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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 지명인 마산은 노산 이은상의 가곡 ‘가고파’의 고향이다. 이은상이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바다’로 그린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만은 1970년대 마산수출자유지역 개발을 시작한 이후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았다.
급기야 지난달 30일부터 마산만 내에서 정어리가 집단 폐사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200t이 넘는 양이 수거됐다. 수산과학원은 폐사의 원인으로 ‘산소 부족’을 지목했다. 이른바 빈산소수괴(산소 부족 물 덩어리)로 해양생태계가 파괴되며 어민 피해가 늘어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010년 창원시·마산시·진해시가 창원시로 통합됐다. 통합시의 명칭은 역사나 인지도 측면에서 보면 마산시로 결정해야 했지만 정치·경제적으로 주도권을 쥔 창원시로 귀결됐다. 인구가 100만을 넘어 1월부터 지방자치법에 따라 창원특례시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창원시는 우수 제조업체가 밀집해 있으며 경남의 정치·경제·사회·기술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창원시의 자치행정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보수 정당의 텃밭이지만 진보 불씨 존재
민선1~8기 시장은 공민배·배한성·박완수·안상수·허성무·홍남표다. 1기 시장은 무소속, 2·3·3기 재보선·4·5·6·8기 시장은 보수 정당, 7기 시장은 진보 정당에서 각각 차지했다. 1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공민배는 2기에 보수 정당으로 갈아탔다.
3기 배한성은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2004년 시장직을 상실했다. 3기 보선에 당선된 박완수는 4·5기까지 시장으로 재임한 후 국회의원을 거쳐 현재 8기 경남도지사로 근무하고 있다. 6기 안상수는 검사 출신으로 15·16·17·18대 국회의원과 한나라당 원내대표·대표최고위원을 지냈다. 7기 허성무는 진보진영의 불모지에서 정치경력을 쌓았지만 지역주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허 시장은 지역의 방산강소기업 12개사, 항공기 부품 강소기업 10개사 등 첨단방위산업 및 항공부품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허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6·1 지방선거에 출마했지만 떨어졌다.
지역 맹주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김상규·장동화·차주목·홍남표 4명이 창원시장 경선에 참여했으며 홍남표가 승리해 최종 후보가 됐다. 홍남표는 기술관료 출신으로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어 침체된 창원시 산업 기반을 재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창원시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는 마산합포구·마산회원구·성산구·진해구·의창구 등 5개이며 모두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마산합포구 최형두(초선), 마산회원구 윤한홍(20·21대), 성산구 강기윤(19·21대), 진해구 이달곤(18·21대), 의창구 김영선(15·16·17·18·21 5선)이다.
의창구는 6·1 지방선거에 경남도시자로 출마한 박완수(20·21대)의 지역구였다. 김영선은 15·16대는 비례대표, 17·18대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 지역구 국회의원을 거쳐 21대 보궐선거에서 창원시 국회의원자리까지 꿰찼다.
▲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로 평가한 경상남도 창원시의 자치행정
산업·중소기업 예산 4.25% 불과
올해 예산은 3조6197억 원으로 지난해 3조4964억 원 대비 3.53%인 1233억 원이 증가했다. 세부 예산 내역을 살펴보면 △사회복지 40.81% △수송·교통 5.94% △환경보호 5.75% △국토·지역개발 5.43% △농림해양수산 5.32% △일반 공공행정 4.77% △산업·중소기업 4.25% 등이다.
산업·중소기업 예산은 4.25%로 △전라북도 전주시 3.65% △경기도 성남시 3.15% △전라남도 목포시 1.53% △대전광역시 유성구 1.02%보다 높지만 과학기술 예산은 경기도 용인시·성남시와 충청남도 천안시·서산시·논산시와 마찬가지로 2018년 이후 0%이다. 양성평등정책추진사업은 59개, 성별영향평가사업은 121개 등 총 180개 사업에 성인지 예산을 2983억 원이나 배정했다.
올해 세입과목 개편 전 재정자립도는 34.4%로 2021년 37.5% 대비 하락했다. 세입과목 개편 후 재정자립도는 32.3%로 지난해 34.5% 대비 축소됐다. 2019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은 39조8600억 원으로 2015년 36조5652억 원 대비 9.01% 증가했다. 경남 GR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34.96%로 2015년 34.30% 대비 소폭 상승했다.
