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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경기도가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유족 지원 등을 위해 지급한 ‘세월호 피해 지원비’ 중 상당액이 북한 김정은 신년사 학습 세미나 등 본래 목적에서 벗어난 곳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년간 ‘김일성 3대 우상화 및 합리화’에 세월호 피해 지원 예산이 전용된 것이다. 시민단체의 외유성 출장·횡령 정황도 포착됐다. 고양이한테 생선 가게를 맡긴 꼴이었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정부와 경기도는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및 피해자 지원을 통한 공동체 회복’을 위해 매년 10억~20억 원씩 총 110억 원 규모의 국비 및 지방비를 지원했다. 이 예산 중 약 36억 원이 민간(시민)단체에 보조금 형태로 직접 지원됐다. 그러나 지원액은 엉뚱한 곳에 사용됐다.
경기도·안산시 사업비 정산보고서를 보면 ‘안산청년회’라는 시민단체는 2018년 다른 단체와 공동으로 사업비 2000만 원을 타 내 ‘미래세대 치유회복 사업’이란 명목 아래 김정은 신년사 등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 것으로 나타났다. 세미나에는 ‘자본주의 사회가 내부 모순으로 붕괴하고 공산·사회주의 사회로 발전한다’는 마르크스 역사 발전 5단계론 등도 포함돼 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4대강 삽질 반대’ 등 이 단체의 그간 활동 내역을 참석자들에게 소개하는 차례도 있었다.
안산청년회는 또 안산시에서 500만 원을 받아 ‘김일성 항일투쟁의 진실’ 영상 상영, ‘북한 식량자급률 90%’ 등과 같은 교육강좌를 열었다. 이 강좌의 참고 서적은 ‘수령국가’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 등이었다. 이 단체는 ‘평양 갈래?’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 25개를 안산 시내에 설치했다는 내용의 지출 내역 보고서도 제출했다.
인터넷에 검색도 되지 않은 소규모 단체들이 적게는 1000만 원에서 많게는 4000만 원의 세월호 사업비를 받아내 다과 활동을 하거나 전국 각지를 여행한 사례도 파악됐다. 2020년 한 예술단체는 ‘비빌 언덕찾기’라는 사업명으로 1100여만 원을 교부받아 5명이 전주한옥마을, 신안 염전·박물관, 제부도, 제주도에 ‘현장 체험’을 하는 데 대부분 지출했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하는 행복한 벚꽃 사이 마을 만들기’란 사업명으로 1000만 원을 타 내 여름철 성수기에 대부도의 수영장 딸린 펜션에서 자녀들과 1박2일 여행을 한 시민단체 관계자도 있었다. 이들은 세월호 유족도 아니었다.
B단체는 ‘청년들을 위한 마음치유 워크숍’이라는 사업명으로 1580여만 원을 안산시로부터 받았지만 필라테스·대부도 여행 등 세월호와 무관한 곳에 1000만 원을 지출했다. 안산시는 횡령 등 혐의로 조사 중이다. 또 다른 시민단체는 1900만 원을 타내 이 중 930여만 원 상당의 일감을 자신의 배우자에게 맡겼다. 안산시청의 한 직원은 세월호 사업비를 받은 단체에 강사로 초청돼 간단한 사진·영상 제작 강의를 하고 총 1000만 원에 가까운 사례비를 챙겼다.
이들 외에 △2018년 월드컵 스웨덴전 응원 행사 △작은 음악회 △층간 소음 방지 슬리퍼 구입 △바리스타 교육 △쓰레기봉투단체 구입 △건강 강좌 △안산천변 걷기 등에 사용한 단체도 있었다.
6년치 세월호 피해 지원금 지출 내역을 분석해본 결과 전체 110억 원 가운데 30~40%가 세월호와 무관한 곳에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세월호 참사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해 써야 할 세금이 시민단체의 친북 정신교육·북한선전 경비·시민단체 오락비용으로 쓰인 것이다. 국민의 혈세가 더는 일부 시민단체의 배를 불리는 데 쓰이면 안 된다. 김씨 왕조 홍보는 더더욱 안 된다. 철저히 조사해 처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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