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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프로엠알 대표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제약영업대행사(CSO)를 창업한 인물로 제약영업 한 길만을 걸어 온 사람이다.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영진약품 재직시절에 받았던 우수사원 상패와 감사패 그리고 의료경영학 MBA 석사논문이 눈에 들어왔다.
우수사원으로 회사에서 계속 승승장구하며 잘 나가던 영업사원 김 대표도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걸은 것은 아니었다.
고객이 믿을 수 있는 영업사원이 되기까지가 험난한 여정
“영진약품에 입사 후 다섯 달이 지났는데도 지점장들이 저를 발탁하지 않았어요. 제일 나중에 지점으로 발령이 나서 일을 시작했는데요. 지점에 발령이 난 뒤에도 거래처를 물려받지 않았어요. 제일 나중에 지점에 발령이 났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제가 담당할 거래처가 없었어요. 지점에서 물려준 거래처 없이 맨땅에 헤딩하게 된 거죠. 그래서 그저 가방 들고 의원 원장들을 무조건 찾아 다녔어요.”
김 대표를 인터뷰하기로 마음먹은 건 그가 열악한 환경에서 제약 영업사원을 시작한 인물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력이 의심스러운 사람이 많은 CSO들 속에서 그는 이력이 검증된 인물이다. 정통 제약 영업사원 출신이다.
대개의 경우 제약영업에 지원하는 경우에는 영업으로 뭔가를 이뤄 보고 싶어서 지원하게 된다. 경희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 역시 재학 시절에 의료와 연관된 분야의 경험이 쌓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약영업으로 진로를 정하게 됐다.
“제가 경희대 화공과를 졸업했는데요. 보통은 화공과를 졸업하게 되면 화학류나 화장품 계통 연구소에 지원하거든요. 근데 저는 뭔가를 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영진약품에 지원해서 입사를 하게 됐어요. 호주 유학시절에도 타즈매니아에 있는 노인유치원에서 자원봉사를 했어요. 학교에 복학한 다음에는 치과재료를 만드는 애니콤이라는 곳에서도 몇 달 일을 했고요. 어쩌다 보니 의료랑 연관된 계통에서 계속 일을 했어요. 하다 보니 그런 계기로 제약영업으로 오게 된 것 같아요.”
김 대표는 차분하고 친근한 인상이었다. 다시 말해 다가가는데 거부감이 들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게다가 여기까지 온 것으로 보아 추진력이 강한 인물이다. 이러한 성격이 바탕이 되어 변변한 거래처 하나 없었던 그가 성실과 근면으로 고객인 의사들의 마음을 산 것이다.
“그때는 영진약품이 어려운 회사였어요. 의약분업이 막 시작될 시점이었고 리베이트가 만연했던 시점이라 어려움이 있었어요. 또 영진약품이 부도가 난 직후였고 KT&G가 인수했는데도 제약업종에 대해 모르다 보니 계속 어려웠어요. 그 당시에 저는 원장님들을 찾아다니며 영진약품에 대해 알리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회사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심어 드렸죠. 계획을 세워 거래처를 방문하는 루틴방문도 계속 했고요. 거의 성실성과 근면성이 저의 무기라 생각하고 영업에 임했죠. 그러다 보니 원장님들이 ‘이 사람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나 봐요. 만나면 뭔가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고요. 그 당시에는 원장님들이 만나주지 않으면 병원에 앉아서 메모지에 저에 대해 이야기를 썼어요. 어떤 때는 음료수 한 병 놓고 오거나 병원 문을 여는 시간에 찾아가 드링크 하나 내밀면서 이야기 할 때도 있었죠. 안 만나 주니까요.”
전문의약품 영업을 하려면 의사를 만나는 게 첫 단계인데 제약 영업사원의 1차 고객인 의사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는 근면·성실 그리고 효율적이며 진실한 이미지 전략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는 걸 성공시켰다. 그렇지만 성실한 김 대표도 일이 잘되지 않거나 힘들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오늘 열 군데 혹은 스무 군데나 가야 하는데 첫 방문부터 잡상인 취급하듯 병원 데스크에서 ‘저희는 거래 안 해요’라고 말하거나 거절할 때면 마음이 힘들죠. 근데 그 때마다 그냥 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만나는 분들 중에 좋은 분들이 있었어요. 그 분들에게 하소연을 하거나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일 얘기도 하고 모임이나 만남도 가졌어요.”
