 주민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병래 후보와 경쟁해 박빙의 차이로 당선된 국민의힘 소속 박종효 남동구청장은 지금이라도 공식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표지석 훼손 논란이 일자 남동구청 공원녹지과는 등산객이 훼손시킨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처음엔 ‘만수산 아래서 비가 오는 날 표지석을 찾았다’고 했다”며 “이는 공직자들의 쇼로 구민을 두 번 기망하는 일”이라고 더욱 분개했다. 이어 “구청 공무원은 구청장의 대리자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만수산무장애길 표지석 실종 사태로 이 전 구청장의 이름 지우기가 시작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또 청사내부 1층 로비 준공 표지석도 사라진 사실이 확인돼 구민은 또 한 번의 충격을 겪었다.

어떤 의도로 이런 참담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됐는지 구민은 그냥 “황당할 뿐”이라고 막가는 행정을 비난하고 있다.

당사자인 이 전 구청장도 논란이 일자 불쾌한 속내를 내비췄다.

그는 “윗선의 사주가 없다면 수동적인 간부 공무원이 스스로 전 구청장 이름을 새긴 표지석을 없애는 행위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현 구청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공원녹지과는 6·1 지방선거 때도 국민의힘 광역의원 후보 사무소 앞을 가린 가로수 가지를 전부 베어 편리를 제공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당시 민주당 시의원 후보들의 사무소 인근 가로수는 그냥 두었었다.

민주당 시의원 후보였던 C씨는 “공무원이 정치에 개입해서야 되겠느냐”고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남동구청 집행부는 사고를 친 해당 부서장 등의 징계처분이나 직위해제 같은 후속조치를 전혀 하지 않고 있어 현 구청장의 ‘제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상위 단체의 직무 감사나 행정 감사가 필요한 이유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무리 기초단체장인 구청장이 바뀌었어도 ‘상도의’라는 게 있다”며 “구청장이 버티기로 가더라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는 못한다. 기록물 훼손은 작은 범죄가 아니다. 수사기관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양훈 기자 y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시대의 금기를 깨는 정론지 스카이데일리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초대, 할인 혜택 등을 드립니다.

매월 5만 원 이상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 신문과
스카이데일리가 발행하는 최신 단행본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