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4º
미세먼지 좋음
수원 25.8º
미세먼지 보통
강릉 23.2º
미세먼지 보통
여수 28.5º
미세먼지 보통
)
서울 중구 명동2가 ‘명동거리’는 외국인 관광명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메르스 이후 줄었던 중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 말부터 회복세로 돌아섰다. 방한 중국 관광객은 1~7월까지 약 473만명에 달해 전년 동기간 대비 45.4% 증가했다. 7월 한 달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258.9% 증가한 약 92만명이 방문했다. 7월 기준 관광객 현황을 살펴보면 전년 동월 대비 홍콩(656%), 대만(724.6%), 싱가포르(157.1%), 말레이시아(175%) 등 중국계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급증했다. 지난해 메르스 영향에 대한 기저 효과가 나타난 것을 비롯해 경쟁 목적지인 동남아 시장의 비수기 진입, 여행 성수기인 방학시즌 등이 겹쳐 개별자유여행(FIT, Free Independent Tourism)과 가족단위 관광객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명동관광정보센터에 따르면 2014~2015년 기준 국적별 명동 방문객 현황은 중화권 41.63%, 동남아 23.95%를 각각 차지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여행 코스인 ‘명동거리’를 쇼핑, 볼거리, 먹거리로 나누어 금주의 이슈포커스로 르포 취재했다. 
|
▲ 명동 메인 거리에는 쇼핑 삼매경에 빠진 외국인들로 북적였다. 관광객은 중국인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줄어들었던 일본인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들은 주로 면세점에서 쇼핑을 한 뒤 명동에서는 중저가 화장품 로드숍 매장 등에서 제품을 구입했다.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명동 메인거리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매장은 화장품 로드숍이다. 로드샵들은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연예인을 자사 모델로 기용해 관광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배우 박신혜나 배우 김수현이 모델로 있는 매장에는 수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실물 크기의 브로마이드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매장 직원들은 매장 입구에서 중국어와 일본어로 호객행위를 했다. 화장품 로드숍 매장에는 중국말을 잘하는 한국인보다 재한 중국동포(조선족)와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더 많았다.
화장품 매장에서 근무중인 재한 중국동포 남해월(34·여)씨는 동대문에서 2년, 명동에서 1년 간 일했다. 그는 “관광객들은 명동 하면 꼭 들러야 하는 관광 코스로 여기고 있으며, 화장품 외에도 선물을 위해 캐릭터 상품을 구매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기 캐릭터 상품은 대량으로 구입해 중국에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상인들에 따르면 명동 관광객의 50%가 중국인이다. 일본인이 다음이고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느는 추세다. 외국 관광객에게 명동은 필수 경유지로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명동에서 길거리 음식이나 설렁탕 등 한식을 즐기고, 저렴한 화장품 등을 구입하는 관광 패턴을 보였다.
 |
| ▲큰 이미지 보기 = 이미지 클릭 [그래픽=고윤석] ⓒ스카이데일리 |
명동에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이들을 상태로 하는 숙소가 늘면서 건물 지하 1층에는 슈퍼마켓이 자리를 잡고 있다. 빅마켓 명동 2호점 관계자는 “4~5년 전부터 외국인을 타깃으로 한 슈퍼마켓이 생겨났다”며 “쇼핑을 마치고 숙소에서 간단하게 먹을 것을 사간다”고 말했다.
명동 관광객 따라잡기, 한류스타 모델 실물 브로마이드가 최고 ‘인기 상품’
스카이데일리는 관광객 무리를 수차례 쫓으며 이들의 쇼핑 경로를 들여다봤다. 캐리어를 끌고 메인거리에 막 도착한 일본인 여성 관광객 3명의 뒤를 따라갔다.
이들은 배우 이민호가 모델로 있는 ‘이니스프리’ 매장에 들어가 ‘수퍼 화산송이 클레이 무스 마스크’(1만9000원)를 구매했다. 맞은편에 있는 에뛰드하우스 매장으로 자리를 옮겨 20분 가량 색조화장품을 둘러본 뒤 립스틱인 ‘디어마이블루밍 립스톡 쉬폰’(9500원)을 샀다.
그들은 길거리에서 1만원대 보세 가방을 살펴보며 점원과 흥정을 했지만 구입을 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화장품 로드숍인 뷰티플렉스 매장 앞 진열대에 놓인 1+1 마스크팩을 바구니에 담은 뒤 매장 안에 들어갔다. 10분 가량 매장을 구경한 후 매장을 나왔다. 약 한 시간 반 가량을 쇼핑에 매진한 이들은 한식뷔페 ‘자연별곡’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명동거리에서 외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한류스타였다. 명동거리 곳곳에서는 한류 스타들의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사진은 캐주얼 신사복 브랜드 지오지아 매장에 있는 배우 김수현을 찍는 외국인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오후 2시 무렵 2명의 여성 유커 관광객이 명동에 도착했다. 이들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 프렌즈 스토어를 찾았다. 일행 중 한 명이 ‘브라운’ 캐릭터 인형(3만3000원)을 구매했다. 이들은 캐릭터 모형과 기념사진을 찍고 매장을 나왔다.