김 대표는 치열한 제약영업에서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감 형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메이저 제약회사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어 믿을 수 있는 회사의 이미지가 만들어져 있다. 무명의 중소 제약회사보다 매출 상위 제약회사가 영업사원 입장에서 일하기 쉬운 이유다.
“제약영업은 경쟁이 너무 치열하잖아요. 본인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회사에 대한 브랜드를 표현해 줘야 하는데 회사의 브랜딩을 해 주는 게 영업사원의 역할이거든요. 마이너 제약회사나 중소제약회사는 수많은 제약회사 중의 한 군데인 거예요. 그중에서 믿을 수 있는 제약회사가 되느냐의 여부는 본인의 영업 방법에 달려 있어요.”
김 대표는 각 제약회사가 의사들을 상대로 인지도나 신뢰도 면에서 차이를 갖게 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영업에서 느낀 인지도 차이에 대한 의문이 동기가 돼 대학원 석사 논문의 주제가 됐다.
“제가 봤을 때는 똑같은 회사인데 어떤 회사의 인지도는 80이고 어떤 회사는 30이나 20이에요. 원장들이 그 회사의 공장에 가본 것도 아니고 회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단 말이에요. 많이 들어봤거나 인지도로 약 처방을 선택하는 경우가 가장 많아요. 왜 그럴까 하는 생각에 그걸 조사하고 논문으로 써봤죠.”
프리랜서 영업은 혼자서는 힘들어… 함께해야
그는 제약영업의 가능성에 대해 확신을 갖고 제약영업은 다른 직종의 평범한 급여 생활자들에 비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만나는 사람들이 의사와 약사라는 지식수준이 높은 직업군이어서 배우는 것도 적지 않다.
“의사·약사를 만나면 그분들의 지식수준이 높아서 제가 따라갈 수밖에 없는 형태가 되거든요. 어떻게 보면 책을 100권 읽는 것보다 의사·약사들하고 1시간 이야기하는 게 더 나은 점들이 있거든요. 그분들하고 대화를 하면서 내가 여기에서 모험을 해야겠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반면에 프리랜서 제약영업인 CSO로 생활할 정도의 매출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단점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어요. 회사에서 일정한 교육을 받은 후 일을 지속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버티지 못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버틸 수 있는지의 여부는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다르죠. 예를 들면 기본급이 있어야 하는데 저희가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소득이 거의 없다시피 한 그 상황에서 시작해야 하잖아요. 실적이 나오기까지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모르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안타깝죠.”
김 대표는 기업 경영자로서의 자세에 대해서도 분명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직장인이었을 때와 창업한 지금 영업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묻는 말에 자신의 고객은 제약 영업사원이 자신의 고객임을 잊지 않는다고 했다.
“제 주된 영업 대상이 의사에서 제약 영업사원으로 바뀐 거죠. 영업사원분들이 제 고객이거든요. 저의 기존 고객인 의사들과 20년 가까이 된 관계 예요. 그래서 이제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가 없어요. 지금은 영업사원들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고 임원진들도 영업사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으로 포커스가 좀 바뀌었어요. 제가 가진 이런 모든 노하우를 영업사원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CSO를 운영하는 사람들 중에는 기존에 제약영업을 하다가 프리랜서가 된 경우가 많아요. 그런 경우 자기 밥그릇이 계속 줄고 있다는 걸 분명히 느낄 거예요. 기존 거래처를 가지고 나와 CSO를 시작하면 일단은 편하고 수입도 보장이 되죠. 하지만 얼마 안 있어 수많은 경쟁자들이 나타나는 와중에 혼자 고독하게 싸워야 한다는 느낌을 갖게 될 거예요. 기존 거래처의 매출에 의존해 CSO를 시작하게 되면 거래처를 늘리고 매출을 늘려야 할 방법을 찾아야 하죠. 그럴 때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저희 프로엠알과 함께해 같이 성장해 간다면 훨씬 더 편한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CSO(Contract Sales Organization) - 계약한 회사로부터 고정비용을 받고 의약품 영업과 판매를 대행하는 기업 또는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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