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 위한 부담부증여, 경우에 따라 ‘증세’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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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세무사의 ‘세무테크’…부담부증여

양도차익 큰 경우, 양도세 중과되는 비사업용 토지는 일반 증여가 더 유리

이재명 필진페이지 + 입력 2016-04-24 17:00:53

‘부담부증여’란 채무와 재산을 동시에 증여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일반적인 증여와 달리 채무도 증여되므로 사실상 유상취득(채무 인수)과 무상취득(증여)이 결합된 증여형태를 띈다. 이에 유상취득부분에는 양도소득세가, 무상취득부분에는 증여세가 각각 적용 된다.

부담부증여의 요건을 간략히 요약하면 세 가지다. 우선 증여일 현재 증여재산에 담보된 채무(대출 및 임대보증금)가 있어야 한다. 또 채무의 차주(빌리는 사람측)는 반드시 증여자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채무를 수증자가 인수해야 하며 인수 사실은 증여계약서·전세계약서·금융증빙 등으로 확인이 가능해야 한다. 증여일 이후부터는 수증자의 채무이므로 수증자가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이들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부담부증여가 가능하다.

부담부증여를 제대로 이용하면 증여세를 상당수 줄일 수 있다. 하나의 사례를 통해 부담부증여를 이용한 절세 방법을 알아보자.

서초구 소재 1주택(8억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는 A씨는 준공 된 지 오래된 주택을 처분하고 다른 주택을 취득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런데 현재 보유한 주택은 향후 재건축 예정이라 매각하기에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자녀에게 증여하고 싶지만 증여세 부담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증여세는 약 1억5000만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해당 주택에 전세금을 최대한 높인 상태에서 증여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 만약 전세보증금이 5억원이라고 가정하면, 5억원의 채무(전세보증금)가 자녀에게 이전된다. 세법에서는 A씨가 전세보증금 5억원을 받고 자녀에게 매도했다고 본다. 전세보증금을 양도가액으로 보고 양도세를 구해야 하나, A씨 입장에서는 1세대 1주택 (9억원 이하)으로 양도세가 비과세되므로 양도세 부담은 없다.

그리고 8억원중에 전세보증금(채무)을 제외한 3억원은 순수한 증여이므로 발생하는 증여세는 3600만원이 된다. 단순히 계산으로 따지면 약 1억1400만원의 절세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또 증여받은 자녀 입장에서 취득세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 부분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부담부증여는 유상취득부분(채무인수)과 무상 취득부분(증여)으로 나누어 취득세를 부담하게 된다. 무상취득은 3억원에 취득세율 4%가 과세돼 취득세 1200만원이 발생한다. 유상취득부분(전세보증금)은 5억원에 2.2%의 세율이 적용돼 취득세 1100만원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총 2300만원의 취득세를 부담해게 된다.(9억원 이하, 면적이 85㎡ 이하기 때문에 2.2% 세율 적용)

그러나 부담부증여를 했다고 해서 무조건 세금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무담부증여 시에도 유의할 점은 있다. 대표적으로 취득한지 오래된 부동산으로 양도차익이 큰 경우나 양도세가 중과(16~48%)되는 비사업용 토지를 보유한 경우에는 양도세가 증여세(10~50%)보다 크기 때문에 순수증여보다 부담부증여의 세금이 더 많을 수 있다. 이 또한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아버지가 15억원 상당의 나대지를 자녀에게 증여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나대지의 취득가액은 3억원이며, 7억원의 대출금이 담보채권으로 돼 있다. 이 때 나대지는 소득세법상 비사업용토지이기 때문에 16~48%의 양도소득세율이 중과된다.

따라서 2억7000만원의 양도세를 부담해야하고, 나머지 순수증여분인 8억에 대해서는 증여세 1억5000만원이 발생해 총 세금은 4억2000만원이 부과된다. 반면 채무를 자녀에게 이전하지 않고 15억을 그대로 증여한다면 3억8000만원의 증여세만 내면 된다. 오히려 세금을 4000만원 적게 내는 셈이다.

이와 같이 부담부증여를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절세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증여세법과 양도소득세율의 차이, 그리고 비사업용토지의 양도소득세 세율이 중과되기 때문이다.

부담부증여는 현재 자산 증여 과정에서 오로지 절세의 방법으로만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무조건 절세만 되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 일반 증여보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에 아무리 유리한 방법이라도 돌다리를 두드리며 걷는다는 생각으로 증여행위 전에 꼭 실제 절세효과가 발행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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