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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마약 관련 뉴스들을 접할 수 있다. 특히 유명 작곡가 돈스파이크의 마약 범죄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에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약 밀반입과 이에 따른 마약 범죄 역시 날로 증가하는 상황이어서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까지 언급하고 나설 정도다. 전문가들은 마약 범죄를 전담할 컨트롤 타워로 ‘마약청’ 등의 부서 신설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마약 범죄 급증… 해외서 대규모 마약밀수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혀
유명 작곡가 돈스파이크가 필로폰 투약 및 소지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 사회의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실제로 최근 들어 마약 범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마약류 사범은 2015년 1만1916명이던 것이 2017년에는 1만4123명으로 늘었다. 이후 2019년에는 1만6044명, 2021년에는 1만6153명까지 늘어났다.
이에 더해 연령별로는 10·20대 젊은 마약사범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최영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를 통해 제출받은 ‘마약사범 연령별 현황’에 따르면 10대 마약사범은 지난 2017년(119명) 대비 지난해(450명) 3.8배로 껑충 뛰었으며, 동일 기간 20대는 2112명에서 5077명으로 2.4배로 늘었다. 특히 연령대 중 10대 마약사범의 증가세가 가장 높게 나타나 마약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의 마약 범죄 역시 최근 4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마약 범죄 규모는 2018년 596명, 2019년 1072명, 2020년 1428명, 2021년 1606명으로 집계됐다. 3년 만에 약 2.69배 증가한 수치다.
전체 범죄 중 마약 범죄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18년 1.71%이던 것이 2019년에는 2.73%, 2020년 3.65%, 2021년 4.95%로 확대 추세였다.
우리 사회에서 전방위적인 마약 범죄의 증가와 관련해서 코로나19 이후 팬데믹 상황 장기화, 온라인 마약거래 증가 등의 환경변화와 이에 따른 밀수 경로의 다변화와 국제 마약조직에 의해 밀반입되는 대규모 마약밀수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태국에서 들어오는 마약의 규모가 급증하고 있어 주목된다. 2021년 관세청이 적발한 필로폰 밀수 현황에 따르면 79건(전체 64%)이 동남아에서 들어온 것이었는데, 이 가운데 60건은 태국을 경유한 것으로 총 41kg이나 적발됐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태국발 마약 유통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9월 현지 세관과 합동으로 마약 밀수 검거작전을 벌여 국내로 반입하려던 필로폰 22kg과 야바 21만정 등을 압수하기도 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태국발 마약류들을 불법체류자의 차명 주소로 국제우편을 통해 반입하려다 적발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마약 범죄는 특성상 재범률 또한 상당히 높다. 이 재범률 역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역시 문제로 지적 되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9년 마약사범으로 검거된 사람 중 재범 인 사람은 5710명이다. 2018년 4622명이었던 것에 비해 23.5%가 늘었다. 2020년에는 5933명으로 2018년 대비 28.3%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연도별 재범률을 보면 2018년, 36.6%(전체사범 1만2613명 중 4622명)로 정점을 찍고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35.6%(전체사범 1만6044명 중 5710명), 32.9%(전체사범 1만8050명 중 5933명)로 하향 곡선을 보이더니 2021년 들어 다시 36.6%(전체사범 1만6153명 중 5916명)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내 1호 ‘마약범죄 전문 수사관’으로 알려진 김석환 성남중원경찰서 형사과장은 “마약 수사를 20년 가까이 하면서 나한테 서너 번 잡힌 사람도 수두룩하다”며 “마약류를 상습 투약해 복역한 이들이 출소하면 마중나간 공범들이 고생했다고 마약을 다시 주는 일이 있을 정도”라며 마약 범죄의 높은 재범률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정부, 검경·국정원 등 모여 정부 차원 합동 수사단 구성하는 ‘마약과의 전쟁’ 준비 중
이같이 마약에 대한 사회문제가 커지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팔을 걷어부쳤다. 특히 대통령실은 사회에서 날로 커지는 마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이른바 ‘마약과 전쟁’을 언급하며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나섰다.
17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마약과 전쟁을 빠른 속도로 준비하고 있다”며 “이건 단순한 민생 수사가 아니다. 나라가 국민을 지키는 차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른 핵심 참모도 “윤석열 대통령도 마약 문제의 심각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 최고 수위로 강도 높게 퇴치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통령실과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른바 ‘마약과 전쟁’은 검찰과 경찰을 중심으로 국가정보원, 관세청 등 유관기관이 함께 하는 범정부 차원의 합동수사단을 구성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수사당국은 중점 단속지역에서 마약의 국내 유입경로를 차단하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아래 서울과 부산·인천을 1순위로 꼽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검찰은 이미 해외 공급망을 일망타진하기 위한 기초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역시 취임사에서 “마약사범의 뿌리를 뽑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6일 한덕수 국무총리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모두 발언을 통해 사회에서 번져가고 있는 마약 범죄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한 총리는 “한국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마약 청정국으로 불렸지만, 인터넷 발전과 국제택배 증가 등에 편승해 마약 유통이 확산됨에 따라 지위가 훼손되고 있다”며 “마약범죄에 대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미국 마약단속국(DEA)처럼 마약 수사를 전담으로 하는 청을 신설해 공급망 차단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한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팀장은 “우리나라 마약 수요는 비대면을 통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공급만을 차단할 수 있는 단속이 약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이어 “마약청과 같은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다만 마약에 대한 통제와 예방교육 시스템, 치료와 재활 시스템 등이 종합적으로 마련돼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 경로가 차단돼야 국내 수요로 풀리는 마약이 줄어들 수 있는데, 검경을 포함한 관세청·국정원의 유기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며 “각 기관이 각자 역할을 수행하는 식으로는 마약을 근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마약청 등 마약 관련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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