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2.6º
미세먼지 좋음
강릉 15.2º
미세먼지 보통
)
도시의 삶은 으레 바쁘기 마련이다. 조금이라도 지체했다가는 신호등의 불빛은 붉은 빛으로 바뀌기 일쑤며 다음 지하철이 곧 올 것을 알면서도 마치 육상선수마냥 출입문을 향해 전력질주하게 되곤 한다. 바쁜 현대인들 중 상당수는 도회지를 벗어나 교외에서의 여유롭고 목가적인 전원생활을 꿈꾸기도 한다. 이 같은 도시민들의 유입을 촉진해 농어촌지역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정부와 일부 지자체들은 지난 2006년부터 전원마을을 설치하고 있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 건설되고 있는 전원만을은 총 149곳에 달한다. 이 중 농어촌공사가 참여하는 지구는 총 43곳이다. 43곳 중 6곳의 경우 농어촌공사가 자체사업으로 분류해 조성부터 분양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다. 나머지 37곳의 경우 설계·감리 등 일부 절차에만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일부 전원마을을 찾아 거주민들을 만족도 등을 점검하고 이를 현장진단했다. 
|
▲ 농어촌공사는 지금까지 총 6곳의 전원마을을 조성했다. 농어촌공사가 전원마을 예정지의 토지를 모두 매입해 도로를 닦고 전기, 수도 등의 기반시설을 조성한 후 분양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사진은 제천시 송학산 중턱에 마련된 원마루 전원마을 전경 ⓒ스카이데일리
충북 제천시 송학면에 위치한 ‘원마루 전원마을’은 해발 618m 송학산 중턱에 위치했다. 현재 51가구의 전원주택들이 들어서 있는 곳이며 농어촌공사가 직접 추진한 6개 단지 중 하나다.
지난 2011년 이곳에 7번째 주민으로 입주했다는 거주민 김 모씨는 “처음 들어올 때부터 농어촌공사에서 토지를 마련하면서 전기·인터넷·수도 등 기반시설을 마련해 줘 집을 직접 짓는데 무리가 없었다”고 전했다.
당초 김 씨가 집을 지으려던 곳은 이곳에서 2km 정도 떨어진 다른 마을이었다. 하지만 일반 대지에 집을 지을 경우 각종 기반시설을 마련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게 됐고 결국 이곳 마을에 터를 잡게 됐다고 했다.
김 씨는 “막상 이곳 마을에 살아보니 마을 자체가 산 중턱의 남향을 향해 있어서 볕이 잘 드는 등 앞서 집을 지으려던 곳보다 좋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면서 “제천 시내에서 차로 10분 거리이며 시외버스터미널까지도 15분이면 간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마을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시내버스정류장에는 터미널·시내 등으로 향하는 버스가 20~30분마다 정차한다”고 덧붙이며 큰 불편을 겪을 정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에 위치한 달두루(달빛이 두루 두루 비춘다는 뜻) 전원마을 역시 농어촌공사가 자체적으로 조성한 곳이다. 이곳은 온천·호텔 등이 몰려있는 수안보 시가지에서 차로 10분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수안보면에 거주한다는 한 원주민은 “이 마을은 농어촌 공사 측에서 기존에 이 동네에 거주하던 주민들로부터 토지를 매입해 주민들을 모두 철수시킨 뒤에 그 자리에 건설한 마을이다”며 “전원마을 부지로 선정되기 이전에는 이 마을로 들어가는 길도 좁고 수도, 전기 등의 시설이 제대로 깔려 있지 않았었다”고 회상했다.
현재 달두루 전원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지금이 만족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수안보면에서 들어오는 길도 넓게 뚫려있고 공원 등 시설들도 갖춰져 있어서 살기 좋다”며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 주민이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두 마을 모두 마련된 부지 전체의 80% 이상 조성이 완료된 상태였다. 일부 터만 남은 곳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집이 지어지고 있는 곳이 빈 부지보다 많았다.
▲ 농어촌공사가 전원마을 조성에 지금까지 투입한 금액은 총 277억원이다. 이중 회수된 금액은 186억원으로 아직 91억원이 회수되지 않았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올해중으로 55억원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충주시 수안보면 달두루 전원마을의 전원주택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농어촌공사 277억 투자 186억 회수…“내년까지 모두 회수 가능하고 사업 종료 예정”
농어촌공사는 지난 2006년부터 전원마을 건설 사업을 시작했다. 농어촌공사가 자체사업으로 조성부터 분양까지 직접 모든 것을 책임지는 전원마을은 총 6곳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개호(더민주) 의원이 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농어촌공사 사업예산 투입 및 회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농어촌공사가 전원마을 조성에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은 총 277억원이다.
