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發 플랫폼 압박 ‘일파만파’… ‘규제의 칼’ 빼든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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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 마련 중… 카카오T ‘갑질’ 조사
‘카카오 먹통 사태’에 규제 속도 붙어… 자사우대·끼워팔기 제재
공정위, 카카오T ‘콜 차단’ 조사… ‘콜 몰아주기’ 심의 후 제재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20 14:55:37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정부가 카카오 등 플랫폼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나섰다. 그간 진행이 더뎠던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관련 규제 방안을 마련하는데 가속이 붙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콜(승객 호출) 몰아주기’ 의혹 등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조사도 병행키로 하는 등 정부가 본격적으로 ‘규제의 칼’을 휘두를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적지위 남용행위 및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을 올해 내로 마련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침은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경쟁제한 행위의 심사 기준을 구체화해 독과점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방지가 주요 골자다. 세부적으로 초기에 다수의 이용자를 선점한 플랫폼에 더 많은 이용자가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점과 시장 진입장벽이 강화돼 경쟁제한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특히 카카오톡과 같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광고노출, 개인정보 수집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무료 플랫폼 사업자도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공정위는 경쟁 온라인 플랫폼 이용을 직·간접적으로 방해하는 행위인 ‘멀티호밍’과 거래 조건을 다른 유통채널보다 유리하게 적용하도록 요구하는 ‘최혜대우’ 등이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독점력을 유지·강화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이같은 내용도 법 위반 행위에 포함시켰다. 또한 자사우대, 끼워팔기 등 플랫폼 시장 독점을 지렛대로 연관시장까지 독점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서도 규제하기로 했다.

그간 심사지침은 올해 1월 초 행정예고 이후 20일이 흘러 예고가 끝났음에도 대통령 선거, 공정위원장 인선 등 여러 이슈와 얽히며 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15일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이번 사태 때문에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연관 서비스 전반이 멈춰서면서 택시업계, 자영업자 등 적잖은 국민이 피해를 입은데다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 구조가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심사지침 제정에 더욱 가속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카카오 사태와 관련해 “독·과점으로 시장이 왜곡된다면 국민 이익을 위해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 19일 사퇴한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가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아울러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 시장감시국은 지난해 9월30일 일반택시에 제공되는 카카오T의 승객 호출(콜)을 막는 이른바 ‘콜 차단’ 의혹 신고를 접수하고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는 타다·우티 등 타 플랫폼 가맹 택시에 카카오T 앱 호출을 차단하고, 카카오T를 통한 콜을 받으려면 제휴를 맺고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도록 한 의혹이기도 하다. 공정위가 이 같은 ‘콜 차단’ 행위를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갑질’ 행위로 판단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게다가 지난해 초 신고된 카카오T블루 등 가맹택시에 카카오모빌리티가 콜을 몰아줬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올해 4월 말 안건상정을 했고, 공정위 심의를 통해 법 위반여부 및 제재 수준을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카카오T를 둘러싼 소비자 피해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이 20일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약 4년 10개월 간 접수된 카카오T 피해구제 신청은 132건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가운데 57건만 배상이나 환급 등 구제가 이뤄진 반면, 51건은 피해 관련 정보 제공·소비자 상담을 진행하는데 그쳤다. 이밖에 15건은 분쟁 조절 절차로 넘어가거나 취하·중지(5건), 처리 불가(2건), 처리 중(2건) 등으로 나타나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로 카카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다분한 가운데 피해구제 신청은 2018년 17건, 2019년 19건, 2020년 12건, 지난해 20건 수준에 불과했지만 올해 1~10월간 피해구제 신청이 64건으로 늘어나 소비자 피해가 빈번해지는 만큼 이번 사태로 카카오에 실망하고 상처를 입은 민심과 여론을 회복하는데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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