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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방=돈되는 상권]-<185>방배동(사당동)가구거리
이케아 태풍 이겨낸 상인, 가구거리 다시 찾는 고객
1년전 공룡기업 상륙에 살길 도모…다양한 제품·가격 승부로 소비자·기업 수요 꾸준
김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5-11-04 00:03:24
지난해 말 글로벌 공룡 기업 이케아가 한국에 상륙했다. 이케아는 저렴한 가격과 소비자가 조립하는 방식의 가구에 전세계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케아 진출을 앞두고 이 땅 모든 가구업체는 비상사태를 맞았다. 가뜩이나 대형 브랜드에 밀린 중소가구업체들은 향후 시장구조 변화를 우려하며 입점 반대 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케아의 한국 진출 1년이 지난 지금 우려했던 것과 달리 국내 가구업계는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오히려 국내 업계는 자극을 받아 고객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쳤다. 서울 곳곳의 가구거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랜 세월 가구거리 자리를 지켜오며 가구시장의 변화를 겪어온 방배동(사당동)가구거리는 판매 종류 세분화, 디자인 강화 등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스카이데일리가 이케아 태풍을 이겨낸 방배동(사당동)가구거리를 취재했다.


▲ 30여년 역사의 방배동(사당동)가구거리는 사무용, 가정용, 업소용 가구 등 복합적으로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 공룡 기업 이케아의 한국 상륙에 이곳은 물론 한국의 가구업계가 긴장했었다. 방배동(사당동)가구거리 역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했다. 위 이미지는 위치도, 아래 사진은 가구거리. ⓒ스카이데일리

서울에는 몇 개의 가구거리가 있다. 대표적인 곳은 논현동, 아현동, 방배동(사당동)가구거리 등이 있다. 논현동 가구거리가 수입 및 고가 브랜드 위주라면, 아현동은 주로 가정용 가구를 판매하고 있다. 상인들에 따르면 논현동은 건물주들이 사무용 가구 매장 자체를 내도록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며, 아현동은 지역주민들이 주요 고객이다.
 
방배동(사당동)가구거리(이하 가구거리)는 사무용, 가정용, 업소용 가구 등 복합적으로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가구거리의 역사는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순문 서초·동작가구연합회 사무차장에 따르면 1980년대 길을 따라 천막을 세워 중고가구를 판매한 것이 첫 모습이다. 1997년 IMF로 경제 위기가 닥치자 재활용, 중고 가구 판매는 더 활성화되면서 가구업체가 밀집하기 시작했다. 이후 가구 브랜드들이 관심을 가졌고 중소가구업체 및 고급브랜드가 들어서면서 오늘날 가구거리를 만들었다.
 
경기 민감한 가구시장, 이곳도 한 때 직격타…가구 소비 트렌드도 변화 
 
▲ 방배동(사당동)가구거리도 경기불황을 비켜갈 수 없었다. 전성기에 가구점 수는 150여개에 달했지만 2008년 이후 급격히 감소해 80개로 줄어들었다. 서초·동작가구연합회는 거리 광고 진행 등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상권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 상권은 현상유지를 해나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상인들에 따르면 각 가구업체 및 상권은 가구시장 전체 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가구시장은 경기에 민감한 영향을 받고 있다.
 
올해 메르스 사태 등을 비롯해 경기 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국내 가구업체들은 전체적으로 침체기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구거리도 경기가 위축됨에 따라 타격을 맞았다. 전성기였던 2000년대 초반까지 150여개에 달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80개로 줄어들었다.
 
서초·동작가구연합회에 따르면 해당 가구거리 상권은 대규모 형태로 다른 가구거리에 비해 상권이 현상은 유지하고 있다. 한 가구 종류에 치우치기보다 복합적으로 가구를 취급하고 있어 다양한 고객층이 찾고 있다는 것이다. 또 연합회에서 거리 광고를 진행하는 등 마케팅 전략을 진행해 오고 있다.
 
상인들에 따르면 가구 시장의 변화요인으로는 소비자들의 가구 소비트렌드 변화, 온라인 쇼핑 발달 등이 있다. 개업 20년의 ‘파란들 가구’ 대표는 “옛날에는 200만~300만원대 고급가구가 주로 판매됐다면 현재는 디자인 및 실용성에 관심을 두면서 저가 가구를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20년간 점포를 운영해 온 ‘토탈 제일 사무용 가구’ 대표는 “과거 소비자들은 가구를 하나의 재산과 같이 여기고 질을 중요시 했다”며 “지금은 온라인 시장이 발달하는 등 소모품 이미지가 강해졌고, 소비자들이 저렴하면서 원하는 디자인, 맞춤 가구 등을 원한다”고 말했다.
 
