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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시장은 일반 고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드는 패션의 중심지다. 동대문 가장 큰 손님은 보세 의류가게를 운영하는 전국의 점주들인데, 경기도 ‘안양’은 옛날부터 동대문에서 보세의류를 가져다 파는 상인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하철 1호선 안양역과 연결된 지하상가는 싸고 다양한 보세의류 매장이 집결한 곳으로 예전부터 청소년 및 20대 젊은 여성층 사이에서 잘 알려진 곳이다. 안양역 지상 상권인 ‘안양1번가’도 전통적인 역세권 상권이다. 상인들에 따르면 ‘안양1번가’ 상권은 지하상가 의류 상권과 시너지효과가 더해져 탄탄한 소비력을 자랑하고 있다. 주요 고객층이 젊다 보니 안양1번가는 창업 트렌드 및 가격 등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행에 따라 유명 프랜차이즈를 하거나 돈이 되는 업종으로 변환하는 경우가 많은 상권이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와 올해 메르스 여파로 소비가 주춤함에 따라 안양1번가에서는 경기불황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가 경기 남부의 대표 상권으로 자리매김한 안양1번가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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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1호선 안양역 앞 ‘안양1번가’는 10대~20대 중심 상권으로 60년 전통을 지켜왔다. 안양역 인근에는 연성대학교, 안양과학대학, 대림대학, 안양대학교와 양명고, 안양여자고, 양명여자고, 안양예고, 안양외고 등이 있어 학생 유동인구가 많다. ⓒ스카이데일리
경기 남부 최대 상권으로 꼽히는 안양 1번가는 10~20대 중심 상권이다. 반경 1km 내외에 중·고등학교, 대학교 등이 몰려있어 낮 시간대부터 학생들로 북적인다.
60년 전통의 안양1번가는 오래 전부터 학생 중심의 상권이었다. 1970년대 안양에서 학교를 다녔다는 한 상인은 “내가 학교를 다닐 때에도 이곳은 학생들이 모이는 집결지였다”며 “학생들은 여전히 상권의 타깃이자 변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4년 간 가게를 운영한 한 상인은 “화장품을 구매하는 연령대도 낮아지면서 이제 초등학생도 안양1번가로 쇼핑을 나온다”며 “과거에 비해 상권 고객층이 더 낮아졌다”고 전했다.
1번가에는 학생 타깃 인기 업종인 길거리 음식과 분식점이 많다. 분식점 천덕꾸러기의 A사장은 “삼삼오오 다니는 학생들은 옷을 사거나 영화를 보러 왔다가 외식도 하고 노래방도 간다”며 “안산, 수원, 화성에서도 오는 손님이 많다”고 전했다.
범계·평촌 신도시 상권이 확대되면서 안양1번가 상권이 축소됐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범계·평촌 상권은 20대 후반에서 40대가 몰리는 상권이고 여기는 10대와 20대 초반 대학생이 몰리는 상권이다”며 “상권력에 있어 차이가 있어 업종과 소비층이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 안양1번가는 학생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거나 서브 고객으로 삼아 오픈하는 점포들이 많다. 음식점들은 주요 고객인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에 맞춰 저렴한 가격의 메뉴를 앞다퉈 선보인다. 최근에는 단품 위주의 무한리필 점포 창업이 대세로 떠올랐다. ⓒ스카이데일리
경기 불황 창업아이템 단품 무한리필…연어는 망하고 고기는 통했다
최근 안양1번가의 창업 트렌드는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저렴한 ‘가격’의 무한리필 음식점이다. 무한리필에도 트렌드가 있다. 과거의 무한리필 음식점과는 다르다. 기존의 무한리필 음식점은 다양한 종류를 선택해서 골라 먹을 수 있는 뷔페식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삼겹살, 돼지고기, 연어 등 단품 메뉴를 제공하는 형태가 많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내 안양1번가에 문을 연 고기 무한리필 점포는 4곳이다. 송 대표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고기를 주력한 ‘무한리필’ 창업이 떠올랐다”며 “상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통큰갈비’, ‘엉터리 삼겹살’, ‘무한도전 돌판왕’ 등 고기 무한리필점포에 손님들이 북적인다”고 말했다.
