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카’를 콜택시처럼 이용한 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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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출동하던 병원 구급차를 자택으로 호출
이태원 사고 현장을 찾으며 남편과 함께 탑승
재난 대응에 최대 장애는 ‘나만 善’이라는 독선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2-22 00:02:02

의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이태원 참사 당일 의료진의 긴급 이동 수단인 ‘닥터카’를 콜택시처럼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태원 현장에 갈 때는 닥터카를 불러 남편과 함께 탔고, 벗어날 때는 보건복지부 장관 관용차를 이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신 의원은 하루 전만 해도 “응급의료팀 일원으로 함께 움직이는 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갑질을 부인했다. 그러다 여론이 악화되자 태도를 바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위원직을 사퇴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저녁, 소방청과 보건복지부의 구조활동 관계자들은 현장 구조와 사망자 이송 방법을 놓고 긴박한 논쟁을 벌였다. 응급 매뉴얼에는 다수의 환자가 발생하면 긴급·응급·비응급·지연(사망)으로 중증도를 분류하고 긴급 환자부터 가까운 병원으로 보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때는 상황이 긴박해 이런 분류 없이 현장 사망자들까지 모두 가까운 병원에 보내 응급실들은 과부하 상태에 빠졌다. 참사 현장의 환자 이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닥터카 이용으로 비판받고 있는 신 의원 자신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이태원 참사 이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참사 당시 119구급차가 이송한 환자는 198명이었으며, 23시 이전에 현장에 도착한 것은 10건에 불과했다. 198명의 환자 상태는 사망 40명·심정지 80명·의식장애 등 6명·호흡곤란 등 3명·실신 등 6명·마비 등 7명·골절 등 4명·흉통 및 복통 등 10명·근골격계 등 기타통증 31명·과호흡 1명·염좌 2명·기타 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사망자는 민간 구급차 등에 의한 이송으로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렇게 급박한 상황에서 경기 고양시의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은 구급 요청을 받고 현장으로 향하던 중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신현영 의원 자택 부근에 들러 신 의원 부부를 태웠다고 한다. 결국 출동 요청에서 현장 도착까지 54분(25㎞)이 소요됐다. 비슷한 거리인 분당차병원(25분)·한림대병원(21분)보다 20~30분 더 걸렸다. 더 멀리 떨어진 아주대병원(36㎞) 닥터카도 2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신 의원은 “참사 현장에 의료진이 한 명이라도 더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치과의사 남편도 동승시켰다. 하지만 치과의사가 도움이 될 상황은 아니었다. 몇 시간 뒤 신 의원은 자신의 SNS에 “긴박했던 이태원 현장 상황”이라며 남편이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 5장과 동영상 1편을 게시했다.

신 의원은 참사 뒤 국회에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에게 ‘참사 당시 장관 권한과 책임으로 어떤 일을 했느냐’고 다그치며 시간대별로 뭘 했는지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 신 의원은 참사 현장에 15분간 머물다 조 장관 관용차를 타고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신 의원의 ‘닥터카’ 탑승으로 재난 대응이 지연됐다는 의혹에 대해 관련 규정 및 매뉴얼 등을 중심으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신 의원은 “재난 상황에서는 신속한 출동과 현장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단 한 명의 소중한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밝혔다. 그게 소신이라면 닥터카를 콜택시처럼 이용하지는 말았어야 했다. 내로남불이기 때문이다.

좋게 보면 열심히 하다 실수한 것이다. 그래서 당당해 보이는 신 의원은, 죽어라 일했지만 엄한 비판을 받았던 대한민국 역대 정치인들의 역정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나만이 결함 없고 나만이 똑똑하며 나만이 할 수 있다. 그러니 모든 원칙과 상식, 열심히 헌신하는 다른 모든 사람은 비키라’고 소리 지르다 비판받았다. 민주화 시절의 민주당도 그렇게 비판했다. 모두 자신의 언행을 뒤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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