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자기조국을 모르는 것보다 더한 수치는 없다

A. 헬프스(Arthur Helps)는 “역사란 국민의 노력을 위한 해도(海圖)요 나침판이다”라고 했다. 따라서 역사는 바로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역사를 모르고 있다. 우리나라 상고사와 고대사를 살펴봐도 한족(漢族)의 지배를 받은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한족과 일승일패의 쟁탈전을 전개하고 그 쟁탈전에서 우리 한민족(韓民族)은 승리했었다.

중국의 4천년 역사상 가장 강대한 시대가 진(秦), 수(隨), 당(唐) 시대다. 진(秦)은 처음으로 중국을 통일하고 국위를 떨쳤다. 중국을 지나(支那)라고 부르는 것은 진(秦)이라는 명칭에서 나온 것이다. 즉, 진(秦)은 중국을 대표한 명칭이다. 그런데 강대한 오호(五胡)가 중국에 침입해 300년 동안 남북조로 분열시켰다. 이 남북조를 통일한 것이 수(隨)나라다. 수(隨)는 중국역사상 특기할 강국이다. 또한 당(唐)은 수(隨)보다 더 강대하다. 중국 역대제왕 중 제1인자라 칭하는 당태종이 북으로 돌궐, 고창(高昌), 토곡혼(吐谷渾), 설연타(薛延陀)를 정복하고 철륵(鐵勒), 회흘(回紇)을 예속시켰다. 후에 당태종의 신하 조우(祖禹)의 당감(唐鑑 卷六, 太宗四)에 보면 ‘설치수백왕(雪恥酬百王), 제흉보천고(除凶報千古)’라는 시를 짓고, 천지개벽한 후 전무한 공을 세웠다고 찬양하고 있다. 또 ‘중국역사상 특기할 강국이요 세계사상 기록할 강국이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진(秦)과 수(隨)와 당(唐)은 모두 우리와의 전투에서 대패했다. 진(秦)은 예맥(濊貊)에 타도됐다. 또 고구려는 수(隨)를 격멸하고 당(唐)을 격파했다. 우리민족이 중국역사상 가장 강대한 진(秦), 수(隨), 당(唐)을 제패했던 것이다. 그런데 중국은 우리가 한족(漢族)과의 전쟁에서 우리 민족이 승리했음에도 고구려를 지방 정권이라고 하니 어불성설이다. 수(隨), 당(唐)은 동양의 패자로 자처하나 동양의 패자를 이긴 고구려는 동양의 제패자(制覇者)라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후에 고구려가 당에게 멸망해 당이 지배한 기간은 고작 30년에 불과하다.

중국의 사서(史書)들은 이와 정반대로 마치 중국이 우리를 지배한 양 고대부터 없던 사실도 있는 것처럼 꾸미며 자국과 자국민의 영광을 기리고 있다. 중국은 우리가 엄연히 승리하고 있는 사실도 부인하는 망국적인 현상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고대에 중국이 우리를 지배한 적도 없고 우리가 밀린 적도 없다. 그런데 중국과 일본은 우리 역사를 거꾸로 뒤집어 놓았다. 이 뒤집어 놓은 변조된 기록을 자기들 역사라고 하는 것은 사기꾼이나 진배없다. 마지막 조선총독 아베 노브유키(安倍信行)가 말한 바대로 “한국은 위대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가진 민족”이다. 그러나 천민(天民)으로 자처하던 조선(祖先)이 살던 이 강토가 조선조에 중국을 섬기는 자원반식민지(自願半植民地)로 변하고 인간을 사랑하던 군자국이 오늘에 보듯이 여야가 영일(寧日)이 없는 소인국으로 타락해 버렸다. 사해에 무위(武威)를 떨치던 대국이 타 민족에게 예속되는 소국, 망국의 경험을 뼈 속 깊이 경험하고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소국, 망국으로 전락한 원인이 식민사관과 외래사상에 구걸하는 병폐에 있었음에도 이를 망각하고 있다.