엉터리 생고기는 문을 연 지 한 달만에 문정성시를 이루는 가게가 됐다. 테이블이 38개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녁 시간 때는 줄을 서야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곳 매니저 B씨는 “1만원으로 삼겹살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평일은 하루 평균 3회전하지만, 주말에는 4회전까지 나온다”고 설명했다.
‘무한도전 돌판왕’은 지난 10월 문을 열었다. 일반 고깃집을 운영했던 C대표는 삼겹살 무한리필점포로 가게를 바꿨다. C대표는 “저렴한 가격으로 가게 회전율을 높인 박리다매 방식이다”며 “일반 고깃집을 운영했을 때보다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 무한리필 음식점의 인기 속에서도 닭갈비 무한리필 가게까지 등장했다. 반면 연어 무한리필은 마진율이 높지 않은 데다 학생들이 먹기에는 부담있는 메뉴로 안양1번가 상권에서는 호응을 얻지 못했다. ⓒ스카이데일리
학생들을 겨냥한 닭갈비 무한리필 점포도 있었다. 개업한 지 6개월 된 ‘닭갈비제작소’ 관계자는 “40개 테이블 기준 하루 평균 3회전, 평일 기준 160~170명 고객이 찾는다”며 “정해진 가격으로 주메뉴인 닭갈비와 음료수, 밥 등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무한리필 음식점이라고 해서 모든 점포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연어 무한리필 점포는 오픈 한 달 남짓만에 문을 닫았다. 인근 상인은 “연어 무한리필은 최근 떠오른 인기 업종이지만, 상권의 주요 타깃이 10대~20대 초반인 것을 감안하면 적합한 아이템이 아니었다”고 했다.
무한리필 연어 점포 대부분은 냉동 제품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연어는 가격이 변동적일 뿐만 아니라 유통 및 보관이 어려워 마진율이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연어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냉동연어의 맛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딜레마가 있다.
강종헌 창업컨설턴트는 “최근 매주 연어 프랜차이즈 컨설팅 문의가 들어올 정도로 유행 아이템이긴 하지만 1년 정도로 잠깐 유행하는 아이템일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강 컨설턴트는 삼겹살 등 단품 무한리필점포 유행 현상에 대해 “저렴한 가격으로 자유롭게 먹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잠깐 뜨는 유행이 아닌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메뉴를 단품으로 하면 재료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져 조리·관리가 효율적”이라고 했다.
이어 “제공하는 음식 양이 많아 손이 많이 가지만 거래처를 잘 선정해 고정된 가격으로 유통망을 확보한다면 마진율이 높은 장사”라고 전했다.
▲ 안양1번가 내 노래방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일 1시간에 5000원을 받는 등 저가 경쟁을 해왔다. 최근에는 이보다 더 저렴한 코인 노래방 창업이 붐을 일고 있다. 이곳에는 1년 새 6개의 코인 노래방이 생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데일리
코인노래방 활황, 저렴한 가격에 부르고 싶은 만큼만 부른다
학생들을 겨냥한 업종 중에서는 ‘코인 노래방’이 눈에 띄었다. 1시간에 기본 2만원을 내는 일반 노래방에 비해 코인 노래방은 월등하게 저렴하다. 500원에 2곡, 1000원에 4곡이다. 저렴한 가격과 잠깐만 부르고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선호하는 놀이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술집이나 PC방이 사라진 자리에 코인 노래방이 들어오고 있다. 1년 사이 6개의 코인 노래방이 생길 정도로 코인 노래방은 인기 창업 아이템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상층부 공실에 코인 노래방이 자리 잡았다”며 “최근 창업 시장에서 유행 아이템으로 떠오른 코인노래방이야말로 이곳 상권 주요 소비층인 10대 취향에 딱 맞는 업종이다”고 전했다.
올해 8월에 문을 연 ‘가왕 동전노래연습장’은 MBC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복면가왕에서 이름을 땄다. 이곳 대표 D씨는 “PC방을 운영했다가 코인 노래방으로 업종을 바꿨다”며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대학생도 많이 찾고 있으며 산본·군포 지역 학생들도 많이 온다”고 말했다.
송정임 고려공인중개사 대표에 따르면 안양1번가가 메인 상가 1층 10평 기준 보증금 1억원, 월세 400만원, 권리금 1억5000만원 수준이다. 메인 상가가 아닌 이면에 있는 먹자골목의 경우 20~30평대 상가 기준 보증금 8000만원, 월세 350만원, 권리금 1억5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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