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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위치한 소강 민관식육영재단은 민관식 전 국회의장이 1957년 세운 중산육영회의 유지를 이은 재단이다. 재단은 체육사업과 장학사업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재단이 입주한 건물은 현재 민 전 의장의 아들 민병환 전 국정원 차장이 소유했으며 재단 사무실과 주택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작은 키에 당당하고 다부진 체구, 그리고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민관식 전 국회의장(1918~2006)은 한국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민 전 의장의 호는 소강이며 일본 교토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태릉 선수촌을 건립을 주도했고 대한체육회장, 대한축구협회장을 지낸 체육계의 거두였다. 그전에 민 전 의장은 국회의장, 5선 국회의원, 문교부장관 등을 지낸 정치인으로 더 알려졌다.
또 민 전 의장은 일찍부터 장학사업을 주도했다. 그는 소강민관식육영재단(이하 소강재단)의 전신인 중산육영회를 1957년 설립했다. 장학사업을 주로 하는 소강재단은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위치해 있다. 한남동 11번지에 위치한 건물은 재단 사무실이자 주택으로 사용 중이다. 이 주택은 유엔빌리지 내에서 한강변이 바로 보이는 곳에 위치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주택의 소유주는 민 전 의장의 아들 민병환(58)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다. 민 전 차장은 1983년 이곳을 사들여 지금의 주택을 세웠다. 등본상 이 주택은 근린생활시설 및 주택으로 돼 있다.
주택은 지하 2층, 지상 3층이다. 1층 연구소, 2층 사무실, 3층 주택으로 이용 중이다. 토지면적은 506㎡(약 153평)이고, 연면적은 804.44㎡(약 243평)이다.
서울 부동산정보시스템 개별공시지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이곳은 단위면적 ㎡당 600만원으로 가격은 30억원 정도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공시지가와 달리 이곳 거래되는 실제 매매가격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한남동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의 시세와 관련해 “소강재단이 들어선 이 주택은 한강이 직접적으로 보이는 곳에 위치해 3.3㎡당 4500만원선이다”며 “현재 이 주택은 69억원 정도의 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민관식 전 국회의장은 정치인이자 체육인이었다. 테니스광으로 소문난 그는 그의 호를 건 소강배 전국 학생 테니스 대회를 설립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태릉선수촌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다. 사진은 태릉선수촌에 세워진 민관식 전 국회의장 흉상 [사진=뉴시스]
민관식 전 국회의장은 한국 현대사의 산 증인이다. 민 전 의장은 이승만 대통령 시절 정치에 입문해 5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1979년 10·26 사태 이후 국회의장을 맡으며 격동의 현대사 한 가운데 서있었다.
그의 이력은 일반인의 수준을 넘었다. 1955년 대한탁구협회 이사장을 시작으로 중산육영회 이사장, 대한테니스협회 회장, 대한체육회 회장(5선), 대한축구협회 회장, 한·일협정비준동의안 예비심사특별위원회 위원장, 대한약사회 회장(7선 및 명예회장, 약사면허 1호),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문교부 장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장, 성균관대 이사장, 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여러 직위에 올라 있던 사이 민 전 의장은 5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박정희 시절 문교부 장관을 지냈다. 다양한 자리에서 정치인, 공무원, 체육인으로서 삶을 살았던 그는 현대사의 거인들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인연을 맺은 이들은 이승만, 김영삼, 김대중, 박정희, 김종필, 노태우, 전두환 등이다.
아버지는 한국 정치계 거목, 아들은 강직한 국정원 전 간부
민 전 의장은 1957년 3대 국회의원 시절 장학사업을 위해 소강재단의 전신인 중산육영회를 설립했다. 중산은 민 전 의장의 형인 민완식의 호다. 중산은 생전에 동생 소강이 장학사업을 하도록 격려했고 민 전 의장은 형의 유지를 받들어 중산육영회를 설립했다. 2007년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했다.
민 전 의장은 58년째 성적이 우수한 불우청소년, 소년소녀가장, 체육특기자에게 등록금 일체를 지급했다. 현재까지 2만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소강재단에 도움을 받았다.
학창시절 탁구와 테니스 선수로 활약한 민 전 의장은 한국 스포츠 근대화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1964년 일본 동경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참담한 성적을 직접 목격했다.
▲ 민 전 의장은 1979년 10·26 사태 이후 국회의장을 지냈다. 그는 2006년 89세의 일기로 서거하기 전까지 국회의장 및 국회부의장, 5선 국회의원, 문교부장관, 5선 대한체육회 회장, 7선 대한약사회 회장(약사면허 1호) 등 수십 가지의 직함을 갖고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했다. 사진은 소강민관식육영재단 ⓒ스카이데일리
그는 올림픽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쳤다. 우선 그는 한국스포츠 발전을 위해 두 손 두 발을 다 걷어 제치며 태릉선수촌과 체육회관을 건립했다. 당시 각자 나눠져있던 체육시설을 민 전 의장이 태릉선수촌에 한데 모으면서 태릉에 국가대표 종합 트레이닝 센터가 건립됐다.
또한 무교동에 위치한 체육회관을 건립하며 대한체육회 산하 31개 경기 가맹단체를 한 곳에 모아 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 체육계에서는 민 전 의장이 우리나라를 스포츠 강국으로 성장시키는 데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평했다.
테니스 애호가로도 알려진 민 전 의장은 1973년 소강배 전국 학생 테니스 대회를 설립했다. 이 대회는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다. 이 대회에서 이형택, 유진선 선수 등을 배출하며 어린 테니스 선수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스포츠 근대화의 아버지로 불리던 그는 2006년 89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소강재단은 그를 추모하고 위해 2009년 소강 체육대상을 제정했다. 한국 스포츠계에 빛나는 업적을 남긴 스포츠인을 선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특별선수상으로 스케이트 선수 이규혁, 이상화가 선정됐다.
▲ 민관식 전 국회의장의 아들 민병환 전 국정원 차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제2차장에 임명됐다. 민 전 차장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면서 당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들렀던 소통령 김현철씨에게 유일하게 고개를 숙이지 않은 강직한 인물로 통한다. 사진은 2010년 이 대통령에게서 임명장을 받는 민 전 차장 [사진=뉴시스]
소강재단은 장학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소강재단은 서울 장충동 평화통일자문회의 강당에서 장학금 시상식을 진행했다. 고교생 32명, 단원고 3학년 10명, 체육 특지가 6명 등에게 총 1억5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현재 재단 이사장은 정원식 전 국무총리가 맡고 있다.
한남동 주택에는 민 전 의장의 아내 김영호(91) 여사와 부부의 막내아들인 민병환 전 국정원 2차장이 함께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의 소유주인 민 전 차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국정원 인천과 경기지부장을 지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 2010년 국정원 국장에서 2차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국정원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다. 민 전 차장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3년 무렵 국정원장 후보자로도 거론됐다.
민 전 차장은 성격이 강직한 인물로 알려졌다. 전 국정원 직원 김기삼 변호사의 저서 ‘김대중과 대한민국을 말한다’에 의하면 민 전 차장은 김영삼 정부 당시 소통령으로 불렸던 김현철씨에 유일하게 고개를 숙이지 않은 인물이었다.
당시 민 전 차장은 청와대에서 비서관으로 일했다. 김기삼 변호사는 책을 통해 “청와대에서 거의 유일하게 현철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던 민병환 비서관은 오래 견디지 못하고 결국 안기부로 자리를 옮겼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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