1992년부터 문을 연 ‘삼익가구’는 가구거리 내 고급 브랜드에 속한다. 점포 관계자는 “과거에는 고전적 스타일 가구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고객층이 주로 연령대가 높았다”며 “현재는 트렌드 범위가 넓어지면서 젊은 층 타깃으로 한 모던 스타일의 가구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무용 가구점에서부터 인테리어 컨설팅 등 소비자 중심 매장까지
 
 
▲ 거리 내에는 소비자의 취향에 중점을 두고 맞춤 가구 및 디자인 등을 강조하고 나선 ‘Focus in’ 매장이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가구거리는 주로 사무용 가구점이 다수 분포했으며 가구점 사이사이로 가정용 가구, 업소용 가구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상인들은 사무용 가구점이 많다보니 새로운 점포를 차리거나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이 많이 몰려온다고 입을 모았다. 또 가구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다양해지면서 사무용, 가정용 등을 특화해야 경쟁력을 갖춘다고 했다.
 
‘토탈 제일 사무용 가구’ 대표는 “월 매출의 30%는 기업 등 고정고객이다”며 “장기적인 고정고객을 유지하는 데 비용이 따른다”고 말했다.
 
대표에 따르면 장기적인 고객에 한 해서는 저렴한 의자 하나를 구입해도 유지하기 위해서 배달을 하게 되고 이에 따른 배송비 등 인건비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고 했다. 다만 발달하고 있는 온라인 매장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만의 서비스 특화로 고객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구거리에는 소비자의 취향에 중점을 두고 맞춤 가구 및 디자인 등을 강조하고 나선 매장이 눈에 띈다. 매장 겉모습만 봐도 다른 매장과 차별화를 추구하려는 것이 보인다.
 
9년간 가구거리에서 자리 잡아 온 ‘Focus in’ 대표는 “소비자 취향에 맞는 가구를 판매하고, 인테리어에 맞는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가구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고, 의자 하나를 두고도 편안함, 디자인 등을 따진다”고 설명했다.
 
‘Focus in’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매장은 저가를 찾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저가 가구를 판매하고 있고, 오프라인 매장은 직접 나와 구매하는 가구에 관심 많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고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최근에서 원룸가구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날 가구거리를 찾은 박모씨(54·여)는 “아들이 원룸에 두고 쓸 매트리스와 책상을 구매하러 나왔다”며 “원룸과 같이 부담 없이 가구를 구입하는 데는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케아 진출 약 1년 눈앞… 가구업계 오히려 ‘기회’
 
 
▲ 방배동(사당동)가구거리 내 상인들은 이케아가 진출한지 1년을 앞두고, 지난해 우려했던 것에 비해 가구업계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가구시장은 가구공룡 이케아 진출로 떠들썩했다. 그러나 상륙 1년을 약 한 달 앞두고 가구 시장 내 상인들은 큰 영향은 없고 자극제가 됐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다시 손님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말까지 들려온다.
 
‘파란들 가구’ 대표는 “진출 초기 소비자들이 호기심에 많이 몰리는 경향이 있어 타격이 일부 있었지만 오히려 지금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 이케아에 다녀온 손님들이 가구보다도 생활용품 이미지가 강하다”며 가구거리를 다시 찾고 있다고 했다.
 
송 차장도 “이케아 진출 초기 우려가 높았지만 가구거리에 미친 영향이 예상보다 결정타는 아니다”며 “이케아 소비층은 젊은층 위주고 가구거리는 젊은층, 중년층 등에서부터 기업인 등 특정 소비자층까지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Focus in’ 대표는 “이케아 진출이 가구업계에 가지고 온 간접적 타격은 분명 있었다”며 “실제로 가구시장 규모 측면에서 봤을 때 일부 고객층을 흡수한 점 등 빼앗긴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국내 가구 산업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기회’다”며 “이케아가 생활용품, 기성품 위주 이미지가 강하다면 우리 가구는 고객들의 맞춤 가구, 디자인 등 특화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상가 1층 10평을 기준으로 보증금 5000만~8000만원, 월세 450만~500만원이다. 권리금은 위치에 따라 차이가 큰데 자리가 좋은 곳은 약 5000만원 수준이다.
 
가구거리는 과거보다는 올랐지만 해당 지역 시세에 비해 역세권 대로변 임대료 수준이 낮은 편이며 작은 평수 매장이 밀집해 상권이 유지되고 있다. 또 상인들은 “경기에 민감한 가구거리 상권이 유지될 수 있는 데에는 해당 거리 일대가 음식점 등 외식업종이 상권을 형성할 만큼 요건이 충족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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