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지니·누구미니…AI훈풍 춤추는 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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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맨 설립 ‘가온미디어’ KT 셋톱박스 독점공급…SKT 인수 ‘아이리버’ 누구미니 제조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8-09 11:43:22

이동통신사들의 인공지능(AI) 셋톱박스 경쟁이 치열해지자 제조사들을 향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셋톱박스가 잘 팔릴수록 간접적 수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SK텔레콤은 국내최초 이동형 인공지능 기기 ‘누구(NUGU) 미니’를 공개했다. 내장 배터리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누구 미니는 지난해 출시된 기존 ‘누구’와 달리 외부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선 기반 인공지능 기기가 갖고 있던 장소 제한성을 극복했다.

업계는 지난해 9월 출시된 누구가 누적판매 15만대를 기록한 만큼 ‘누구 미니’가 이러한 인기를 이어간다면 아이리버 역시 매출이 상승될 것으로 보고 있다. 누구 미니 크기는 누구 절반 이하지만 기능은 그대로 녹여냈다는 것이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누구 미니의 제조는 SK텔레콤이 지난 2014년 300억원에 인수된 계열사이자 SK텔레콤과 누구를 공동으로 설계한 아이리버가 맡게 됐다. 아이리버는 MP3플레이어 하나로 벤처 성공신화로 불렸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 휴대용 음악 재생기기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14년 아이리버를 인수했다. SK텔레콤이 기기영역 사업을 강화해 나가던 차 스마트 헤드셋 이어폰, 태블릿 PC 등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아이리버가 매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아이리버 인수 후 일명 앱세서리(애플리케이션+액세서리) 사업을 교두보로 삼아 사물인터넷(IoT) 시장 확대를 본격화 했다.

그러나 아이리버는 대기업에 인수 된 이후에도 적자를 면치 못하며 이렇다 할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리버는 매출 523억원, 영업손실 94억원 당기순손실 1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지난달 아이리버가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 SM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를 흡수합병키로 한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아이리버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로 인해 아이리버는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와의 시너지 효과와 더불어 인공지능 셋톱박스 판매 효과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 누구의 맞수는 KT의 인공지능 셋톱박스 ‘기가 지니’다. 기가 지니의 제조는 가온미디어가 맡고 있다. 이곳은 삼성전자 종합연구소 연구원 출신 임화섭 사장이 창업한 업체다.

가온미디어는 기가 지니 판매 호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가온미디어는 KT에 기가지니 제품을 독점 공급 중이기 때문이다. 가온미디어는 올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1229억원보다 16.2% 늘어난 1428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85억원을 보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 68억원보다 25.5% 증가했다.

회사 측은 이러한 실적상승 배경에 대해 고부가가치 제품군인 기가지니 매출이 본격화 되면서 1분기 주춤했던 매출과 이익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온미디어는 가정용 AI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경기도 분당 본사 내 AI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홈 인공지능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가온미디어에 따르면 현재 실적에서 기가지니 등 인공지능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다. 향후 1~2년 내 인공지능 제품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