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절벽에… 강남·비강남 집값 더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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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의존도 높은 중·저가 아파트값 더 많이 빠져

박상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21 13:47:00

▲ 4분기 서울 고가 아파트와 중·저가 아파트 매매가격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거래절벽 속 고가 아파트가 위치한 강남권과 중·저가 아파트 지역의 매매가격 격차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21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집계한 결과 4분기 거래는 4426건으로 3분기 1만827건 대비 59.1% 감소했다.

4분기 거래량은 신고 기간(계약 후 30일 이내)이 남아 있지만 현재 주택 시장 분위기를 감안할 때 수치가 크게 확대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지역별로 3분기 대비 4분기 거래량 감소폭은 △서초구 -69.9% △서대문구 -68.3% △마포구 -68.0% △송파구 -66.3% △성동구 -65.7% △강남구 -65.3% 순으로 컸다. 주로 고가지역에서 거래 감소가 두드러졌는데 가격 회복이 빨랐던 데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고가 지역 아파트값은 거래가 크게 줄었음에도 중·저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더디게 빠지는 분위기다.

올해 3분기와 4분기(10월1일~12월20일)에 각각 매매 계약이 1건 이상 체결된 서울 아파트(동일단지 및 동일면적 기준) 1734개 사례의 실거래가 평균을 분석한 결과 3분기 대비 4분기 가격이 하락한 거래가 901건(52%)으로 상승 거래 730(42%)건에 비해 많았다.

지역별로 하락 거래 비중은 △도봉구 72.5% △강북구 65.7% △종로구 63.2% △동작구 61.5% △성북구 61.0% △노원구 60.9% △금천구 59.4% 등 대체로 중·저가 지역이 높았다. 서울 평균 하락 거래 비중은 52%를 기록했다.

반면 고가 아파트가 위치한 지역에서는 하락 거래 비중이 △용산구 35.5% △강남구 40.9% △양천구 42.7% △서초구 48.3% 등을 기록했다. ‘강남 3구’에서는 송파구(53.6%)만 하락 거래 비중이 서울 평균보다 높았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유가 있는 고가 아파트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들어간 반면 소득 대비 과도한 대출로 집을 마련한 ‘영끌 집주인’이 많은 중·저가 지역에서는 원리금 상환 부담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급매물 던지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저가 지역은 특례보금자리론의 대상이 되는 9억 원 이하 아파트의 비중이 높고 매수 관망세 확산으로 하락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중·저가 지역에서 더 큰 폭으로 가격 조정을 받으면서 고가 지역과 아파트값 격차가 벌어지는 분위기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과 비강남 아파트간 가구 당 평균매매가격 격차는 2분기부터 다시 확대됐다”며 “상급지로 이동 시 가격 부담이 확대되는 만큼 1주택자의 갈아타기 움직임이 주춤해지면서 겨울 비수기의 거래 절벽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ps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