2019년 기준 사업체는 8만6643개며 개인사업체는 7만1666개로 82.71%에 달한다. △회사법인 9618개 △회사이외법인 2432개 △비법인 2927개이며 20명 이하 영세사업체는 96.34%다. 3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체는 85개이며 1000명 이상 고용하고 있는 사업체는 19개에 불과하다.
사업체 종류별로 살펴보면 △도매·소매업 2만627개 △숙박·음식점업 1만8143 △제조업 1만274개 △협회·단체·수리·기타 개인 서비스업 9430개 △운수·창고업 6697개 △교육 서비스업 4460개 △건설업 3133개 △부동산업 3127개 △전문 과학·기술 서비스업 2023개 등이다. 제조업은 전체 사업체의 49.80%로 매우 높다.
9월 말 기준 총인구는 102만3777명으로 2012년 110만6000명 대비 7.463 감소했다. 3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15.9%로 2010년 8.1% 대비 급격히 상승했으나 경남 18.7%(2010년 11.8%)보다 낮다. 2020년 기준 독거노인 가구 비율은 7.6%로 2010년 4.7% 대비 확대됐다.
2018년 경남도는 감사에서 SM타운 조성과정에서 부적절하게 업무를 처리한 창원시 공무원을 징계했다. 2020년 창원시의원이 공무원에 막말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해 창원시의회 의원은 동료 여성의원의 성추문 허위 소문을 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지역 문화재 풍부하지만 관광산업 낙후
지역 문화재는 △국가지정 보물(8점) △사적(4점) △천연기념물(1점) △무형문화재(1점) △등록문화재(22점) △도지정 유형문화재(158점) △무형문화재(6점) △기념물(31점) △문화재자료(42점) 등 총 273점이 있다. 국가지정 보물에는 △불곡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안중근의사 유묵·청초당 △성주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감로왕도·몽산화상육도보설 등이 있다.
올해 문화·관광 예산은 1915억 원이며 행사·축제 예산은 277억 원으로 편성했다. 지역 내 축제는 진해군항제·창원국제실내악축제·창원 K-팝 월드페스티벌·창원조각비엔날레·창원예술제 등이다. 창원시립예술단에는 교향악단·무용단·합창단·소년소녀합창단이 활동하고 있다.
창원시립문신미술관·경상남도기록원·창원향토자료전시관·진해문화센터·람사르문화관 등 총 38개의 문화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체험·레저·캠핑 장소는 무빙보트·마산로봇랜드·창원NC파크마산구장·창원짚트랙·제황산모노레일카·국제사격장 등 총 52곳이 있다.
지역 내 대학은 경남대·경상국립대 창원캠퍼스·마산대·창신대·창원대·창원문성대·한국폴리텍대 창원캠퍼스·해군사관학교 등이 있다. 경남대는 인문사회대·건강보건대·사범대·경영대·공공인재대·공과대·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융합대 등 여러 단과대를 설치해 운영한다. 경상국립대 창원캠퍼스는 기계융합공학과를 중심으로 국가산업단지 관리공단과 기계공학 이론·현장 실무를 겸비한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기초 자치단체 중 전국 최고 점수 획득
종합적으로 창원시의 자치행정을 평가하면 총 50점 만점에 28점으로 지금까지 평가한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높다. 충청북도 청주시가 24점을 받았고 대부분 20점 이하로 낮은 것과 비교하면 아주 양호하다. 광주광역시에서 가장 발전된 광산구도 겨우 14점을 받았다. 부울경 행정통합으로 재도약 기반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정치·사회·문화가 각각 4점, 경제·기술이 각각 5점을 획득했다. 정치는 보수 정당의 근거지이지만 진보 인사의 도전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은 감안했다. 사회는 인구 감소세와 지역 정치의 후진성을 반영했다. 문화는 다수 문화재를 보유했음에도 특이한 문화적 성과는 적어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에 경제는 대표적인 산업도시답게 재정자립도가 우수하고 제조업의 비율이 매우 높아 우수 점수를 획득했다. 기술은 지역 대학의 낮은 경쟁력에도 기업의 높은 성과를 반영한 결과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지만 지역에서 우수 인재를 양성하지 못해 아쉽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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