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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몇 년간 각종 구설수에 휩싸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KB가 최근 또 다시 구설수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다. 퇴직 사우가 소유한 특정 기업에 상당한 양의 일감을 몰아준 정황이 알려지면서 소위 말하는 ‘관가의 전관예우식 특혜’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사진은 KB금융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지난 몇 년간 각종 구설수로 몸살을 앓다가 올해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재도약의 날갯짓에 나선 KB금융지주(이하·KB금융)가 최근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 및 금융권 등에 따르면 KB금융은 퇴직 사우가 소유한 특정 기업에 상당한 양의 일감을 몰아줘 눈총을 받고 있다. 소위 말하는 ‘관가의 전관예우식 특혜’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KB금융은 해당 업체에게 ‘경쟁 없이’ 일감을 제공했다. 이에 동종업계의 생태계는 의식하지 않은 ‘퍼주기 행태’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KB금융 주주들과 내부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퇴직 사우들에 대한 일감 퍼주기 관련 논란으로 인해 그동안 그룹 이미지 제고 및 신뢰도 확보를 위한 노력이 허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금융권 일각에서는 “과거에 연연한 행보로 정작 KB금융의 미래에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퇴직 사우 위한 ‘KB한마음’…업계 “KB금융, 일감 주면서 사실상 좌지우지” 논란
금융감독원 및 KB금융, 금융권 등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2005년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재취업 희망 퇴직직원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KB한마음’이라는 기업을 설립했다. KB금융 아웃소싱 업무를 전담하는 기업을 설립해 퇴직 사우들의 재취업을 돕겠다는 의도에서였다.
당시 기업의 설립은 KB금융 퇴직 사우들 모임인 행우회가 주도했고, 얼마 안가 김종익 전 대표가 기업을 인수했다. 공정거래법 등의 문제 해소를 위해서였다. 김 전 대표는 KB국민은행(구·국민은행) 신용감리실장, 영등포지점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 자료:한국기업데이터(K-Report)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이후 KB한마음은 취사조리, 청소미화, 현금정산, 주차관리, 야간경비, 부동산 근저당권 설정관리와 서류보관 지원 업무 등 금융기업의 아웃소싱 관련 업무 분야 전반에 걸쳐 폭넓게 활동했다. 자연스럽게 기업의 덩치 또한 빠르게 커져갔다.
KB금융의 그늘 아래 조용히 덩치를 키워온 KB한마음은 뜻밖의 사건으로 인해 여론에 집중 조명을 받게 된다. 김 전 대표가 과거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사찰 사건의 피해자로 알려지면서 그가 이끄는 KB한마음의 존재가 수면위로 올라오게 된 것이다.
민간인 사찰사건은 정권 간에 다툼으로 비화될 정도로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고, 피해자로 거론된 김 전 대표는 정쟁의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 그러면서 KB한마음 또한 함께 주목을 받게 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에 대한 ‘KB한마음 헐 값 인수’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사건 이후 김 전 대표는 KB한마음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동시에 보유했던 지분 전부를 내놨다. 그 시기 또 다른 KB금융 출신 인사인 황규만 대표가 KB한마음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황 대표는 KB한마음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에 올라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KB한마음의 매출 대부분이 KB금융으로부터 나오는 만큼 기업의 소유권(승계)과 인사권을 KB금융이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높았다. 김 전 대표가 KB한마음 주식을 넘긴 게 자의가 아닌 타의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김 전 대표가 물러난 이후 KB한마음의 사명은 지금의 뉴스타트한마음(NS한마음)으로 바뀌었다. 사명 변경 후에도 뉴스타트한마음의 주력 사업이나 기존 매출 구조에는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대출 및 카드업무 지원 등 영위 사업 분야를 넓히면서 그룹 밖 계열사의 면모가 더욱 공고해졌다.
뉴스타트한마음에 특혜성 지원 제식구 챙기기 분분
▲ 최근 금융권 일각에서는 KB금융이 뉴스타트한마음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특혜’나 다름없는 행위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동종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KB금융은 특정 업무와 관련, 뉴스타트한마음에 100% 수의계약 방식으로 발주했다. 별다른 경쟁 절차 없이 퇴직 사우 소유 기업에 전량을 맡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뉴스타트한마음 본사가 들어선 빌딩 ⓒ스카이데일리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은 뉴스타트한마음은 KB금융의 지원 아래 내실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했지만 최근 또 다시 구설수에 휩싸였다. 대기업의 울타리 밖 계열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가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며 뉴스타트한마음 또한 여론을 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KB금융 및 금융권 등에 따르면 현재 뉴스타트한마음의 지분구조는 황규만 대표가 지분의 70%, 또 다른 지점장 출신 인사가 3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KB출신 OB인사들 소유의 기업인 셈이다.
뉴스타트한마음은 그동안 상당한 부침을 겪으면서도 KB금융의 지원 덕분에 일정 수준 이상의 실적을 유지해 왔다. 최근 3년간이 실적을 보더라도 △2011년 매출액 131억원, 영업손실 18억원, 당기순이익 28억원 △2012년 매출액 108억원, 영업손실 17억원, 당기순이익 22억원 △2013년 매출액 109억원, 영업손실 63억원, 당기순이익 2억원 등이었다.
뉴스타트한마음은 매 년 1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꾸준히 올렸는데, 이 과정에서 복지 비용을 점차 늘리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결국 매 년 일정 수준 이상 벌어들인 돈으로 퇴직 사우들의 배를 불리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며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한국기업데이터(K-Report) ⓒ스카이데일리
문제는 KB금융이 뉴스타트한마음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특혜’나 다름없는 행위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동종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뉴스타트한마음이 영위하는 사업 중에는 KB국민은행의 부동산 근저당권 설정관리와 서류보관 지원 업무가 있다. 그런데 KB금융은 이 업무를 수의계약을 통해 100% 발주했다. 별다른 경쟁 절차 없이 퇴직 사우 소유 기업에 전량을 맡겼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뉴스타트한마음은 직원 채용 과정에 있어서도 제 식구들을 위한 튼튼한 울타리를 마련했다. 인력 선발 과정에서 지원자격을 KB금융과 뉴스타트한마음 퇴직자로 한정한 것이다”고 밝혔다. 일감 제공과 인력 충원 모두 자기식구들 간에 실시된 ‘폐쇄형 거래’의 사례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KB금융과 뉴스타트한마음의 거래는 전형적인 불공정거래다”며 “‘국민’이라는 타이틀을 단 KB금융이 정작 뒤로는 ‘국민’이 아닌 ‘제 식구’ 챙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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