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가총액 커졌지만 거래소 간 양극화는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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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상반기 영업이익 2300억 원… 작년 말比 82%↑
코인마켓 21곳 중 10곳 거래 수수료 매출 전무… 사업 영위 ‘흔들’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0-09 13:43:00

▲ 9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원화마켓은 2598억 원으로 46.0% 증가한 반면 코인마켓은 -325억 원으로 적자 상태를 이어갔다.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 금융위원회 제공

투자심리 회복 등으로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원화예치금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도 6개월 만에 영업이익을 1000억 원 이상 불렸다.

다만 양극화는 여전히 뚜렷했다. 원화마켓(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구매하는 거래소)은 수천 억 원의 이익을 거둔 반면 코인마켓(가상자산을 가상자산으로 구매하는 거래소)은 적자 상태를 이어 갔다.

9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총 28조4000억 원으로 작년 말(19조4000억 원) 대비 46.4% 증가했다.

글로벌 상위자산에 대한 선호 기조도 지속됐다. 시가총액 국내 상위 10대 가상자산 중 글로벌 상위 10대 가상자산에 속한 코인은 6개(비트코인·리플·이더리움·도지코인·에이다·솔리나)였고 주요 종목(글로벌 상위 10대 가상자산)에 대한 국내 투자 비중은 60%에 달했다.

대기성 거래자금도 늘어났다. 올 상반기 이용자 원화예치금은 총 4조 원으로 작년 말(3조6000억 원) 대비 11.1% 늘어났다.

이 같은 증가세는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6월 말 기준 3만441달러로 작년 말(1만6547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긴축정책 완화 기대감 및 가상자산 상장지수 펀드(ETF) 출시 예상 등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심리 회복은 가상자산 거래소에 호재로 다가왔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26곳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총 2273억 원으로 작년 말(1249억 원) 대비 82.0% 불어났다.

성과는 저마다 달랐다. 원화마켓은 1779억 원에서 2598억 원으로 46.0% 증가한 반면 코인마켓은 -530억 원에서 -325억 원으로 적자 상태를 이어 갔다.

코인마켓 사업자 21곳 중 10곳은 거래 수수료 매출이 ‘0’이었고 18곳은 완전자본잠식(자본총계 마이너스) 상태였다.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으로 거래가 있더라도 거래 수수료 매출이 없는 경우도 존재했다.

일평균 거래금액에서도 차이가 심했다. 원화마켓의 일평균 거래금액은 2조9400억 원에서 2조9000억 원으로 1.4% 줄었지만 코인마켓은 20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95.0% 쪼그라들었다. 코인마켓 중에서는 일평균 거래금액이 100만 원 이하인 곳도 5개에 달했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가격 상승과 투자심리 회복 등으로 시가총액·원화예치금이 늘어났고 거래소의 영업이익도 증가했다”면서도 “일부 코인마켓 거래소는 수수료 매출 등이 없어 지속적인 사업 영위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규상장과 상장폐지도 모두 급증했다. 올 상반기 가상자산 거래소의 신규거래지원은 74건에서 169건으로 증가했고 거래중단은 78건에서 115건으로 늘어났다.

거래중단 사유로는 프로젝트 위험(사업지속성 등)·투자자 보호 위험(법규 위반 등)·시장위험(유동성 부족 등) 등의 순이었다. 거래중단 가상자산의 3분의 2는 단독상장 가상자산(국내 사업자 1곳만 취급)이었다.

가상자산 시장의 회복에도 거래규모와 이용자는 소폭 줄었다. 작년 말 2조9400억 원이던 국내 가상자산 일평균 거래규모는 올 상반기 2조9000억 원으로 1.3% 줄었다.

거래가능 이용자도 627만 명에서 606만 명으로 3.0% 감소했다. 특히 가상자산 이용자의 대부분(73%·443만 명)을 차지하는 100만 원 미만 자산보유자의 하락률은 7.0%로 비교적 높았다.

한편 가격 변동성은 6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 간 가상자산 이전 비중은 22%고 가상자산 외부 이전금액은 대부분(전체 출고 이용자 중 72%) 100만 원 미만으로 출고됐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