조선조에 퇴계, 율곡 같은 석학들도 주지한 바와 같이 주자(朱子)의 사상을 추종했다. 주자(朱子)의 본질은 중국사상이요 한국사상이 아니다. 주자의 사상은 반 한국사상이다. 중국을 높이고 한국을 배제했다. 이 같이 우리 성현이라는 분들도 주자의 대중화사상(大中華思想)을 신앙해 일평생 중국을 높이고 한국을 헐뜯는데 광태를 부린 주자학(朱子學)에 심취해 조국과 외국을 구별 못하는 데서 큰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오늘날에도 조국과 외국을 구별 못하는 자가 너무 많은데 문제가 있다. 조선조를 망하게 한 것 역시 주자학(朱子學)이다. 국가의 대책을 반대하는 공상공론(空想空論)으로 세월을 보낸 결과가 아니었던가. G. 하비, H. 로이드는 “자기조국을 모르는 것보다 더한 수치는 없다”고 했다. 이번 칼럼은 제1세 단군 홍성제(弘聖帝)가 천하의 구역(九域)을 삼한(三韓)으로 나눠서 다스렸는데 그 삼한(三韓)인 진한(辰韓), 번한(番韓), 마한(馬韓)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한민족이 고대 대제국인 조선을 건설 한 것은 당시 추종을 불허하는 선진무기에 있었기 땜문에 가능했다. 당시에 고시(楛矢, 화살), 석촉(石鏃, 화살촉) 등이 있었기에 쉽게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4300년 전은 석기시대다. 이 때 다른 민족은 돌로 만든 화살과 화촉을 사용했는데, 조선은 돌과 쇠를 파괴하는 고시(楛矢), 석촉(石鏃)을 발견해 사방원시민족을 합병하고 대국을 건설한 것이다. 서전(書傳, 旅개篇(註)에 보면 “순(舜)시대부터 송효무제(宋孝武帝)시대까지 2000년 동안 우리의 고시(楛矢), 석촉(石鏃)을 수입했고 주 무왕(周武王)은 고시(楛矢), 석촉(石鏃)을 조선에서 수입해 천하를 통일 한 후 이를 보물이라 찬양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고시(楛矢), 석촉(石鏃)은 오늘의 핵폭탄의 위력과 같은 것이었다. 고시(楛矢), 석촉(石鏃)은 그 당시 지구 어느 곳에도 없었고 오직 조선에서만 생산된 것이었다. 이 무기로 천하의 대제국을 건국한 단군1세는 그 광역을 셋으로 나누어 다스리는데 바로 진한(辰韓), 번한(番韓), 마한(馬韓)이다.

 

이렇게 단군이 개국한 조선을 우리는 조선, 단군조선, 고조선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후에 끼어든 기자나 위만조선과 혼동되지 않도록 단군조선, 단군의 손이 살았던 나라로서 고조선이라고 한 것이다. 이 고조선이란 말이 생긴 것은 신라이후이다. 고조선이란 이름은 중국의 산해경(山海經)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중국의 <진서각주(晉書斠注)>에 ‘조선(고조선)은 역사 이래 저명한 대국’이라고 기록돼 있다. 중국 최고의 역사서 <죽서기년(竹書紀年>에는 ‘중국과 만 여리 떨어진 고조선은 무기를 수출하는 대국’이라고 했다. 중국이 자국의 치욕을 숨기며 외국의 영광을 깎는 휘치필법(諱恥筆法)을 하고 있으나 고조선의 위상을 숨기지는 못했다. 하지만 중국은 존화(尊華)를 내세워 우리의 실사(實史)를 인멸하고 한족과 중원의 수치스러운 기사는 숨기고 한족과 중원의 나라는 높이며 외국은 깎아내렸다. 한족에 관한 국내사는 과장하고 남의 역사는 작게 쓴다는 원칙하에 철저히 우리역사를 말살해 왔다.

