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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의 약 3분의 1이 지난해에 비해 올해 자금사정 악화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 탓에 현재 자금조달 사정도 향후 6개월 이내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등 수출기업들의 넉넉하지 않은 주머니 사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5일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기업 중 제조업을 영위하는 수출기업 100개 사를 대상으로 ‘자금조달 사정 인식’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현재의 자급조달 사정에 대한 질문에 조사대상 기업의 29%가 ‘악화’라고 응답했다. 원활하다는 응답이 18%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철강(50%)·일반기계(44.5%)·자동차(33.3) 등 업종은 전년 대비 자금사정이 악화됐다는 비중이 높았다. 전경련은 이들 업종이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침체와 고환율‧고물가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 등 경영환경 악화에 대출 금리까지 계속 오르며 부담이 특히 가중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수출기업 10곳 중 9곳은 향후 6개월 이내에 자금조달 사정이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자급조달 상황 개선 시점과 관련한 질문에 이들 중 42%는 당분간 개선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고 내년 4분기에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이 25%로 나타났다.
이 밖에 내년 3분기 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응답은 23% 내년 상반기 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10%에 불과해 현 자금조달 사정이 단기간 내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았다.
수출기업들은 은행 대출금리가 상승한 탓에 은행 대출 등의 자금조달 방식에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43.4%가 은행 대출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밖에도 △내부자금 조달(21.4%) △회사채 발행(14.3%) △정부 지원금(14.0%) 등의 어려움도 있다.
이어 자금조달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은행 대출금리 상승’(55%)이 꼽혔다. 이어 회사채 발행 여건 악화가 17%·내부조달자금 감소 13.7%·은행 대출요건 강화 8.4% 순으로 꼽혔다.
실제로 기업의 대출금리는 꾸준히 상승해 10월 기업 대출금리가 5.27%까지 올랐다. 유럽 재정위기였던 2012년 9월 5.3%를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대출금리 상승 폭도 0.61%p로 외환위기였던 1998년 1월 이후 가장 가팔랐다.
심지어 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 역시 보수적인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말까지 기업들이 체감하는 대출장벽이 낮아지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이에 기업들은 안정적인 자금조달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가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25%)고 꼬집었다. 이어 ‘정책금융 지원 확대’(18.3%), ‘장기 자금조달 지원’(18.0%) 등도 주요 과제도 검토해야 한다고 짚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단기자금시장 경색 상황이 쉽게 풀리지 않고 기업 대출금리 상승 폭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황에서 금리·환율·물가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수출기업들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때”라며 “대내·외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하면서도 일시적으로 자금경색에 놓인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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