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기업이 탄소 중립 해결 주체돼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경영·CEO

대한상의, ‘제3회 탄소중립과 에너지정책 세미나’ 개최
최 회장 “배출권거래제 종합 비용 예상 가능해야 투자”
“기업 재생에너지 구매 부담 낮추고 인센티브 늘려야”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14 18:08:16

▲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제3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기후위기 문제를 풀어나가는 주체가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제도나 환경을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적잖은 사람들이 기후 위기의 원인 제공자가 기업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기업 탓으로 돌려버리면 기업들은 수비적으로 기후위기를 접근하려고 할 것이어서 ‘당근과 채찍’을 활용해 기업들이 탄소감축 등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제3회 탄소중립과 에너지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참석했고, 정부 관계자, 기업, 학계 등 각계 주요인사 200여명이 참석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RE100, 순환경제 정책 등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갔다.

최 회장은 “시장에서 탄소감축 성과에 필요한 보상이 충분히 주어져야 역량 있는 기업들이 좀 더 탄소감축에 기여할 것”이라며 “탄소 배출권거래제가 8년 가까이 시행되면서 정착되고 있지만 탄소중립을 위해 기업은 생산 및 운영시스템을 저탄소 배출구조로 혁신적인 전환을 하도록 해야 하는데 배출권 제도가 그 정도의 유인책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탄소배출권거래제는 정부가 연단위로 탄소 배출권을 할당해 할당범위 내에서 배출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여분 또는 부족분의 배출권은 사업장 간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다.

이어 최 회장은 “단기적 가격 배출권 거래가 그 해에 높아지면 대책을 세우려 하겠지만, 가격이 낮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은 탄소 배출 규모를 줄이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종합적인 비용이 예상 가능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기후위기는 먼 미래 문제가 아닌 지금 닥쳐온 현실”이라며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인 탄소중립을 전 세계 130여개 국가가 참여하는 글로벌 스탠다드로 재편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의 탄소중립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한 장관은 “정부 또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탄소중립을 이행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를 고도화해 탄소를 잘 줄이는 기업이 시장에서 유리하도록 하고 대응 기금 등 재정적 지원을 통해 기업들이 온실가스를 줄여 나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진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에 나선 이창운 한국환경연구원장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세계 탄소중립 투자 규모가 2030년 5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탄소중립은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서는 배출권거래시장과 전력시장을 정상화시켜 적정한 탄소가격과 전기요금을 통해 사회 전체의 탄소감축, 전기절약, 탄소중립 기술 확산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오형나 경희대 국제학부 교수는 현행 배출권거래제가 배출권 가격이 낮은 데다 변동성이 크고 거래량이 빈약한 수준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투자에 손익을 따지기 어려운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이어 “배출권거래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비용효과적인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감축목표를 반영해 배출상한을 설정하면서도 감축투자에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부담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보조금, 투자세액공제 등 인센티브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두 번째 발표에 나선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의 탈탄소화에 주력하고 있고, 협력사에도 재생에너지 100% 전환 캠페인인 RE100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RE100이행 여건이 불리한 편으로 특히 재생에너지 가격이 비싸고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도(RPS)와 기업 전력구매계약(PPA)이 경쟁적 관계”라고 지적했다. 이에 구매 부담 완화를 위해 해외 사례를 참고해 각종 지원제도와 함께 재생에너지 거래 기반과 관련 규범, 계약 시장 등이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진혁 산업통상자원부 재생에너지정책관은 “국내 기업의 RE100 이행여건이 어려운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필요한 재생에너지 사용물량이 부족하지 않도록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 RE100용 발전사업 촉진, 원활한 재생에너지 거래기반 마련 등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