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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업 분야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프레너미’ 관계를 형성하는 기업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프레너미는 친구(friend)와 적(enemy)을 결합해 만든 합성어로 경쟁관계에 있으면서도 필요에 따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인 예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관계를 들 수 있다. 스마트폰 사업 부문만을 놓고 본다면 애플은 삼성전자가 꺽어야할 가장 큰 경쟁자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 입장에선 애플은 둘도 없는 대형 고객이다. 아이폰의 연간 판매량만 2억대에 달하는데 삼성전자는 아이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핵심부품을 애플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경쟁자임과 동시에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치열한 경쟁구도가 고착화된 통신사들도 힘을 합치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스카이데일리가 통신3사와 네이버가 손잡고 출범시킨 통합 앱마켓 ‘원스토어’와 이를 둘러싼 시장 상황 및 전망 등에 대해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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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와 애플의 ‘앱스토어’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스마트폰 ‘앱마켓’ 시장에서 이통3사와 네이버가 통합 앱마켓을 출범시켰다. 경쟁구도가 고착화됐던 이통사들이 손을 잡고 토종 앱마켓 활성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을 상대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K텔레콤, KT, 네이버, LG U+ 본사 ⓒ스카이데일리
그간 서로 경쟁하기 바빴던 국내 이동 통신사들이 이례적으로 힘을 합쳐 토종 앱마켓 활성화에 나섰다.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와 애플의 ‘앱스토어’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스마트폰 ‘앱마켓’ 시장에서 이통3사와 네이버가 손잡고 출범시킨 앱마켓이 토종 앱생태계를 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 출범…토종 앱생태계 조성 ‘기대감’ 증폭
국내 이통3사와 네이버는 지난 1일 각자 운영해왔던 앱마켓을 ‘원스토어’라는 이름으로 통합하고 안드로이드용 단말기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 기반 단말기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내 앱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구글의 앱마켓인 ‘플레이스토어’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경쟁구도가 고착화됐던 통신3사가 이례적으로 통합 앱마켓을 출범시킨 배경에는 토종 앱마켓 시장의 위기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구글과 애플이 8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각각 32.3%, 51.1%다. 토종 앱마켓의 점유율은 1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E=추정치 및 전망치)
향후 전망에서도 애플과 구글의 앱마켓 시장점유율은 소폭 상승하는 것과 달리 토종 앱마켓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시장규모가 확대된다고 해도 구글과 애플이 독점하다시피 하고있는 상황에서 토종 앱마켓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올해 7조2741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국내 앱마켓 시장에서 토종 앱마켓의 매출은 85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종 앱마켓 업체들의 위기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구글에 대항하기 위해 통합 출범한 원스토어는 네이버 페이 등 결제 수단을 다변화하고 할인, 적립 등 고객 혜택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구글과 차별화를 추구할 계획이다.
번호교체나 단말기 변경과 상관없이 네이버, 구글, 페이스북 아이디로 원스토어에 접속할 수 있어 고객 편의성이 증대됐다. 사용자 민원을 해결하는 창구도 통합해 이용자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앱마켓에서 이용에 불편함이 있을 때 이메일을 통한 해결방법이 유일했다면 원스토어는 앱마켓 중에서 유일하게 전화상담까지 지원한다. 또 동반 성장 관점에서 콘텐츠 개발자의 마케팅을 돕고, 중소 개발사 지원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국내 앱마켓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원스토어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원스토어가 운영을 맡고 나머지 3사가 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T스토어, 올레마켓, U+스토어 등 기존 통신사 앱마켓과 네이버 앱스토어 이용자 수를 흡수할 경우 출시초기부터 30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토종 앱생태계 구현 기대감 높지만…‘OS부재’·‘콘텐츠 부족’ 해결 과제
▲ 자료: Statcounter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이처럼 통합 토종 앱마켓 출범에따른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자체 운영체제(OS)를 가지고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달리 원스토어는 독자적인 OS가 부재해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앱마켓에서 가장 중요한 콘텐츠가 부족해지는 현상을 초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앱마켓에 등록된 앱수를 살펴보면 독자 OS를 보유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에 등록된 콘텐츠 수가 토종 앱마켓에 등록된 콘텐츠 수를 압도한다.
앱마켓 전문조사업체 앱애니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국내 앱마켓별 등록된 앱수는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의 개수는 151만3616개, 구글 플레이스토어 168만6817개, T스토어 13만4270, 올레마켓 5만8590개, U+스토어 3만1686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 앱애니 및 각 사 ⓒ스카이데일리
이처럼 구글과 애플 등 외국계 앱마켓이 이통사의 국내 앱마켓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앱마켓이 스마트폰 OS와 밀접한 연관을 띄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에 대해 국내 앱 개발사 관계자는 “앱마켓 시장의 규모가 클수록 콘텐츠를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의 크기가 달라진다”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콘텐츠를 내놓을 경우 구글이 진출한 190개국에 동시 출시할 수 있어 성공의 기회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체 OS가 없는 앱마켓의 경우 시장의 규모 자체가 국내에 국한돼 있어 개발자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올릴만한 유인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2020년 전 세계 앱마켓 규모 120조 ‘돌파’…원스토어 밑거름 ‘기대’
아직까지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아있지만 이번 토종 앱마켓 출시에 대해 업계에서는 긍정적 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향후 앱마켓 시장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지금이라도 외국계 앱마켓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앱마켓 전문조사업체인 앱애니는 지난 2015년 411억달러(약 49조원)이던 전 세계 모바일 앱마켓 규모가 올해 509억달러(약 60조6900억원)으로 성장하는데 이어 4년뒤인 2020년에는 무려 1010억달러(약 120조4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 자료: 앱애니 ⓒ스카이데일리
이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앱의 공급과 소비가 모두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경우 스마트폰 보급 초창기인 지난 2009년 1만6000개에 불과했던 앱 수가 2013년 100만개를 돌파한데 이어 올해초에는 200만개를 돌파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앱마켓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통신3사와 네이버가 손잡고 출범시킨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에 거는 기대감이 큰 모습이다.
앱 개발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과 구글 외에 전무한 앱마켓 시장에서 토종 앱마켓이 활성화되면 다양성과 경쟁력 확보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일”이라며 “통신3사와 네이버가 진통 끝에 통합 출범한만큼 이를 계기로 토종 앱마켓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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