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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화재의 사각지대인 노후 아파트의 구조적 한계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2001년 준공 당시 소방법에 따라 16층 이상부터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다는 게 문제다. 지속해서 반복된 화재 사고 예방을 위해 노후아파트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27일 경찰·소방 당국·한국전기안전공사는 전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20분쯤까지 총 21명의 인력을 투입해 방학동 아파트 화재 현장을 합동 감식했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은 25일 오전 4시57분쯤 도봉구 방학동의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접수한 후 오전 5시2분쯤 선착대가 도착한 직후 대응 1단계를 발령했으며 차량 57대와 인력 222명을 동원해 화재를 진압하고 주민 200여 명을 대피시켰다. 소방당국은 오전 6시36분쯤 큰불을 잡았고 화재 발생 3시간여 만인 8시40분쯤 완전히 껐다. 이 불로 30대 남성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등은 이 아파트 301호 작은 방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화재 원인과 사고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화재경보기 작동 등에는 이상이 없었다. 경찰은 △방화문이 모두 열려있었으며 △아파트 1층이 필로티 구조(벽면 없는 기둥으로 설치하는 개방형 구조)로 외부 공기가 원활하게 유입됐고 △2001년 준공 당시 소방법에 따라 16층 이상부터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다는 점 등을 불이 빠르게 번진 원인으로 봤다.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방화문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연기가 각 세대로 퍼져 피해를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16층 이하 가구엔 스프링클러도 달려 있지 않은 것에 당국의 이목이 집중됐다. 해당 아파트는 2001년 완공됐는데 당시 소방법은 16층 이상 아파트를 대상으로 16층부터만 의무적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방화문 설치 규정도 없었다. 2004년 5월에서야 11층 이상 공동주택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와 방화문을 설치하도록 규정이 강화된 것이다.
소방법 적용 사각지대에 놓인 노후 아파트에서 이번 성탄절 참사와 같은 사고는 거듭 발생해 왔다. 2018년 1월 발생한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15층짜리 아파트의 14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3명 참변을 당한 사건도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아파트 일가족 사망 화재 사건이 2021년 8월 발생했을 당시 불이 난 13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아파트는 2003년에 지어졌는데 11층 이상 아파트의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의무 설치하도록 규정한 소방법을 적용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9월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3명 중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은 부산의 한 아파트도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노후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할 때 이번처럼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관계 당국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이 “노후 아파트도 반드시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는 입법 개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이들은 △ 2004년 이전 지어진 15층 이하 아파트는 자동화재탐지설비·옥내소화전·유도등·소화기 등의 소방시설만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했으며 △시설관리 주최도 아파트 내부에서 뽑은 안전관리자·자체 회장 등으로 외부 행정기관에서는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 할 방법이 없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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