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천 남동구청 ‘표지석 논란’ 해 넘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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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08 21:40:15

인천시 남동구 현직 구청장의 전직 구청장 이름 지우기 사건이 수개월이 지나도록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강호 전 남동구청장은 민선7기 임기 당시 ‘만수산무장애길’을 완공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기념식수를 한 뒤 표지석을 심었다.

민선8기 국민의힘 박종효 구청장이 당선되자 공무원들이 전 구청장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을 뽑았다가 문제가 되어 주민에게 고발을 당했다. 그런데 기자가 최근 현장을 답사한 결과, 표지석 복원은커녕 표지석이 있던 자리를 흙으로 완전히 덮어 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여야를 떠나 국민의힘 기초단체 정권에서 치졸한 행정이라는 지적이 가라않지 않고 있다. 심지어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치가 왜곡되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지역 정치가 도를 넘어 흙탕물이 됐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남동구의회 구의원들에 대한 원성도 겹치고 있다. 견제도 못하는 의원들이 들어와 자신들의 동지 하나 지키지 못하는 못난이 정치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구청 공무원은 “현 구청장이 전 구청장에 대해 벌이고 있는 치졸한 행정은 향후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뀌면 똑 같은 악순환 사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험 많은 고참 공무원의 우려 섞인 경고다.

▲ 인천시 남동구 만수산무장애길 이강호 전 남동구청 기념식수 표지석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흙만 수북이 쌓여 있다. [사진=김양훈 기자]

남동구 만수동 주민 A씨는 “현 구청장은 참 가볍고 보잘것없는 구청장”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는 남동구의 불행이고 못난이 정치인들이 많아 참담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념식수 표지석은 주민의 세금로 심은 것이다. 주민에게 묻지도 않고 훼손한 것은 직권남용”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새 구청장의 허접한 행정은 보기가 민망할 정도”라고 혀를 찼다.

주민 B씨도 “대통령만 기록물이 있는 것이 아니고 자치단체도 역사적 기록물이 있다. 기록을 남기는 것은 정쟁을 떠나 현직과 전직의 화합이고 주민 행복과 직결되는 것이기에유권자들은 기록물을 보고 정치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결국 박 구청장은 훗날 ‘인과응보’로 돌아갈 좀스러운 정치를 하고 있다. 금세 후회할 정치를 하지 않길 바란다. 표지석이 원래 있던 곳에 갖다 놓으라는 여론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소 귀에 경 읽기 격이겠지만 거듭 당부한다. 전 구청장 표지석은 제자리에 갖다 놓는 게 맞다.

김양훈 기자 y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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