여성 관광객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화장품 매장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이들은 배우 이연희가 모델로 활동하는 IOPE 매장에 들어갔다. 일행 중 시에슈어민(30·여) 씨는 직원으로부터 중국어로 ‘틴티드 리퀴드 루즈’(2만5000원)와 ‘에어쿠션 블러셔’(2만2000원)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직접 피부에 테스트 했고, 결국 루즈를 구입했다.
IOPE 매장 관계자는 “신세계와 롯데 면세점으로 인해 명동거리 화장품 구매 고객들, 특히 단체관광객이 많이 빠져나간 것은 사실이다”며 “명동거리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필요한 것만 골라 구매할 뿐 예전처럼 대량으로 구매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유커들은 이랜드 브랜드인 ‘티니위니’ 매장에서 옷을 구경했다. 이들은 중국어를 능통하게 하는 직원에게 사이즈를 물었다. 티니위니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브랜드 매장 중 하나다. 메인거리에만 명동점, 1호점 등 2개가 있다.
티니위니 매장에서 만난 중국인 유학생 손모씨(21·여)는 “중국에서 티니위니가 인기가 많다보니 관광객들이 매장을 많이 찾고 있다”며 “가격은 중국보다 20%가 더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구들이 명동을 오면 화장품 쇼핑 외에는 별로 살 것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티니위니 매장을 나온 유커 관광객들은 송중기 모형이 세워져 있는 ‘하모니마트’로 들어갔다. 일반적인 마트와 달리 명동의 하모니마트에서는 관광객을 겨냥한 마스크팩 등을 파는 화장품 매대가 있었다. 마트에서 과자와 음료수를 구입한 이들은 인근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 명동 인근에 위치한 롯데백화점과 신세계 백화점은 명동거리의 외국인 유입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관광객들은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세트로 대량 구매했고, 명동거리에서는 팩, 색조화장품 등의 개별제품을 구매했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에뛰드 하우스, 뷰티플렉스, 신세계 면세점 매장 전경 ⓒ스카이데일리
마지막으로 부부와 자녀 등 5명으로 구성된 가족 단위 관광객의 뒤를 쫓아보았다. 이들은 MLB 매장에 들어와 자녀들의 모자를 구입한 뒤 거리를 나섰다. 이후 장미꽃 젤라또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Milky Bee’에서 38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5개 주문한 뒤 대기번호를 받았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온 이들은 MCM 매장을 들었다. 부부는 지갑, 가방 등을 구경했고, 가족 중 한명은 MCM 멤버십카드를 만들기도 했다.
MCM 마케팅팀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화려한 비즈가 달린 가방, 로고가 강조된 백팩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한류스타를 통해 제품이 자주 노출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연예인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포지셔닝에 성공했다”며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본인을 홍콩에서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 주용 씨 가족은 MCM 쇼핑을 마친 후 ‘고궁’이라는 한정식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면세점에 밀린 화장품 로드숍…유커 “저가화장품 이미지 안 좋고 짝퉁같다”
관광객들 사이에서 화장품 로드숍의 인기는 예전만큼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대표 화장품 유통채널인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은 화장품 부문 매출액에서 면세점이 백화점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매출에서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6%로 전년대비 7.4% 올랐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면세점 매출 비중이 15.3% 기록해 전년보다 약 10% 상승했다.
▲ 명동거리에서 만난 쇼핑객들은 숙박시설에서 먹을 식량을 구입하기 위해 슈퍼마켓을 찾았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명동거리에는 슈퍼마켓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의류 브랜드 매장인 티니위니, MLB 매장, 명동슈퍼마켓, 하모니마트 ⓒ스카이데일리
면세점으로 손님을 빼앗긴 것은 백화점 뿐만 아니라 로드숍도 마찬가지였다. 관광객에게 인기가 없는 로드숍은 관광객이 많은 저녁 시간대에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명동 유입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은 롯데 면세점을 비롯해 최근 개점 100일을 맞이한 신세계 면세점에 관심이 쏠렸다. 신세계 면세점 직원은 “관광객의 80%가 중국인 관광객이다”며 “설화수, 후, 에스티로더 등의 브랜드가 인기가 제일 많고, 보통 세트로 구매한다”고 전했다.
신세계 면세점 홍보팀 관계자는 “지난 8월 23일 면세점 개점 후 일일 최고치 매출 26억원을 찍었고, 9월 기준 일평균 매출 1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며 “면세점 전체 고객 중 70%가 중국인 관광객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가 화장품 브랜드에 관심이 높은 것은 광고모델인 한류스타들의 영향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인 김화(30·여) 씨는 “중국인들이 과거에는 상품 디자인 등이 예뻐 저가 화장품을 대량으로 구매했지만, 화장품을 구매한 이들이 블로그 등에 ‘짝퉁 같다’, ‘가짜 제품이다’라고 평가를 해 저가 화장품에 대한 이미지가 과거보다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잇츠스킨 매장관계자는 “관광객들이 명동에 오기 전 인근 롯데와 신세계 면세점에 들러 화장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명동에서는 팩 정도를 구매하는데 그쳐 구매력이 약하다”며 이어 “면세점은 여행 코스중 하나로 단체로 방문하는 반면 명동거리는 개인이나 소수로 찾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명동거리 초입에서 만난 일본인 세이키 레나(45·여) 씨는 “명동에 오면 여성들은 화장품쇼핑이 전부고, 남자들은 따로 할 것이 없어 서울역 인근 카지노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