근세조선시대의 사서들은 철저한 사대주의적인 유교의 지배체제하에서 존화양이(尊華攘夷)를 대의명분으로 내세워 저술한 내용이 많다. 유학자들은 종주국인 명나라를 의식해 명나라와의 종속관계를 은혜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자기비하적인 열등의식에 빠져들었다. 여기에 더해 중국과 일본은 역사를 왜곡하고 변조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중국과 일본이 거의 비슷하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중국은 중화사상을 내세워 자기네가 모든 패권을 가져야 하는 것처럼 철저히 주변국의 역사를 개조했고 지금도 동북공정을 통해 그 만행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은 고조선에 관한 역사서는 다 없앴으나 지리서인 산해경(山海經)은 지리서이기 때문에 개조를 면했는데, 여기에 바로 고조선의 이야기가 있다.

산해경(山海經)에 조선을 묘사한 내용을 보면 “열양동해 북산 남쪽에 나라 이름을 조선이라 한다. 낙랑군(요동에 있는 낙랑군으로 한반도내의 낙랑군과 다르다) 왕검성이 고조선 땅이다. 군자의 나라로 서로 사양하고 다투지 않고 훈훈해 박하지 않다. 음식은 기장을 먹고 짐승도 키워서 먹는다. 의관을 하고 띠를 띠고 검을 찬다. 공자는 자기의 도가 중국에서 잘 행해지지 않으니 떼를 타고 구이(九夷)의 나라로 갈까보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고조선은 조선이라 불러야 한다. 후세사람들이 옛 조선을 생각해 고(古)자를 붙였기 때문이나 ‘환단고기’ ‘단군세기’에 보면 경자93년(서기전 2241년) 단군왕검이 재위8년째 천하의 땅을 구획해 삼한(진한 번한 마한)으로 나누어 통치한 것으로 돼 있다. 이 진한(辰韓), 번한(番韓=弁韓), 마한(馬韓)은 영토만을 가리키는 것뿐만 아니다. 삼한은 세 명의 왕(Khan=汗)을 가리키는 것이다. 진한은 단군왕검이 직접 다스리고, 번한(番韓)과 마한(馬韓)은 각기 비왕(卑王)을 두어 다스렸는데 이들도 단군이라는 칭호를 붙여 위상이 높았다. 당시 조선강역에는 65개의 부족이 살고 있었는데 소국의 장을 칸(Khan=汗)이라고 불렀다. 이맥이 쓴 ‘태백일사(太白逸史)’, ‘삼한관경본기’와 ‘마한세가’에 이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다.

진한(辰韓), 번한(番韓=弁韓), 마한(馬韓)은 후대에 가서 진조선, 번조선, 막조선(말조선)으로 불리게 된다. 여기서 번한(番韓=弁韓)과 마한(馬韓)을 단군조선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나 고조선의 연방국가들이다. 중원에서 동방의 조선을 한(韓), 진국(辰國=韓)이라고 불렀다. 고조선의 강역은 ‘단기고사’에는 전체 영토가 동쪽은 창해(滄海), 서는 요서(요동반도의 서쪽), 남은 남해, 북은 서비로(西非路=시베리아)라고 기록돼 있다. 큰 민족이 9부, 작은 민족이 14부로 이루어졌다고도 했다. ‘신단민사’에는 구이민족(九夷民族)이 살던 땅은 동으로 창해(滄海), 서쪽은 흥안령(興安嶺)을 끼고 사막(고비사막)에 뻗었고, 남으로 발해(渤海)에 이르며, 북으로 흑수(黑水=흑룡강)를 지나 소해(시베리아지역)닿은 넓은 땅에서 나라를 이루고 살았다고 돼 있다.

