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척과 거래 시 ‘시가’만 알면 돈 아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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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세무사의 ‘세무테크’…‘특수 관계인’과의 매매 거래

특수 관계인과 거래할 때 ‘거래 대금’에 따라 세금 차이 발생…시가 파악 잘해야

이재명 필진페이지 + 입력 2017-05-28 20:05:29

세법에서는 가까운 친인척을 ‘특수 관계인’이라고 한다. 특수 관계인의 범위는 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등이다.

특수 관계인 간의 매매 거래 시 세금은 실제로 오간 거래 금액에 대해서만 계산하면 된다. 양도자는 부동산의 양도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고 양수자는 부동산 취득가액에 대해 취득세를 내면 된다.

따라서 특수 관계인과 거래할 때 주의할 부분은 거래 대금을 얼마로 했느냐는 점이다. 얼마에 팔고 샀느냐에 따라 양도자의 양도 차익이 달라지고, 양수자의 취득가액이 달라져 세금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거래 금액은 당사자가 자유롭게 결정하면 되지만, 특수 관계인 간의 거래 시에는 세금을 부당하게 줄이는 것(부당행위 계산부인)을 막기 위해 ‘시가’ 범위에서 거래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알쏭달쏭한 ‘시가’

‘시가’는 세법에서 부당한 거래인지 여부를 따지기 위해 기준으로 삼는 가격으로 불특정 다수인 간에 거래할 때 통상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금액이다. 하지만 시가는 거래 시점마다 변동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가격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아파트처럼 인근에 면적, 용도, 기준 시가 등이 비슷한 부동산이 다수 있을 때는 최근 이뤄진 매매 사례 가액도 ‘시가’에 포함된다. 하지만 감정가액 등 시가로 보는 다른 가액이 없을 때는 기준 시가를 적용하기도 한다.

특수 관계인 간의 매매 시 기준 시가는 매매일 전후 3개월 이내 기간에 발생한 금액으로 한다. 따라서 특수 관계인 간에 거래할 때는 적어도 이 대상 기간 내에 시가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특수 관계인 간에 거래할 때는 시가보다 일정 범위(시가의 30%나 3억원 중 적은 금액) 이상 낮거나 높은 가격에 대해서는 추가로 증여세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면, 특수 관계가 없는 거래 당사자는 거래 관행상 정당한 사유 없이 시가보다 30% 이상 높거나 낮은 가격으로 양수·양도한 경우에 한해서만 증여세가 적용된다.

싸게 팔아도, 비싸게 팔아도 증여

특수 관계인 간 거래에서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양도 시 매매 대가와 시가와의 차액이 시가의 5%나 3억원 이상일 때, 양도자는 거래 금액이 아닌 시가로 양도했을 때 해당되는 양도소득세만 내면 된다. 시가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팔았기 때문에 증여세는 내지 않는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재산을 양도받은 사람은 증여세를 내야 한다. 차액만큼의 이익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 씨는 시가 10억원의 부동산을 5억원에 거래했다. 양도자는 시가의 5% 이상 싸게 팔았기 때문에 거래 금액인 5억원 대신 시가인 10억원으로 팔았을 때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반면, 양수자는 시가보다 5억원이나 저렴하게 매입했으므로 시가의 30%나 3억원 중에 더 적은 금액을 기준으로 잡고 증여세를 내야 한다.

따라서 양수자는 2억원(시가와의 차이 5억원-증여 판정금액 3억원=증여 인정 금액 2억원)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낸다. 대신 양수자가 취득한 부동산을 추후 양도할 때는 7억원(5억원+2억원)에 부동산을 구입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기준 금액 이상 싸게 파는 경우뿐 아니라 비싸게 파는 경우도 증여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비싸게 파는 사람이 증여받은 것으로 보며, 기준 금액은 매매 대가와 시가와의 차액이 시가의 30%나 3억원 이상인 경우다.

부모와 자녀 간에도 매매가 가능할까

세법에서는 배우자나 자녀에게 양도할 때 증여로 추정한다. 양도는 거래 대금이 실제로 오가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배우자나 자녀와의 거래에서는 실제 대금이 오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재산을 이전하는 사람이 양도소득세를 내고 이전받은 사람이 증여세를 내야 한다.

증여세는 증여받은 재산 가액 전체에 대해 과세하므로 증여세 부담이 양도소득세보다 클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거래가 명확하다면 관련 자료로 입증해 양도로 인정받을 수 있다. 거래 대금이 배우자나 자녀의 소득에서 나온 명확한 자금인 것과 시가 범위의 거래대가를 실제로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매매계약서나 금융 증빙에 의해 객관적으로 확인돼야 한다.

따라서 부모와 자녀의 거래라고 하더라도 무조건 증여로 추정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나 친척처럼 가까운 사이의 거래라도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과 할 때처럼 똑같이 거래했을 때는 문제되지 않는다. 가까운 사이와 거래할 때는 멀리 돌아감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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