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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장예찬 후보가 과거 자신이 집필한 웹소설에서 ‘여성연예인 성적 대상화’ 논란이 불거지자 “특정 연예인이 연상돼 그 팬분들 우려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전당대회 후보자들이 비판에 가세하면서 전당대회가 진흙탕싸움으로 번졌다는 비판 여론이 재확산하고 있다.
장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웹 소설이나 판타지 소설을 ‘야설’(야한 소설)이라고 비하한 것에 대해서는 저 개인적으로 뿐만이 아니라 작가들 입장에서도 유감을 표해야 할 것 같다”며 이 같이 밝혔다.
장 후보는 “100% 허구인 판타지 소설을 썼지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현실에서 성 상납 의혹을 무마하려고 측근을 보내서 7억 각서를 쓰지 않았느냐”며 해당 문제를 공론화한 이 전 대표를 직격했다.
장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서도 “살다 살다 소설 내용으로 공격받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며“소설과 영화에서 사람이 죽으면 작가가 학살자가 되고, 베드신이 나오면 성 인지 감수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장 후보는“마법과 무공을 쓰는 판타지 소설 내용으로 문제 삼으면 도대체 만들 수 있는 영화, 드라마, 웹툰, 소설이 있기나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앞서 장 후보는 2015년 4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묘재’라는 필명으로 ‘강남화타’라는 판타지 무협 소설을 냈다. 이 소설은 ‘12세 이용가’로 서비스됐다. 소설 중에는 강남에서 화타로 불리는 29세 한의사가 불치병에 걸린 여배우를 성관계를 맺어 치료하고, 목이 아파 고음을 낼 수 없는 여성 가수를 치료한 뒤 교제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 여성 가수는 가수 아이유를 떠오르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여성 가수의 이름은 이지은으로 아이유의 본명이다. 소설에는 “이지은이 얼굴을 붉히며 삼단고음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암 인 마이 드림- 임- 임-”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는 아이유의 ‘3단 고음’으로 유명한 노래 ‘좋은 날’ 가사 일부로 인해 ‘아이유’가 특정된 지점이다.
논란의 불씨는 이 전 대표가 먼저 지폈다. 앞서부터도 장 후보와 국민의힘 당에서 보수 청년 정치를 두고 다양한 설전을 벌여 온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장 후보 소설의 특정 부분을 인용한 후 “아이유 팬 여러분 죄송하다. 국민의힘을 미워하지는 말아달라”며 사과했다.
계속해서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사람이지만, 한의사가 방중술에 정통해서 양기를 주입해 병을 치료한다는 내용의 소설이 어떻게 12금일 수 있느냐”며 비판했다. 또한 “아이유 팬덤을 건드리면 총선이 위험해진다”고 썼다.
장 후보 경쟁자이자 이준석계인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 또한 페이스북에 장 후보의 사퇴를 종용했다. 그는 “후보직을 내려놓으시든, 청년재단 이사장을 내려놓으시든, 당을 위해 선당후사 하시라”고 압박했다.
여성 가수를 성적 대상화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장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제가 탁현민(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처럼 에세이에서 음담패설을 했느냐, 아니면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아들처럼 댓글로 여성 연예인을 성희롱했느냐”며 자신의 소설 내용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살다 살다 소설 내용으로 공격 받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며 “저는 웹소설과 웹툰 작가로 활동했던 이력이 자랑스럽고, 문화예술에 대한 정치권의 편견에 맞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고 했다.
장 후보는 재차 쓴 글에서 “다른 분도 아니고 성 상납 사건 관련 무고 의혹으로 기소 의견 송치된 이준석 전 대표가 판타지 소설 내용으로 딴지를 거는 게 더욱 어이없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경찰은 이 전 대표 성상납 의혹 사건을 기소 의견(무고 혐의)으로 송치키로 지난해 10월13일 결정했다. 2021년 12월 성상납 의혹을 폭로한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를 이 전 대표가 허위 고소했다고 판단한 것이고, 사실상 성상납의 실체가 있다고 본 것이다. 해당 사건으로 이 전 대표는 당 윤리위의 당원권 1년6개월 정지 징계를 1차와 2차에 걸쳐 받았다. 또한 성비위 사건에서 무고혐의로 사법 처리중에 있다.
장 후보의 전당대회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서민 교수 또한 위원장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장 후보의 편을 들었다.
그는 “소설과 현실은 구분하자.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두고 삼성 사장을 범죄자로 묘사했다는 흥분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며 “우리나라가 특정인을 살인자로 묘사하는 것보다 성적인 표현을 쓰는 걸 더 큰 범죄로 여기는 탈레반 국가이긴 하지만, 단톡방 대화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이 아니라 웹소설을 가지고 공격하는 것은 어이없다”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가 장 후보의 소설을 두고 ‘야설’이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 “장 후보가 쓴 소설은 야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소설은 12세 이용가 판정을 받았고, 해당 소설이 연재될 당시, 이에 관한 아무런 이의 제기가 없었다. 소설을 읽지도 않은 채 일부 대목만 침소봉대해 성적인 소설로 매도하려는 공작에 넘어가지 말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인물을 뽑는 자리인데, 그렇다면 누가 이 일을 더 잘 해낼 것인가를 주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그런데도 전당대회가 자꾸만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하는 건 이준석이라는 저질 정치인의 개입이 가장 큰 이유”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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