삼국유사에는 조선이 진한, 번한, 마한으로 나뉘어 통치했다고 간략히 기록돼 있다. 옛 중국 사가들은 조선을 삼한으로 분리돼 관할되었다는 인식이 희박해서 당서(唐書)에 ‘번한(番韓)의 후손이 낙랑 땅에 살고 있었다고 했는데 요동의 낙랑 땅이 번한(변한)이었음을 알 수 있다. ‘고대한사’의 저자 전원섭 선생은 한(韓)은 곧 진(辰)이며 진한(辰韓)이라고 했다. 한(韓)은 왕을 의미하는 알타이어 칸(Khan=汗)을 의미한다. ‘중국 북방 이족과 조선상고사’의 저자 최동현 선생은 맥족(貊族)이 곧 진한(辰韓)족이며, 중국의 동북방에 주로 거주했다고 했다. 최 선생은 또 마한 족은 한반도, 예족(번한)은 중국의 동해안부터 발해만까지 점거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중원과 동방에는 여러 동족이 살았는데 주로 예(濊), 맥(貊), 한(韓)으로 불렀으며 변한과 진한을 예맥조선(濊貊朝鮮)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여기서 예맥조선이라 함은 중국 사가들이 적당히 붙인 것이지 단군조선의 국호가 아니다. 진한(辰韓)은 후대에 가서 진조선(眞朝鮮)이라고 기록하고 번한(番韓)은 발음하기 쉬운 변한(弁韓)으로 많이 불렸다. 이 고조선의 삼한은 행정체제의 구획(區劃)이지 각기 독립된 나라는 아니다. 고조선은 개국 초 당시부터 광활한 땅을 진한(辰韓), 번한(番韓), 마한(馬韓)으로 나눠 관할해 왔음을 볼 수 있다. 이 삼한의 우리 조상들은 단군의 ‘신교문화’를 이어받아 항상 중국대륙을 제압하면서 강성한 국력과 찬란한 문명을 지녔다.

우리 조상들은 요동의 넓은 땅에서 나라를 이루고 살았다. 한민족이 선진민족으로 활약한 고조선의 중심은 요동이었고 그 나라가 강대했다는 사실은 일찍이 한(漢), 수(隨), 당(唐) 등 여러 강국이 한족(韓族)을 치러 간 곳이 요동이었음을 보면 안다. 중국이 만리장성을 쌓은 목적이 우리 한족(韓族)을 막기 위함이었으며 중국의 요, 순임금 등이 우리 한족(韓族)이었음을 봐도 알 수 있다. 고조선의 강역은 지금의 북경 동쪽에서 한반도까지 전체를 빽빽이 차지한 것이 아니라 그물코처럼 곳곳의 산수가 좋은 몇 군데를 차지하고 살았다. 강화도 마리산(마니산)도 단군의 손이 원래 거주하던 곳이다. 고조선의 강역은 고조선-부여와 예맥-고구려로 이어진다. 원래 우리가 살다가 일시 뺏겼던 땅, 요동의 고토도 고구려 광개토대왕(廣開土大王) 때 다시 회복 된다. (다음에 계속)

<본 칼럼은 최태영 ‘한국고대사를 생각 한다’ ‘단군을 찾아서’, 최인 ‘한국학강의’, 서희건 편저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서, 이강민 ‘대한국고대사’, 송부웅 ‘한민족의 대륙역사’, 강동민 ‘불쌍한 대한민국’, 한창건 ‘환국·배달·조선사신론’, 박종원 ‘한국인, 자부심 문화열차’, 한창호 ‘한국고대사 발굴’, 한정호 ‘조선민족사’ ‘주해 ‘환단고기’, 김부식 ‘삼국사기’, 日本國書 刊行會 ‘神皇紀’, 三省堂 編修所編 各國別:世界史の整理, 洪以燮 ‘朝鮮民族史觀と日本帝國主義の植民政策’, 貝塚茂樹 ‘中國の歷史’, 吉川幸次郞 ‘漢の武帝’, 西嶋定生·護雅夫·木村尙三郞·酒井忠夫 高橋幸八郞編 詳解 ‘世界史史料集’ 외 다수서책을 참고하고 인용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