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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4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산업계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발동 검토와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비조합원에 대한 불법 운송 방해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 방침을 내놓는 한편 28일에는 파업 시작 후 처음으로 화물연대와 교섭에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총파업 중인 화물연대와 28일 첫 교섭 테이블에 앉는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릴 교섭에서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품목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어 교섭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26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노정이) 만난다고 해서 화물연대가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에 대해 국토부가 새롭게 얘기할 것은 없다”며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은 국회에서 입법하면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파업 장기화에 따라 큰 피해가 예상되는 시멘트·레미콘 등의 업종에 대한 선별적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원 장관은 업무개시명령 발동 검토와 관련해 법적인 요건을 엄격히 지킬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려면 누가 업무를 거부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확정이 필요하다”며 “법적인 요건을 엄격히 따져서 지킬 생각”이라며 “빠르면 이번 주 중으로는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이라도 할 수 있도록 실무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만약 29일 국무회의에서 업무개시명령이 심의·의결된다면 업무개시명령이 도입된 2004년 이후 첫 발동 사례가 된다.
26일 국토부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이날 기준으로 전국 조합원 5400명(정부 추산)이 파업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모인 화물연대의 조합원은 총 조합원(총 2만2000명 추산)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국토부는 이번 파업의 영향과 관련해 2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상시 3만6655TEU의 19%인 6929TEU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1TEU는 길이 20피트(약 6m)짜리 컨테이너 1개를 의미한다.
국토부는 이날 “총파업 사태가 지속되면서 건설 현장 등에서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고 내주 초부터 철강 등 타 산업까지 피해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부산신항에서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정상 운행 중인 화물차량에 쇠구슬이 날아들어 앞 유리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이번 화물연대 총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비조합원들의 안전 확보를 강조한 상황에서 경찰은 비조합원의 물류 운송을 방해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 방침을 내놨다.
원희룡 장관도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정상 운행 중인 화물차주들의 안전을 적극 확보해야 한다”며 경찰에 적극적인 대응을 당부한 바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파업 주요 물류 거점지역에 경찰력을 배치하는 등 화물연대가 주요 사업장과 교차로 주변에서 비조합원 차량에 대한 운송 방해·차로 점거·운전자 폭행·차량 파손 등의 불법행위를 하는 지 점검에 나섰다.
27일에는 윤희근 경찰청장이 경기도 의왕시 내력컨테이너기지(ICD)를 방문해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상황을 점검하고 근무 중인 경찰 기동대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윤 청장은 이날 현장 점검을 마치고 “비조합원 운송방해나 물류기지 출입구 봉쇄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현장 체포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며 “특히 핵심 주동자와 극렬 행위자들은 그 배후까지 끝까지 추적해 예외 없이 사법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검토에 대해 화물연대 측은 유감을 표했다. 이응주 화물연대 교육선전국장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면서도 “대화와 교섭으로 풀어나가야 하는데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겁박과 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전했다.
한편 화물연대의 파업에 이어 지하철·철도 노조도 이번주 파업에 돌입하면서 물류에 이어 교통 대란도 심화될 전망이다.
30일에는 서울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일부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양대노조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나선다.
노조는 서울교통공사 측이 2026년까지 인력 1539명을 감축하려는 계획을 내놓자 이를 철회하고 안전인력을 확충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노조는 신당역 사건과 정발산역 스크린도어 수리 노동자 사망사고 등 ‘나홀로 근무’ 중 사고가 이어졌지만 서울시와 공사 측이 이에 대한 재발 방지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은 점도 문제삼고 있다.
노조의 총파업에 따라 1호선 운행률은 평시 대비 53.5%로 감소하고 노선별 예상 운행률은 2호선 72.9%, 3호선 57.9%, 4호선 56.4%, 5~8호선 79.8% 수준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2일부터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조가 속한 전국철도노조도 인력 충원과 민영화 중단을 촉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다.
철도노조는 5일 경기 의왕시 오봉역에서 코레일 직원이 기관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을 포함해 2022년 한 해 동안 4명의 철도 노동자가 업무 중 사망했음에도 국토부가 인력 증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총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24일부터 열차 도착시간을 맞추기 위해 속도를 높이는‘회복운전’을 하지 않고 시간 외 휴일근무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준법투쟁을 전개해 왔다.
지하철·철도 노조의 총파업 돌입으로 특히나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가 커지면서 시민들의 불편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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