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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상 최대 권력자였던 진시황은 동남동녀 500명에게 불로초(不老草)를 구해오도록 명령했다. 불로초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불로장생을 꿈꾸던 진시황은 49세로 사망했다. 소득이 증대되고 각종 생명과학기술이 발전하며 현대판 불로초를 제조하는 항노화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부산광역시의 배후도시로 전형적인 ‘베드타운’이었던 경상남도 양산시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첨단의료기기 등 항노화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중이다. 양산시는 양산부산대병원과 의생명연구개발(R&D)센터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양산시는 의약품·화장품·건강기능식품·감염병 예방 등에 관련된 기업을 지원해 항노화산업의 자생적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양산시의 자치행정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보수 정당 텃밭에 진보 새싹 틔우는 중
민선1~7기 시장은 손유섭·안종길·오근섭·나동연·김일권이다. 1·2·4기 시장은 무소속, 3·3기 보선·5·6·8기 시장은 보수 정당, 7기 시장은 진보 정당에서 각각 차지했을 정도로 보수 세력이 강한 지역이다. 1기 손유섭은 1995년 양산군수에 당선됐다. 1996년 양산군이 양산시로 승격한 후 시장으로 일하다 뇌물수수 혐의로 임기 말에 구속됐다.
2·3기 시장 안종길은 2기에는 무소속, 3기에는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시장이 됐다. 안종길도 뇌물수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2004년 3월 시장직을 상실했다. 2대 양산군의원을 지낸 오근섭은 안종길과 반대로 3기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4기에는 무소속으로 각각 당선됐다.
5·6기 시장 나동연은 3·4대 양산시의원을 거쳐 시장을 연임했으며 8기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7기 시장 김일권은 3·4대 양산시의원을 지낸 후 시장까지 거머쥤다.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나동연과 더불어민주당 김일권이 대결해 나동연이 승리했다. 나동연은 5·6기 시장이었고 김일권은 7기 시장으로 연임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양산시 국회의원 지역구는 양산갑·양산을로 양산갑은 국민의힘 윤영석이며 19·20·21대 3선을 기록했다. 2016년 치른 20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분구된 양산을은 민주당 김두관이 국회의원으로 20·21대 재선의원이다. 양산시는 김해시와 함께 진보 정당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편이다.
양산을은 서형수가 20대에 처음 진보 정당 출신으로 당선됐다. 서형수는 21대에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김두관이 지역구를 경기도 김포갑에서 양산을로 옮겨 승리했다. 김두관은 경남 남해군의 마을 이장에서 출발해 경남도지사를 거쳐 행정자치부 장관까지 오른 정치인이다.
▲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로 평가한 경상남도 양산시의 자치행정
시장 뇌물수수·시의원 일탈 만연
올해 예산은 1조5711억 원으로 지난해 1조4076억 원 대비 11.62%인 1636억 원 증가했다. 세부 예산 내역을 살펴보면 △사회복지 34.88% △수송 및 교통 22.94% △환경보호 9.16% △국토 및 지역개발 5.38% △일반공공행정 4.81% △농림해양수산 4.35%다.
산업·중소기업 예산은 1.65%로 △전라남도 목포시 1.53% △대전광역시 유성구 1.02%보다 높지만 △경남 창원시 4.25% △전라북도 전주시 3.65% △경기도 성남시 3.15% △경남 김해시 2.55%보다 낮다. 과학기술 예산은 경남 창원시·김해시, 경기도 용인시·성남시, 충남 천안시·서산시·논산시와 마찬가지로 2018년 이후 0%다.
올해 세입과목 개편 전 재정자립도는 30.39%로 지난해 32.41% 대비 하락했다. 세입과목 개편 후 재정자립도는 25.72%로 지난해 27.10% 대비 축소됐다. 2019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은 10조9529억 원으로 2015년 9조8074억 원 대비 11.68% 증가했다. 경상남도 GR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9.61%로 2015년 9.20% 대비 소폭 확대됐다.
2019년 기준 사업체는 2만7426개이며 △개인 사업체 2만2504개로 82.05% △회사법인 2467개로 9.0% △회사이외법인 597개로 2.18% △비법인 858개로 3.13%다. 종업원 20명 이하 영세사업체는 전체의 95.95%를 차지했다.
