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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곰표 밀가루’로 유명한 대한제분의 오너 일가가 보인 일련의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창업주인 이종각 회장이 기존에 보유했던 대한제분 지분을 자녀들 지분율이 비교적 높은 계열사에 넘겼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꼼수 승계’ 논란이 불거져 나왔다. 사진은 대한제분이 들어선 상공회의소 회관 ⓒ스카이데일리
최근 ‘곰표 밀가루’로 유명한 대한제분의 지배구조 상에 발생한 일련의 변화를 두고 이런저런 잡음이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주인 이종각 회장의 지분이 이 회장 일가 사기업이나 다름없는 기업으로 넘어간 것을 두고 ‘꼼수 승계’ 논란이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특히 이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획득한 기업이 내부거래로 성장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향후 내부거래를 중단해 기업의 실적이 떨어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지분 가치도 떨어지게 되고, 그러면 이 회장 소유의 지분가치도 떨어져 주식이동이 수월해 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는 지분 가치가 떨어지면 주식 이전에 부과되는 세금의 규모가 작아진다는 의미로 설명된다.
이에 경제시민단체 사이에서는 “최근 대한제분 지배구조 상에 발생한 일련의 변화는 꼼수 승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나 다름없다. 업계의 눈총 어린 승계를 위해 닻을 올린 셈이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이종각 회장 대한제분 지분 전량 오너일가 기업에 넘겨…“경영권 승계 행보” 논란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금융감독원 및 대한제분, 증권가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상장기업인 대한제분의 지배구조 상에 일대 변화의 움직임이 발생했다. 최대주주가 변경된 것이다. 대한제분의 최대주주는 기존 ‘이종각 회장 외 13인’에서 ‘디앤비컴퍼니 외 16인’으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대한제분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이 회장이 본인 소유의 대한제분 지분 전량을 디앤비컴퍼니에 넘겼고, 그 대가로 디앤비컴퍼니의 유상 신주를 받았다. 현물출자 명목으로 주식을 맞교환한 셈이다. 이번 거래로 대한제분 최대주주 외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기존 39.61%에서 41.57%로 소폭 올랐다.
그런데 최근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번 거래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이 회장에게 유상증자 신주를 발행하는 조건으로 대한제분 지분을 넘겨 받은 디앤비컴퍼니가 사실상 이 회장 일가의 사기업과 다름없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 회장 개인 지분이 가족 소유의 기업으로 넘어간 데 대해 ‘꼼수 승계’ 운운하는 얘기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실제로 앞서 디앤비컴퍼니는 이 회장의 딸인 이혜영씨 외 특수관계인이 지분의 81%나 보유하고 있다. 이번 주식 거래를 실시하면서 이 회장에게 유상신주를 발행하긴 했지만 이 회장 일가 소유나 마찬가지인 지배구조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 회장 소유 지분이 이 회장 가족 기업에게 넘어간 것일 뿐 오히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재편에 있어서는 훨씬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됐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대한제분 최대주주이자 오너 일가 사기업 디앤비컴퍼니 ‘내부거래 의존도 높아’
▲ 이종각 회장으로부터 대한제분 지분을 받은 디앤비컴퍼니는 오너 일가의 사기업과 다름 없는 지분구조를 보이는 것은 물론 그동안 대한제분과의 내부거래 매출을 유지해 왔다. 이 때문에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내부거래를 줄이면 경영 승계 또한 수월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대한제분 본사 입구 ⓒ스카이데일리
문제는 대한제분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디앤비컴퍼니가 그동안 상당한 내부거래로 매출을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불거져 나왔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의 주장에 따르면 디앤비컴퍼니가 내부거래로 성장했다는 사실은 바꿔 말하면 내부거래 규모를 줄일 경우 실적이 감소한다는 의미다. 이는 곧 내부거래가 줄어들게 되면 디앤비컴퍼니의 기업 외형이 줄어 주식 가치 또한 감소하게 된다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는 게 한 회계전문가의 설명이다. 물론 아직까지 내부거래가 눈에 띄게 줄거나 한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추후 내부거래가 줄게 된다면 이 회장은 본인 소유 디앤비컴퍼니의 주식을 자식들에게 이전하는 데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식의 가치가 감소함에 따라 주식 이전에 수반되는 세금 등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앤비컴퍼니는 설립 후 매 년 매출액의 일정 수준 이상을 내부거래로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의 매출액 및 내부거래액, 내부거래 비중 추이를 각각 보면 △2012년 매출액 74억원, 내부거래액 40억원, 내부거래비중 54% △2013년 매출액 62억원, 내부거래액 21억원, 내부거래비중 33.9% △2014년 매출액 70억원, 내부거래액 34억원, 내부거래비중 48.6% 등을 기록했다.
지주체제 다름없는데…“이해 안 되는 ‘옥상옥’ 지배에 기업 투명성 저하 됐다” 분분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은 이 뿐 만이 아니었다. 최근 대한제분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이 회장이 상장기업인 대한제분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면서 지배했던 것과 달리 비상장기업인 디앤비컴퍼니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하게 되면서 기업의 ‘투명성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제분 소액주주를 자처한 J씨는 “이 회장이 비상장기업인 디앤비컴퍼니를 통해 대한제분을 간접 지배함에 따라 차후 지배구조 재편에 있어 ‘투명성’이 떨어지게 됐다는 여론이 주식시장에 흘러 다닌다”며 “최근 대기업 오너 일가 사이에서 꼼수 승계의 한 방편으로 잘 노출되지 않는 비상장 기업을 승계 통로로 이용하는데, 대한제분 오너 일가의 행보 또한 유사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소액주주 L씨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명분으로 세운 이번 지분 거래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대한제분이 이미 지주회사나 다름없는 지배구조를 갖춘 상황에서 굳이 비상장 기업을 지주회사로 올려 ‘옥상옥’ 같은 구조를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련의 사실로 인해 일부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이번 지분 거래는 꼼수 승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과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다시 말해 이는 꼼수 승계를 실시하기 위해 닻을 올렸다는 의미와도 같다. 이런 예상이 사실이라면 팔순의 나이에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앞으로 행보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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