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문화재단은 왜 설립 때부터 시끄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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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애초 설립 명분 불분명… 관리공단 주요 업무만 이관
대표·상임이사 등 정치권 인사 줄줄이 ‘낙하산’ 임명
소래포구 축제·소래아트홀 관리권 다시 공단에 돌려주길

김양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07 23:20:59

적자 기초자치단체 인천 남동구청의 구정 운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혹시나 기초단체장이 바뀌면 달라질까 하고 기대감을 가졌지만 남동문화재단이란 구청 사업은 전문성이 없어도 된다는 박종효 남동구청장에 대해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 구청장은 취임 직후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소통의 아이콘, 남동구민과 친구가 되겠다”고 밝혀 일말의 희망을 걸었었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 확인된 결과 “헛소리에 불과한 정치인의 구민 기망”이란 의견과 “불통의 정치인”이란 평가가 대세다.

구민은 이번 남동문화재단 이사 선임을 두고 외부인사를 감축하는 자구 노력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맞는 외부 인사를 선임되는 구태를 선보였다. 예산이 턱없이 부족함에도 구청장 자신의 공약 사업을 지키고 선거 공신을 챙기기 위해 예산권과 인사권을 남용했다는 냉혹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남동문화재단 대표·상임이사·비상임 선임을 두고 주민 여론은 그다지 좋지 않다. 민선8기에서는 자구 노력을 통해 혈세를 아낄 것이란 희망은 아예 사라졌다. 3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재단부터 해체시킬 것이란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김재열(75) 남동문화재단 신임 대표이사는 6·1 지방선거에서는 유정복 인천시장선대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인사다. 결국 선거 공신의 논공행상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적 줄이 없거나 같은 논파가 아니면 소용이 없다는 것, 무늬는 공개적 선임이지만 실제 예술계의 참신한 중립적 인사가 임명되기는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남동문화재단 상임·비상임 이사들의 약력은 선임 과정 때 일제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다. 내정이 되고도 김00, 이00 이사라는 여론을 보면 어떤 인물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속칭 그들만의 리그전을 만든 셈이다.

전임 구청장 시절, 남동문화재단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이미 남동문화원이 존재하고 있었지만 무리하게 재단이 설립됐다. 오랫동안 지역 예술계를 이끌던 남동문화원이 있는데 왜 재단을 또 설립하느냐는 소리가 나왔다. 매년 직원 월급 등 수십억원 재원이 필요한 남동문화재단의 운영은 주민의 혈세가 사용된다.

기초단체 보수정권이 들어와도 적자도시 탈피는 강 건너 불구경 꼴이 되어 버렸다. 구청 사업을 도와달라는 남동구 간부의 말에 남동구 출신 인천시의원은 “자구책부터 시행하라”며 따끔한 지적을 했다. 그런데 긴축 노력은커녕 더 적자도시 만드는데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딱하다. 따라서 어떤 구청장이 들어와도 제 식구 챙기기에는 변함이 없음만 확인한 꼴이 됐다. 주민의 혈세는 구청장의 성향에 따라 주머니 속 쌈지 돈으로 전락되어 버리고 만다.

남동도시관리공단이 운영하던 소래아트홀과 소래축제 등을 재단으로 이관한 것은 민선 7기 남동구의회 책임이다. 최우수 기관이었던 공단이 꼴찌공단이 된 것은 그 만큼 정치인들의 잘못된 판단이 원인이었음이 확인됐다. 그래서 구민은 혈세 낭비와 배신 행위에 대한 자성을 촉구하는 것이다.

공단 직원들은 알짜배기 사업이 대거 재단으로 이관되자 사기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54만 남동구민의 시설관리를 책임지는 사업이 졸지에 이관되자 공단은 할 일이 없는 공단으로 전락되고 말았다고 자조하고 있다.

익명을 강조한 한 공단 직원은 “월급을 주기도 어려운 실정이 됐다”고 자조했다. 실제 큰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남동문화재단 설립 때 뒷말이 많이 돌았다. 애초 재단 설립 이유가 석연치 않았다는 지적이다. 정치적 힘을 키우려는 게 목적이 아니냐는 소리도 나왔다. 그래서인지 민선 7기 때는 재단 대표이사를 임명하지 않았다.

박 구청장은 이런 문제를 몰랐을까. 몰랐다면 남동구 사정을 잘 모르는 무능한 구청장이 뽑힌 것이다. 기초단체 정권이 바뀌면 적자도시를 탈피하기 위해 자구책으로 재단은 사라질 것이란 여론은 지배적이었다. 이런 여론을 뒤로한 채 박 구청장이 들어와 보수 인사들로 임원진이 채워지자 한 술 더 뜨는 끼리끼리 제식구 챙기기라는 비판이 만만찮다.

남동구가 1일 ‘재단법인 남동문화재단 임원 합격자 공고’를 내고 대표이사 1명, 비상임이사 12명, 비상임감사 2명 등 모두 15명의 임원을 최종 확정했다. 신임 대표의 이미지는 후학 양성에나 어울릴 원로다. 남동구는 올드보이 인사들의 노인회관이 되어가고 있다는 비아냥을 받을 만하다.

한편 남동구 일각에선 “남동문화재단에 특혜를 주어 사업을 확장시킬 것이 아니라 소래포구 축제와 소래아트홀 관리권을 다시 공단으로 이관시키는 원상회복 조치가 선제적으로 나오길 기대한 게 민망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동문화원과 남동문화재단은 같은 부류의 단체인데 남동구란 집에서 한 지붕 아래 두 단체가 왜 필요한지 당위성에 대한 해명을 박 구청장이 설명하지 않으면 기존 구청장과 뭐가 다른 구청장이냐고 향후 주민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양훈 기자 y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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