지난달 말 기준 총인구는 35만3410명으로 2010년 26만4300명 대비 33.7%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36만300명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4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15.0%으로 2010년 8.8%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2020년 기준 65세 이상 독거노인 가구 비율은 7.3%로 2010년 5.2% 대비 상승했다.
도시가 급격하게 팽창하면서 개발 업무에 따른 공무원의 각종 뇌물비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전임 시장 3명이 뇌물수수로 불명예 퇴진했지만 2018년 양산시장의 친인척·측근 일감 몰아주기, 업무추진비 카드깡 논란이 제기됐다. 2020년 양산시의원 일부가 비리 의혹을 받았으며 올해 양산시의원이 직권을 남용해 권리행사를 방해했다는 잡음이 일었다.
다양한 축제·행사의 대중 인지도 낮음
양산시를 대표하는 통도사는 신라 27대 선덕여왕 15년(646)년 자장율사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시기 위해 건립한 사찰이다. 2018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으며 양산 8경 중 하나다. 지역 문화재는 △국가지정문화재 43점 △도지정문화재 109점 등 총 152점에 달한다.
국가지정문화재 중 국보는 제290호 통도사 대웅전 및 금강계단이다. 통도사에 있는 보물은 △제1827호 대광명전 △제1826호 영산전 △제1711호 영산전 벽화 △제1471호 통도사삼층석탑 등이다. 또한 사적은 △제94호 신기동 고분군 △제95호 중부동 고분군 △제98호 북부동 산성 등 6점에 달한다. 천연기념물 제234호 신전리이팝나무도 문화재에 포함된다.
올해 문화 및 관광 예산은 550억 원이며 행사·축제 예산은 107억 원이다. 지역 축제는 배내골고로쇠축제· 원동매화축제·양산삽량문화축전·양산차문화축제 등이 있지만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은 것은 없다.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 축제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하려는 관광객이 더 많은 편이다.
휴양 및 레포츠시설은 △황산공원 △에덴밸리 스키장·루지 △물금선착장 △통도환타지아 △배내허브랜드 △대운산자연휴양림 등 13곳이 있다. 대표 박물관 및 미술관은 양산시립박물관·통도사성보박물관·한국궁중꽃박물관이다.
지역 소재 대학은 영산대·동원과학기술대로 2개다. 영산대는 호텔관광대·창조인재대·미래융합대·보건의료대 등 단과대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동원과학기술대는 3·4년 과정을 운영하는 사립 전문대로 웰니스트랙·항노화 헬스케어트랙 등으로 차별화했다. 영산대의 게임가상현실(VR)·드론물류학과, 동원과학기술대의 헬기드론정비과 등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학과다.
개방적인 정치로 경제발전 유도 가능
종합적으로 양산시의 자치행정을 평가하면 총 50점 만점에 22점으로 김해시의 20점과 비교하면 높지만 창원시의 28점에 비해 낮다. 부산시의 배후지역에 위치해 도농복합도시로 성장한 김해시와 달리 양산시는 베드타운으로 개발돼 산업기반을 구축할 기회가 적었다.
정치·문화는 각 6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경제·사회는 각 4점, 기술은 2점으로 낙제점을 면하지 못했다. 정치는 국내 대표 보수 정치파벌인 PK(부산·경남)의 중심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진보 정치에 대한 문호를 개방하고 있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창원시·김해시가 4점을 받은 것과 비교된다.
문화는 관광산업과 직접 연계돼 있으며 통도사의 존재감과 더불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관광객 유인효과가 높다는 점은 감안했다. 퇴임한 대통령이 수도인 서울을 떠나 낙향한 사례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경제는 양산부산대병원을 중심으로 항노화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미흡하고 베드타운의 이미지를 벗지 못한 점을 반영했다. 벤처기업 몇 개 육성한다고 35만 명이 넘는 주민을 먹여 살릴 일자리가 충분하게 만들어질 가능성은 낮다.
사회는 전임 시장과 전·현직 시의원의 일탈행위가 끊이지 않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웠다. 마찬가지로 기술도 인지도가 낮은 대학으로 지역 기업에 요구하는 우수 인재를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했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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