이중 지난 작년까지 회수된 금액은 186억원으로 전체의 67.2%가 회수됐다. 이개호 의원은 “전원마을 조성사업의 경우 사실상 사업종료단계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액 277억원 가운데 33%인 91억원을 아직 회수하지 못하고 있어 손해보는 사업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이 의원의 주장에 반박하며 “새만금산업단지, 신재생에너지 등 농어촌공사가 투자한 수익사업 전체의 투자 회수율인 34.4%에 비해서는 두 배 가까이 높은 회수율이다”며 “농어촌 공사가 벌이고 있는 사업 중에서 회수율이 가장 높은 사업으로 올해 중으로 55억원을 추가로 회수할 예정이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회수가 안 된 가장 큰 원인으로는 거주자들에게 분양한 토지의 중도금과 잔금이 아직 회수가 되지 않은 탓이 가장 크다”며 “회수는 늦어도 내년 중으로 모두 될 예정이며, 소유주들에게 좋은 땅을 싸게 분양해 이익을 보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손해 보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원마루·달두루마을 분양가 적정 책정…건축비 평당 400만 비싼 것 아냐”
기자가 취재한 제천 원마루 전원마을의 경우 지난 2010년 3.3㎡당 24만원의 가격으로 토지가 분양됐다. 최소 547㎡547㎡(약 165평)에서 최대 898㎡(약 271평)에 이르는 규모의 필지들이었다. 건축비는 3.3㎡ 당 400만원이었다.
이곳 거주민 김 씨는 “몇몇 단독주택은 농어촌공사의 위탁을 받은 ‘한국농촌개발’이라는 회사에서 직접 건물까지 시공해서 분양했지만 몇몇 필지는 토지만 분양받고 건물은 개인이 시공했다”며 “토지만 분양 받은 사람들은 3.3㎡당 24만원에 토지를 구입했고 3.3㎡당 400만원인 건축비까지 낸 사람들은 건물 까지 분양 받았다”고 전했다.
기자의 취재에 동행한 실내인테리어 및 단독주택 시공전문회사 제니퍼 측 관계자는 “단독주택을 건설 할 때 건축비가 3.3㎡당 400만원이면 비싼 편이라고는 할 수 없다”며 “특히 이곳에 공급된 전원주택들의 경우 목조건물로 보이는데 목재가 귀한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단독주택은 고급주택으로 분류된다”고 평가했다.
▲ 전원주택 마을들을 찾았을 때 각각의 마을에는 아직 건물이 올라가지 않은 빈 땅과 한창 건축 중인 전원주택 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사진은 수안보면 달두루 전원마을에서 건설 중인 전원주택(위)과 제천시 원마루 전원마을에서 건설 중인 전원주택 ⓒ스카이데일리
충주 달두루 전원마을의 경우 지난 2009년 첫 분양이 시작됐다. 이곳은 원마루 전원마을과 달리 토지분양만 실시했다. 당시에는 최소 358㎡(약 108평)에서 최대 898㎡(약 271평)에 이르는 토지를 3.3㎡당 최저 37만250원에서 최고 50만7440원으로 차등해서 선보였다. 그러다 지난 2014년 분양가를 인하했다. 평균 26% 수준이었다. 3.3㎡당 최저 27만4910원에서 최고 37만6787원에 내놓았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농어촌 공사 측에서 처음에는 다소 비싼 가격에 내놓았다가 분양이 되지 않아서 가격을 낮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현재는 수안보 달두루 전원마을의 분양이 대부분 마무리 된 것으로 보아 낮춘 가격이 적정 금액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달두루 전원마을과 원마루 전원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하나같이 “농어촌공사에서 책정한 토지 등에 대한 분양가는 싸지도 않고 비싸지도 않은 적정한 선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각 전원마을의 인근에 거주하는 원주민들 역시 “전원마을 부지의 경우 아무 것도 없는 주변 땅에 비해서 도로도 새로 잘 닦여있고 수도·전기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며 “(농어촌공사에서)그만한 투자를 한 땅이니 만큼 그만한 가치가 있는 땅이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농어촌공사는 더 이상 전원주택 조성사업을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이미 각 지자체에서 전원주택마을 조성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어 중복사업을 막기 위해 우리 농어촌공사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전원주택 조성사업은 종료됐다”고 전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